‘페체르 사단’을 주목하라!
입력 2008.05.04 (10:48)
수정 2008.05.0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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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음 주 수요일, 7일에 러시아에서 사상 초유의 양두정치 체제가 시작됩니다. 지난 3월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메드베데프가 공식 취임하고 푸틴 현 대통령은 총리직을 맡게 되는데요.
과연 이 양두 체제가 순항할지, 또 이 둘을 포함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이른바 '페체르 사단'이 향후 러시아 정치와 경제를 어떻게 거머쥘 지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태욱 순회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푸틴 현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이 모두 이 도시 출신입니다.
대통령 이•취임일을 나흘 앞둔 푸틴 대통령의 고향 마을에선 두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니콜라이 이바노비치(주민):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항상 우리와 함께 하기를 기대합니다. 차기 대통령도 푸틴과 같은 대통령이 되길 바랍니다."
두 달 전 치러진 러시아 대선, 이변도 논란도 없었습니다. 예상대로 푸틴 대통령이 후계자로 지명한 메드베데프는 무려 70%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인터뷰> 푸틴9현 러시아 대통령): "이번 대통령 선거는 철저히 헌법에 따라 실시됐습니다. 승리를 거둔 메드베데프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성공을 기원합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 1990년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외교위원장이던 푸틴 아래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지금껏 푸틴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켜온 충복입니다. 그런 만큼 스스로도 푸틴의 정치적 계승자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메드베데프(차기 러시아 대통령): "우리는 푸틴 정부가 그랬듯, 나라를 안정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고 더 앞으로 나아갈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이 같은 메드베데프의 등장보다 더 주목을 끄는 점은 바로 '푸틴 총리 시대'의 개막입니다. 헌법상 최고권력자인 대통령과 사실상의 최고 권력자인 총리가 함께 통치하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양두체제'가 열리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메드베데프는 푸틴의 꼭두각시 역할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이 독자적인 행보에 나설 경우, 이런 기형적인 양두체제는 오히려 극심한 권력투쟁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권력 교체기의 혼란 속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들이 새로운 실세 그룹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푸틴과 메드베데프의 모교인 상트페트르부르크 국립대학 법대. 동향인 이들 두 지도자는 13년 간격으로 이 곳을 졸업한 선후배 사이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상트페테르 법대 학생: “현 대통령, 차기 대통령과 같은 학부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이 때문에 지연과 학연으로 이어진 인맥들이 크렘린의 핵심요직을 장악할 가능성도 예견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관료들, 이른바 페체르 사단이 그들입니다. 옐친 전 대통령이 기업가 세력인 올리가르흐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한 반면 푸틴 시대에는 KGB 출신인 이른바 실로비키가 득세했습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의 집권으로 이제 페체르 출신들이 실로비키에 버금가는 실세그룹으로 부상할 것이라 게 러시아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드미트리 코자크 지역개발 담당 장관, 엘비라 나비울리나 경제개발통상 장관,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윱니다.
<인터뷰> 알렉산드로 슈리쉐바9러시아 민주당 언론담당): "최근 몇년간 이 지역 출신들이 모스크바로 많이 진출했는데, 대부분 자신의 측근들을 함께 데려갔습니다."
이처럼 페테르 출신들이 갈수록 세력을 확장해 가면서 이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에서 가장 빨리 발전하는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강을 따라 줄지어선 네바 강변,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이 곳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이 320미터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짓고 있는 자리입니다.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는 반발도 있지만, 이 건설 계획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개발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반(주민): "전엔 아무 것도 없었는데 모든 게 훨씬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시작된 변화입니다."
겨울스포츠를 즐기기에 제격인 꽁꽁 얼어붙은 이 광대한 저수지도 이제 곧 사라질 운명입니다. 인공신도시 개발을 위한 매립공사가 벌써 한창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 곳을 항만 특구로 개발해 유럽을 향해 뻗어나가는 러시아의 관문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과 외국 투자자본들도 앞 다퉈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도요타와 포드, 닛산에 이어 볼보와 푸조도 이 곳에 공장 건설을 선언했고, 현대차도 연간 1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다음달 착공할 계획입니다. 페체르 사단의 득세가 곧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조경래(현대차 모스크바 법인장):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그 곳 출신이라는 점을 기업들이 염두에 두고 있다. 지원이 늘고 있고, 투자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이제 나흘 앞으로 다가온 '메드베데프 대통령, 푸틴 총리 시대', 이 기묘한 양두체제는 현대판 차르로 평가받고 있는 푸틴의 장기집권과 페체르 사단의 급부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최고 권력은 결코 나눌 수 없는 법... 메드베데프가 짜여진 각본대로 무기력한 권력자로만 남을지, 그럴 경우 신권력을 떠받치는 페체르 사단은 어떤 태도를 취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21세기, 구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러시아의 새로운 정치 판도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 7일에 러시아에서 사상 초유의 양두정치 체제가 시작됩니다. 지난 3월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메드베데프가 공식 취임하고 푸틴 현 대통령은 총리직을 맡게 되는데요.
과연 이 양두 체제가 순항할지, 또 이 둘을 포함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이른바 '페체르 사단'이 향후 러시아 정치와 경제를 어떻게 거머쥘 지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태욱 순회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푸틴 현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이 모두 이 도시 출신입니다.
대통령 이•취임일을 나흘 앞둔 푸틴 대통령의 고향 마을에선 두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니콜라이 이바노비치(주민):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항상 우리와 함께 하기를 기대합니다. 차기 대통령도 푸틴과 같은 대통령이 되길 바랍니다."
두 달 전 치러진 러시아 대선, 이변도 논란도 없었습니다. 예상대로 푸틴 대통령이 후계자로 지명한 메드베데프는 무려 70%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인터뷰> 푸틴9현 러시아 대통령): "이번 대통령 선거는 철저히 헌법에 따라 실시됐습니다. 승리를 거둔 메드베데프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성공을 기원합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 1990년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외교위원장이던 푸틴 아래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지금껏 푸틴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켜온 충복입니다. 그런 만큼 스스로도 푸틴의 정치적 계승자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메드베데프(차기 러시아 대통령): "우리는 푸틴 정부가 그랬듯, 나라를 안정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고 더 앞으로 나아갈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이 같은 메드베데프의 등장보다 더 주목을 끄는 점은 바로 '푸틴 총리 시대'의 개막입니다. 헌법상 최고권력자인 대통령과 사실상의 최고 권력자인 총리가 함께 통치하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양두체제'가 열리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메드베데프는 푸틴의 꼭두각시 역할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이 독자적인 행보에 나설 경우, 이런 기형적인 양두체제는 오히려 극심한 권력투쟁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권력 교체기의 혼란 속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들이 새로운 실세 그룹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푸틴과 메드베데프의 모교인 상트페트르부르크 국립대학 법대. 동향인 이들 두 지도자는 13년 간격으로 이 곳을 졸업한 선후배 사이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상트페테르 법대 학생: “현 대통령, 차기 대통령과 같은 학부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이 때문에 지연과 학연으로 이어진 인맥들이 크렘린의 핵심요직을 장악할 가능성도 예견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관료들, 이른바 페체르 사단이 그들입니다. 옐친 전 대통령이 기업가 세력인 올리가르흐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한 반면 푸틴 시대에는 KGB 출신인 이른바 실로비키가 득세했습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의 집권으로 이제 페체르 출신들이 실로비키에 버금가는 실세그룹으로 부상할 것이라 게 러시아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드미트리 코자크 지역개발 담당 장관, 엘비라 나비울리나 경제개발통상 장관,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윱니다.
<인터뷰> 알렉산드로 슈리쉐바9러시아 민주당 언론담당): "최근 몇년간 이 지역 출신들이 모스크바로 많이 진출했는데, 대부분 자신의 측근들을 함께 데려갔습니다."
이처럼 페테르 출신들이 갈수록 세력을 확장해 가면서 이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에서 가장 빨리 발전하는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강을 따라 줄지어선 네바 강변,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이 곳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이 320미터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짓고 있는 자리입니다.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는 반발도 있지만, 이 건설 계획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개발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반(주민): "전엔 아무 것도 없었는데 모든 게 훨씬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시작된 변화입니다."
겨울스포츠를 즐기기에 제격인 꽁꽁 얼어붙은 이 광대한 저수지도 이제 곧 사라질 운명입니다. 인공신도시 개발을 위한 매립공사가 벌써 한창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 곳을 항만 특구로 개발해 유럽을 향해 뻗어나가는 러시아의 관문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과 외국 투자자본들도 앞 다퉈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도요타와 포드, 닛산에 이어 볼보와 푸조도 이 곳에 공장 건설을 선언했고, 현대차도 연간 1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다음달 착공할 계획입니다. 페체르 사단의 득세가 곧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조경래(현대차 모스크바 법인장):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그 곳 출신이라는 점을 기업들이 염두에 두고 있다. 지원이 늘고 있고, 투자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이제 나흘 앞으로 다가온 '메드베데프 대통령, 푸틴 총리 시대', 이 기묘한 양두체제는 현대판 차르로 평가받고 있는 푸틴의 장기집권과 페체르 사단의 급부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최고 권력은 결코 나눌 수 없는 법... 메드베데프가 짜여진 각본대로 무기력한 권력자로만 남을지, 그럴 경우 신권력을 떠받치는 페체르 사단은 어떤 태도를 취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21세기, 구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러시아의 새로운 정치 판도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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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8-05-04 10:11:11
- 수정2008-05-06 17:54:01

<앵커 멘트>
다음 주 수요일, 7일에 러시아에서 사상 초유의 양두정치 체제가 시작됩니다. 지난 3월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메드베데프가 공식 취임하고 푸틴 현 대통령은 총리직을 맡게 되는데요.
과연 이 양두 체제가 순항할지, 또 이 둘을 포함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이른바 '페체르 사단'이 향후 러시아 정치와 경제를 어떻게 거머쥘 지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태욱 순회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푸틴 현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이 모두 이 도시 출신입니다.
대통령 이•취임일을 나흘 앞둔 푸틴 대통령의 고향 마을에선 두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니콜라이 이바노비치(주민):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항상 우리와 함께 하기를 기대합니다. 차기 대통령도 푸틴과 같은 대통령이 되길 바랍니다."
두 달 전 치러진 러시아 대선, 이변도 논란도 없었습니다. 예상대로 푸틴 대통령이 후계자로 지명한 메드베데프는 무려 70%가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인터뷰> 푸틴9현 러시아 대통령): "이번 대통령 선거는 철저히 헌법에 따라 실시됐습니다. 승리를 거둔 메드베데프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성공을 기원합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 1990년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외교위원장이던 푸틴 아래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지금껏 푸틴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켜온 충복입니다. 그런 만큼 스스로도 푸틴의 정치적 계승자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메드베데프(차기 러시아 대통령): "우리는 푸틴 정부가 그랬듯, 나라를 안정화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고 더 앞으로 나아갈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이 같은 메드베데프의 등장보다 더 주목을 끄는 점은 바로 '푸틴 총리 시대'의 개막입니다. 헌법상 최고권력자인 대통령과 사실상의 최고 권력자인 총리가 함께 통치하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양두체제'가 열리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메드베데프는 푸틴의 꼭두각시 역할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 차기 대통령이 독자적인 행보에 나설 경우, 이런 기형적인 양두체제는 오히려 극심한 권력투쟁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권력 교체기의 혼란 속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들이 새로운 실세 그룹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푸틴과 메드베데프의 모교인 상트페트르부르크 국립대학 법대. 동향인 이들 두 지도자는 13년 간격으로 이 곳을 졸업한 선후배 사이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상트페테르 법대 학생: “현 대통령, 차기 대통령과 같은 학부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이 때문에 지연과 학연으로 이어진 인맥들이 크렘린의 핵심요직을 장악할 가능성도 예견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관료들, 이른바 페체르 사단이 그들입니다. 옐친 전 대통령이 기업가 세력인 올리가르흐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한 반면 푸틴 시대에는 KGB 출신인 이른바 실로비키가 득세했습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의 집권으로 이제 페체르 출신들이 실로비키에 버금가는 실세그룹으로 부상할 것이라 게 러시아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드미트리 코자크 지역개발 담당 장관, 엘비라 나비울리나 경제개발통상 장관,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윱니다.
<인터뷰> 알렉산드로 슈리쉐바9러시아 민주당 언론담당): "최근 몇년간 이 지역 출신들이 모스크바로 많이 진출했는데, 대부분 자신의 측근들을 함께 데려갔습니다."
이처럼 페테르 출신들이 갈수록 세력을 확장해 가면서 이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에서 가장 빨리 발전하는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강을 따라 줄지어선 네바 강변, 터파기 공사가 한창인 이 곳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이 320미터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짓고 있는 자리입니다.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는 반발도 있지만, 이 건설 계획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개발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반(주민): "전엔 아무 것도 없었는데 모든 게 훨씬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시작된 변화입니다."
겨울스포츠를 즐기기에 제격인 꽁꽁 얼어붙은 이 광대한 저수지도 이제 곧 사라질 운명입니다. 인공신도시 개발을 위한 매립공사가 벌써 한창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 곳을 항만 특구로 개발해 유럽을 향해 뻗어나가는 러시아의 관문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과 외국 투자자본들도 앞 다퉈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도요타와 포드, 닛산에 이어 볼보와 푸조도 이 곳에 공장 건설을 선언했고, 현대차도 연간 1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다음달 착공할 계획입니다. 페체르 사단의 득세가 곧바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조경래(현대차 모스크바 법인장):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그 곳 출신이라는 점을 기업들이 염두에 두고 있다. 지원이 늘고 있고, 투자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이제 나흘 앞으로 다가온 '메드베데프 대통령, 푸틴 총리 시대', 이 기묘한 양두체제는 현대판 차르로 평가받고 있는 푸틴의 장기집권과 페체르 사단의 급부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최고 권력은 결코 나눌 수 없는 법... 메드베데프가 짜여진 각본대로 무기력한 권력자로만 남을지, 그럴 경우 신권력을 떠받치는 페체르 사단은 어떤 태도를 취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21세기, 구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러시아의 새로운 정치 판도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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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기자 tw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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