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성장의 두 얼굴
입력 2008.05.11 (10:51)
수정 2008.05.1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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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7일,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신임 대통령이 부강한 나라 건설을 약속하며 화려하게 취임했습니다.
그의 공언대로 러시아는 최근 에너지를 무기로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고, 달러가 넘쳐나면서 국민들은 풍요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 하부구조가 취약한 상태에서 이른바 오일머니의 힘으로 경제가 살아나면서 양극화, 또 가정해체 같은 부작용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줌인 러시아, 오늘 그 마지막 순서로 러시아 경제성장의 명암을 이춘구 특파원이 진단했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 북서부 프랑스계 대형 매장인 아샨. 평일인데도 넓은 주차장이 승용차로 꽉 차고, 9만㎡의 매장은 소비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이곳에는 최신 가전제품에서 생필품까지 전 세계 최고급 상품들이 가득 진열돼있습니다.
수레마다 상품이 넘쳐나고 70여 개의 계산대는 손놀림이 바쁩니다.
<인터뷰> 디나라(모스크바 시민) : "요즘 돈을 많이 버니까 훌륭한 매장에서 좋은 물건을 살 수 있죠."
<인터뷰> 예브게니(모스크바 시민) : "완벽해요. 모든 게 완벽합니다. 인생이 즐겁습니다. 보세요."
이 같은 대형매장과 백화점 등 현대 유통시설이 러시아 전국에 7백 10개에 이르고 있고 올해 안에 모두 4백 60만㎡가 증축될 전망입니다.
유럽 전체 매장 증설면적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페르손(메가몰 부사장) : "러시아 국민은 소득의 72%에서 88%까지를 소비에 지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매우 흥미 있는 시장입니다."
거리에 나서면 주요 도심은 세계 자동차 전시장으로 변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자동차 보급이 5배나 늘어나 옴짝달싹 못합니다.
러시아 국민 천명에 백 70대, 전체적으로는 2천 4백여만 대가 보급됐습니다.
올해는 3백만 대 규모의 시장을 두고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크롤리베츠(러시아자동차 판매상협회 부회장) : "러시아인들은 자동차를 생활의 도구 로서만이 아니라 소유자의 사회적 지위를 강조하는 수단으로서 생각하고 구매하는 경향입니다."
현재 러시아에는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가 백 10명, 미국 다음으로 많은 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석유 가스, 건설 등을 지배하고 있는 과두 기업 소유자들입니다.
러시아 제2의 갑부이자 영국 프로축구 첼시의 구단주인 아브라모비치는 영화관까지 갖춘 3천억원대의 저택을 영국에 지을 계획입니다.
러시아의 억만장자들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지의 고대 성을 별장으로 사들이거나 고급미술품을 사재기하는 등 세계 예술 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이처럼 경제적으로 부활하게 된 것은 석유 가스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하루에 10억 달러 이상의 외화가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전체 국민총생산이 1조 3천억달러로 세계 9대 경제대국으로 진입했습니다.
1인당 GNP는 9천달러로 올라섰고, 외환보유고도 5천 백억달러로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7%를 넘는 고도성장을 이룩하면서 2020년 세계 5대 경제대국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거시경제 지표와는 달리 어두운 그림자가 러시아에 짙게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사회 양극화와 가정의 붕괴가 그 것입니다.
최상위 계층 10%와 최하위 계층 10%간의 소득격차는 전국적으로 16.8배, 모스크바는 41배나 차이가 납니다. 한 달에 2백 10달러이하의 극빈층이 5백만명에 이르고 50%는 정부 보조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에 비해 중산층은 25%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통합을 위해서 중산층을 60%로 확대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타루소프(공공사업연구소장) : "러시아 국민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등 중산층 지원정책이 시급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혼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천 쌍이 결혼하는 동안 8백 쌍이 갈라서 가정해체가 일상화하는 현실입니다.
여기에 60여만 명의 어린이는 부모의 이혼 등으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 가운데 복지시설의 보호를 받는 경우는 3분의 1에 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우사티코바(복지시설 어린이) : "여기 있는 것을 다 좋아해요. 밥도 잘 주고, 잠도 잘 재워줘요. 여기서 사는 게 좋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버려진 어린이들의 절반 정도가 자라서 우범자의 길로 발을 들여 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알렉산드로브나(복지시설장) : "가정이 살아야 됩니다. 어린이는 좋은 조건에서 자라야만 합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또한 가정해체 등의 이유로 전국을 떠도는 노숙자도 최대 4백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의식주 등 기본적인 생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심한 경우 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질병 등으로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동절을 맞아 러시아 전국 근로자들이 물가안정 대책을 요구할 정도로 물가안정 문제도 시급한 실정입니다.
올 들어 벌써 6.3%나 오른 물가와 함께 급격한 외화 증가는 자칫 러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아울러 석유 가스 에너지와 군수산업 등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사회 하부구조가 취약한 점도 공동번영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장애 요인입니다.
지난 7일 출범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양두체제가 이 같은 경제사회적 병폐를 치유하지 못한다면 <세계 5대 경제대국>을 향한 러시아의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못할 것입니다.
지난 7일,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신임 대통령이 부강한 나라 건설을 약속하며 화려하게 취임했습니다.
그의 공언대로 러시아는 최근 에너지를 무기로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고, 달러가 넘쳐나면서 국민들은 풍요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 하부구조가 취약한 상태에서 이른바 오일머니의 힘으로 경제가 살아나면서 양극화, 또 가정해체 같은 부작용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줌인 러시아, 오늘 그 마지막 순서로 러시아 경제성장의 명암을 이춘구 특파원이 진단했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 북서부 프랑스계 대형 매장인 아샨. 평일인데도 넓은 주차장이 승용차로 꽉 차고, 9만㎡의 매장은 소비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이곳에는 최신 가전제품에서 생필품까지 전 세계 최고급 상품들이 가득 진열돼있습니다.
수레마다 상품이 넘쳐나고 70여 개의 계산대는 손놀림이 바쁩니다.
<인터뷰> 디나라(모스크바 시민) : "요즘 돈을 많이 버니까 훌륭한 매장에서 좋은 물건을 살 수 있죠."
<인터뷰> 예브게니(모스크바 시민) : "완벽해요. 모든 게 완벽합니다. 인생이 즐겁습니다. 보세요."
이 같은 대형매장과 백화점 등 현대 유통시설이 러시아 전국에 7백 10개에 이르고 있고 올해 안에 모두 4백 60만㎡가 증축될 전망입니다.
유럽 전체 매장 증설면적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페르손(메가몰 부사장) : "러시아 국민은 소득의 72%에서 88%까지를 소비에 지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매우 흥미 있는 시장입니다."
거리에 나서면 주요 도심은 세계 자동차 전시장으로 변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자동차 보급이 5배나 늘어나 옴짝달싹 못합니다.
러시아 국민 천명에 백 70대, 전체적으로는 2천 4백여만 대가 보급됐습니다.
올해는 3백만 대 규모의 시장을 두고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크롤리베츠(러시아자동차 판매상협회 부회장) : "러시아인들은 자동차를 생활의 도구 로서만이 아니라 소유자의 사회적 지위를 강조하는 수단으로서 생각하고 구매하는 경향입니다."
현재 러시아에는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가 백 10명, 미국 다음으로 많은 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석유 가스, 건설 등을 지배하고 있는 과두 기업 소유자들입니다.
러시아 제2의 갑부이자 영국 프로축구 첼시의 구단주인 아브라모비치는 영화관까지 갖춘 3천억원대의 저택을 영국에 지을 계획입니다.
러시아의 억만장자들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지의 고대 성을 별장으로 사들이거나 고급미술품을 사재기하는 등 세계 예술 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이처럼 경제적으로 부활하게 된 것은 석유 가스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하루에 10억 달러 이상의 외화가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전체 국민총생산이 1조 3천억달러로 세계 9대 경제대국으로 진입했습니다.
1인당 GNP는 9천달러로 올라섰고, 외환보유고도 5천 백억달러로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7%를 넘는 고도성장을 이룩하면서 2020년 세계 5대 경제대국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거시경제 지표와는 달리 어두운 그림자가 러시아에 짙게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사회 양극화와 가정의 붕괴가 그 것입니다.
최상위 계층 10%와 최하위 계층 10%간의 소득격차는 전국적으로 16.8배, 모스크바는 41배나 차이가 납니다. 한 달에 2백 10달러이하의 극빈층이 5백만명에 이르고 50%는 정부 보조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에 비해 중산층은 25%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통합을 위해서 중산층을 60%로 확대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타루소프(공공사업연구소장) : "러시아 국민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등 중산층 지원정책이 시급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혼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천 쌍이 결혼하는 동안 8백 쌍이 갈라서 가정해체가 일상화하는 현실입니다.
여기에 60여만 명의 어린이는 부모의 이혼 등으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 가운데 복지시설의 보호를 받는 경우는 3분의 1에 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우사티코바(복지시설 어린이) : "여기 있는 것을 다 좋아해요. 밥도 잘 주고, 잠도 잘 재워줘요. 여기서 사는 게 좋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버려진 어린이들의 절반 정도가 자라서 우범자의 길로 발을 들여 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알렉산드로브나(복지시설장) : "가정이 살아야 됩니다. 어린이는 좋은 조건에서 자라야만 합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또한 가정해체 등의 이유로 전국을 떠도는 노숙자도 최대 4백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의식주 등 기본적인 생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심한 경우 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질병 등으로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동절을 맞아 러시아 전국 근로자들이 물가안정 대책을 요구할 정도로 물가안정 문제도 시급한 실정입니다.
올 들어 벌써 6.3%나 오른 물가와 함께 급격한 외화 증가는 자칫 러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아울러 석유 가스 에너지와 군수산업 등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사회 하부구조가 취약한 점도 공동번영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장애 요인입니다.
지난 7일 출범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양두체제가 이 같은 경제사회적 병폐를 치유하지 못한다면 <세계 5대 경제대국>을 향한 러시아의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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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경제성장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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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8-05-11 09:57:59
- 수정2008-05-11 10:56:16

<앵커 멘트>
지난 7일,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신임 대통령이 부강한 나라 건설을 약속하며 화려하게 취임했습니다.
그의 공언대로 러시아는 최근 에너지를 무기로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고, 달러가 넘쳐나면서 국민들은 풍요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 하부구조가 취약한 상태에서 이른바 오일머니의 힘으로 경제가 살아나면서 양극화, 또 가정해체 같은 부작용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줌인 러시아, 오늘 그 마지막 순서로 러시아 경제성장의 명암을 이춘구 특파원이 진단했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 북서부 프랑스계 대형 매장인 아샨. 평일인데도 넓은 주차장이 승용차로 꽉 차고, 9만㎡의 매장은 소비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이곳에는 최신 가전제품에서 생필품까지 전 세계 최고급 상품들이 가득 진열돼있습니다.
수레마다 상품이 넘쳐나고 70여 개의 계산대는 손놀림이 바쁩니다.
<인터뷰> 디나라(모스크바 시민) : "요즘 돈을 많이 버니까 훌륭한 매장에서 좋은 물건을 살 수 있죠."
<인터뷰> 예브게니(모스크바 시민) : "완벽해요. 모든 게 완벽합니다. 인생이 즐겁습니다. 보세요."
이 같은 대형매장과 백화점 등 현대 유통시설이 러시아 전국에 7백 10개에 이르고 있고 올해 안에 모두 4백 60만㎡가 증축될 전망입니다.
유럽 전체 매장 증설면적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페르손(메가몰 부사장) : "러시아 국민은 소득의 72%에서 88%까지를 소비에 지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매우 흥미 있는 시장입니다."
거리에 나서면 주요 도심은 세계 자동차 전시장으로 변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자동차 보급이 5배나 늘어나 옴짝달싹 못합니다.
러시아 국민 천명에 백 70대, 전체적으로는 2천 4백여만 대가 보급됐습니다.
올해는 3백만 대 규모의 시장을 두고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크롤리베츠(러시아자동차 판매상협회 부회장) : "러시아인들은 자동차를 생활의 도구 로서만이 아니라 소유자의 사회적 지위를 강조하는 수단으로서 생각하고 구매하는 경향입니다."
현재 러시아에는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가 백 10명, 미국 다음으로 많은 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석유 가스, 건설 등을 지배하고 있는 과두 기업 소유자들입니다.
러시아 제2의 갑부이자 영국 프로축구 첼시의 구단주인 아브라모비치는 영화관까지 갖춘 3천억원대의 저택을 영국에 지을 계획입니다.
러시아의 억만장자들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지의 고대 성을 별장으로 사들이거나 고급미술품을 사재기하는 등 세계 예술 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이처럼 경제적으로 부활하게 된 것은 석유 가스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하루에 10억 달러 이상의 외화가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전체 국민총생산이 1조 3천억달러로 세계 9대 경제대국으로 진입했습니다.
1인당 GNP는 9천달러로 올라섰고, 외환보유고도 5천 백억달러로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7%를 넘는 고도성장을 이룩하면서 2020년 세계 5대 경제대국의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거시경제 지표와는 달리 어두운 그림자가 러시아에 짙게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사회 양극화와 가정의 붕괴가 그 것입니다.
최상위 계층 10%와 최하위 계층 10%간의 소득격차는 전국적으로 16.8배, 모스크바는 41배나 차이가 납니다. 한 달에 2백 10달러이하의 극빈층이 5백만명에 이르고 50%는 정부 보조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에 비해 중산층은 25%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회통합을 위해서 중산층을 60%로 확대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타루소프(공공사업연구소장) : "러시아 국민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등 중산층 지원정책이 시급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혼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천 쌍이 결혼하는 동안 8백 쌍이 갈라서 가정해체가 일상화하는 현실입니다.
여기에 60여만 명의 어린이는 부모의 이혼 등으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 가운데 복지시설의 보호를 받는 경우는 3분의 1에 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우사티코바(복지시설 어린이) : "여기 있는 것을 다 좋아해요. 밥도 잘 주고, 잠도 잘 재워줘요. 여기서 사는 게 좋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버려진 어린이들의 절반 정도가 자라서 우범자의 길로 발을 들여 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알렉산드로브나(복지시설장) : "가정이 살아야 됩니다. 어린이는 좋은 조건에서 자라야만 합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또한 가정해체 등의 이유로 전국을 떠도는 노숙자도 최대 4백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의식주 등 기본적인 생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심한 경우 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질병 등으로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동절을 맞아 러시아 전국 근로자들이 물가안정 대책을 요구할 정도로 물가안정 문제도 시급한 실정입니다.
올 들어 벌써 6.3%나 오른 물가와 함께 급격한 외화 증가는 자칫 러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아울러 석유 가스 에너지와 군수산업 등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사회 하부구조가 취약한 점도 공동번영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장애 요인입니다.
지난 7일 출범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양두체제가 이 같은 경제사회적 병폐를 치유하지 못한다면 <세계 5대 경제대국>을 향한 러시아의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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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구 기자 cg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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