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급속한 사막화 ‘비상’

입력 2010.01.07 (22: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중국의 중북부 지역이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 황사가 한반도를 덮치기 때문에 절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정창화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황토 빛 모래들판이 끝없이 펼쳐지는 곳, 중국 4대 황사발원지 중 하나인 간쑤성 민친현입니다.

겉 보기엔 평온하지만 봄이면 거센 모래폭풍에 시달립니다.

<인터뷰> 리창(민친현 신거우4촌 촌장) : "센 황사가 오는 날은 바로 앞도 볼 수 없어요. 눈도 뜨기 힘들고 마스크를 써도 입으로 모래가 들어올 정도니까요."

위로는 바단지린 사막이, 밑으로는 타클라마칸 사막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 해 139일 동안 모래바람이 불고 초속 18미터 이상의 강한 모래바람이 29일이나 불어 닥치면서, 해마다 10미터 씩 사막이 커집니다.

이미 민친현 토지 6천 ㎢ 가운데 95% 정도가 사막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용주밍(현지 주민) : "모래 바람이 날아오면 집안 곳곳이 모래로 쌓이죠. 하루 종일 쓸어내기 바빠요."

가장 큰 문제는 먹을 물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한 때 만 2천여 개의 크고 작은 강이 흘렀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져 연간 6억 톤의 물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나마 깨끗한 물도 아닙니다.

<인터뷰> 리요후이(현지 주민) : "(사시는 곳엔 마실 물이 없는 겁니까?) 있긴 있습니다만 물이 깨끗하지 않아요."

마을에선 버려진 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 집에 살던 주민들은 언제 이사를 갔습니까?) 오래 됐어요. 빈 집으로 남은지 몇 년이 됐으니까요."

민친현 주민 30만 명중 4만 명이 정든 고향을 떠났습니다.

<인터뷰> 리왕밍(이주 예정 주민) : "지하수가 메마르고 바람이 세게 불어 생활하기 어렵거든요. 살아가기 곤란해 이사를 가려고 합니다."

사막화로 인해 농민들의 삶은 고단하기만 합니다.

풀과 물을 제대로 먹지 못한 양들은 하루가 다르게 말라갑니다.

<인터뷰> 저우(양 치는 농민) : "(주변에 개천에 있었다면서요?) 네, 있긴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메말랐습니다. 물은 전혀 없어요."

사막화의 그늘은 역사의 도시 둔황에도 드리워졌습니다.

초승달 모양의 샘물로 수 천년동안 사랑받아온 유에야취안은 해마다 1-4센티미터식 접근하는 인근 쿠무타거 사막 때문에 사라질 위기를 맞았습니다.

<인터뷰> 궈주안옌(낙타몰이 아주머니) : "(옛날 유에야취안의 호수 크기는 얼마나 됐나요?) 유에야취안이요? 저기 보이는 푯말 위까지 였지요."

문화재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둔황석굴은 조만간 실물 공개가 금지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마진주(란저우대학 자원환경학과 교수) : "사막화는 중국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전 지구적인 기상이변에 따른 인류 전체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한 국가만의 일을 넘어 한국인이나 일본인도 환경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전 국토의 18%가 사막이고 해마다 그 면적도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막화는 환경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대륙에게 또 하나의 심각한 숙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막화의 현장, 중국 둔황에서 KBS뉴스 정창화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중국, 급속한 사막화 ‘비상’
    • 입력 2010-01-07 22:13:40
    뉴스 9
<앵커 멘트>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중국의 중북부 지역이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 황사가 한반도를 덮치기 때문에 절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정창화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황토 빛 모래들판이 끝없이 펼쳐지는 곳, 중국 4대 황사발원지 중 하나인 간쑤성 민친현입니다. 겉 보기엔 평온하지만 봄이면 거센 모래폭풍에 시달립니다. <인터뷰> 리창(민친현 신거우4촌 촌장) : "센 황사가 오는 날은 바로 앞도 볼 수 없어요. 눈도 뜨기 힘들고 마스크를 써도 입으로 모래가 들어올 정도니까요." 위로는 바단지린 사막이, 밑으로는 타클라마칸 사막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 해 139일 동안 모래바람이 불고 초속 18미터 이상의 강한 모래바람이 29일이나 불어 닥치면서, 해마다 10미터 씩 사막이 커집니다. 이미 민친현 토지 6천 ㎢ 가운데 95% 정도가 사막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용주밍(현지 주민) : "모래 바람이 날아오면 집안 곳곳이 모래로 쌓이죠. 하루 종일 쓸어내기 바빠요." 가장 큰 문제는 먹을 물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한 때 만 2천여 개의 크고 작은 강이 흘렀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져 연간 6억 톤의 물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나마 깨끗한 물도 아닙니다. <인터뷰> 리요후이(현지 주민) : "(사시는 곳엔 마실 물이 없는 겁니까?) 있긴 있습니다만 물이 깨끗하지 않아요." 마을에선 버려진 집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 집에 살던 주민들은 언제 이사를 갔습니까?) 오래 됐어요. 빈 집으로 남은지 몇 년이 됐으니까요." 민친현 주민 30만 명중 4만 명이 정든 고향을 떠났습니다. <인터뷰> 리왕밍(이주 예정 주민) : "지하수가 메마르고 바람이 세게 불어 생활하기 어렵거든요. 살아가기 곤란해 이사를 가려고 합니다." 사막화로 인해 농민들의 삶은 고단하기만 합니다. 풀과 물을 제대로 먹지 못한 양들은 하루가 다르게 말라갑니다. <인터뷰> 저우(양 치는 농민) : "(주변에 개천에 있었다면서요?) 네, 있긴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메말랐습니다. 물은 전혀 없어요." 사막화의 그늘은 역사의 도시 둔황에도 드리워졌습니다. 초승달 모양의 샘물로 수 천년동안 사랑받아온 유에야취안은 해마다 1-4센티미터식 접근하는 인근 쿠무타거 사막 때문에 사라질 위기를 맞았습니다. <인터뷰> 궈주안옌(낙타몰이 아주머니) : "(옛날 유에야취안의 호수 크기는 얼마나 됐나요?) 유에야취안이요? 저기 보이는 푯말 위까지 였지요." 문화재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둔황석굴은 조만간 실물 공개가 금지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마진주(란저우대학 자원환경학과 교수) : "사막화는 중국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전 지구적인 기상이변에 따른 인류 전체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한 국가만의 일을 넘어 한국인이나 일본인도 환경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전 국토의 18%가 사막이고 해마다 그 면적도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막화는 환경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대륙에게 또 하나의 심각한 숙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막화의 현장, 중국 둔황에서 KBS뉴스 정창화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