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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新풍속도] (11) 2016 한국인 행복곡선은 L자형?
입력 2016.04.13 (07:00) 수정 2016.06.17 (11:32) 사무실 新 풍속도 시즌1


우리가 사는 세상, 삶에 대한 영감을 일깨워온 명언들이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명언, 명대사를 꺼내기에 너무 어려운 현실인 것 같다.

먼저 젊은 층이 일자리를 갖는 게 더는 당연한 일이 아니다. 졸업을 미뤄가며, 취업학원에 다니며 온갖 노력을 다해도 취직은 바늘구멍 통과처럼 힘들다. 청년실업률은 12.5%로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고, 청년 고용률은 41%에 불과하다.



[연관기사] ☞ 청년 실업률 12.5%…5명 중 1명 니트족

결혼은 또 어떤가? 이른바 '3포 세대'(연애·결혼·출산 포기)라는 말처럼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 층은 결혼을 계속 늦추고, 포기하고 있다.

혼인율은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인구 천 명당 혼인율 5.9명)로 떨어져 있다. 여성도 이제 직업이 없으면 결혼조차 쉽지 않은 세상이다.

당연히 아이를 갖는 일은 한참 더 멀어진다. 결혼에 성공하더라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어려운 젊은 세대들은 첫째, 둘째 낳기를 포기하고 있다. 그 결과 출산율은 1.24명으로 15년째 초저출산 사회에 빠져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의 마음은 지금 어떨까? 삶의 의미, 행복감은 어떨까?



많은 경제·사회학자들은 개인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나이가 들어가며 달라진다는 점을 찾아냈다. 이른바 '행복의 U자 곡선'이다. 행복감이 20대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40대 중후반에 저점을 지나 50대를 넘어 회복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2년 전 이 행복곡선을 심층 연구한 브루킹스 연구소는 행복감에 미치는 중요한 요인들을 찾아냈다.

앞서 우리 젊은 층이 맞닥뜨린 고용 여부가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직업이 없으면 당연히 불행했고, 장기간의 실업상태는 심리적인 상처로까지 이어졌다. 취업자라도 일자리 형태에 따라 행복감이 달라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결혼도 중요 변수다. 결혼한 남녀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행복했다. 연구진은 다만 결혼을 해서 행복감이 커진 것인지, 행복한 사람들이 결혼을 많이 했기 때문인지 인과관계는 규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바로가기] 브루킹스 연구소 ‘행복의 요인 연구’

역시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또 다른 문제, 출산도 행복곡선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다. 이와 관련해선 하버드대 심리학자 다니엘 길버트(Daniel Gilbert) 박사가 전 세계에서 출간된 자신의 저서(Stumbling on Happiness)에 담은 연구가 유명하다.



결혼한 남녀는 행복감이 출산과 동시에 떨어지기 시작해 아이가 10대일 때 바닥으로 추락하고, 자녀가 독립할 즈음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모두 '애를 낳으면 행복해진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느끼는 행복감은 그렇지 않음을 이 곡선은 보여준다. 이를 '부모 되기의 역설(Parenthood Paradox)'이라 한다.

실감 나는 사례가 지난해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나왔다. 독일인 2,000명을 대상으로 여러 해 동안 행복지수를 추적·조사한 결과 아이를 낳았을 때 느끼는 행복감의 손실이 이혼이나 실직 때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를 해야 하는 현실에서 특히 아이를 둔 엄마들은 수면 부족 등 육체적 고통과 실직 위험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이는 둘째 출산을 꺼리는 현상으로 이어져 유럽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출산 가능 여성 1인당 1.47명, 2014년 기준)이 굳어진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 [바로가기] 막스플랑크 연구 ‘출산과 부모의 행복’

우리 사회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한국인들의 행복곡선을 그리면 어떻게 될까? 다른 나라와 같은 느슨한 U자형일까? 혹시 L자형이 되는 것은 아닐까?

서울시민들의 행복도를 조사한 지난해 지표가 다소 참조가 될 것 같다. 브루킹스 조사와는 달리 서울시민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행복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런 곡선이 나온 데는 여러 배경이 있지만, 연금 등 사회안전망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서울연구원측은 설명한다.

기술·경제환경의 변화와 저출산, 고령화, 개인주의의 확산…. 이런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 맞춰 우리 사회에 맞는 새로운 구조를 서둘러 만들어야 할 때다. 이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일이 정치의 역할이 아닐까?



김종명 에디터의 [사무실 新풍속도] 시리즈
☞ ① “점심은 얼간이들이나 먹는거야”
☞ ② 변기보다 400배 지저분한 ‘세균 폭탄’…그곳에서 음식을?
☞ ③ 당신의 점심시간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 ④ ‘유령 회사’의 시대…일자리는 어디로?
☞ ⑤ 아인슈타인과 처칠, 구글과 나이키의 공통점?
☞ ⑥ 당당히 즐기는 낮잠…NASA의 ‘26분’ 법칙
☞ ⑦ 직장인이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
☞ ⑧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무엇입니까?
☞ ⑨ 남자는 키 여자는 체중?…직장인과 나폴레옹 콤플렉스
☞ ⑩ 직장 내 ‘폭탄’들의 승승장구 비결…왜?
  • [사무실 新풍속도] (11) 2016 한국인 행복곡선은 L자형?
    • 입력 2016-04-13 07:00:44
    • 수정2016-06-17 11:32:37
    사무실 新 풍속도 시즌1


우리가 사는 세상, 삶에 대한 영감을 일깨워온 명언들이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명언, 명대사를 꺼내기에 너무 어려운 현실인 것 같다.

먼저 젊은 층이 일자리를 갖는 게 더는 당연한 일이 아니다. 졸업을 미뤄가며, 취업학원에 다니며 온갖 노력을 다해도 취직은 바늘구멍 통과처럼 힘들다. 청년실업률은 12.5%로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고, 청년 고용률은 41%에 불과하다.



[연관기사] ☞ 청년 실업률 12.5%…5명 중 1명 니트족

결혼은 또 어떤가? 이른바 '3포 세대'(연애·결혼·출산 포기)라는 말처럼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 층은 결혼을 계속 늦추고, 포기하고 있다.

혼인율은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인구 천 명당 혼인율 5.9명)로 떨어져 있다. 여성도 이제 직업이 없으면 결혼조차 쉽지 않은 세상이다.

당연히 아이를 갖는 일은 한참 더 멀어진다. 결혼에 성공하더라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가 어려운 젊은 세대들은 첫째, 둘째 낳기를 포기하고 있다. 그 결과 출산율은 1.24명으로 15년째 초저출산 사회에 빠져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의 마음은 지금 어떨까? 삶의 의미, 행복감은 어떨까?



많은 경제·사회학자들은 개인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나이가 들어가며 달라진다는 점을 찾아냈다. 이른바 '행복의 U자 곡선'이다. 행복감이 20대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40대 중후반에 저점을 지나 50대를 넘어 회복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2년 전 이 행복곡선을 심층 연구한 브루킹스 연구소는 행복감에 미치는 중요한 요인들을 찾아냈다.

앞서 우리 젊은 층이 맞닥뜨린 고용 여부가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직업이 없으면 당연히 불행했고, 장기간의 실업상태는 심리적인 상처로까지 이어졌다. 취업자라도 일자리 형태에 따라 행복감이 달라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결혼도 중요 변수다. 결혼한 남녀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행복했다. 연구진은 다만 결혼을 해서 행복감이 커진 것인지, 행복한 사람들이 결혼을 많이 했기 때문인지 인과관계는 규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바로가기] 브루킹스 연구소 ‘행복의 요인 연구’

역시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또 다른 문제, 출산도 행복곡선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다. 이와 관련해선 하버드대 심리학자 다니엘 길버트(Daniel Gilbert) 박사가 전 세계에서 출간된 자신의 저서(Stumbling on Happiness)에 담은 연구가 유명하다.



결혼한 남녀는 행복감이 출산과 동시에 떨어지기 시작해 아이가 10대일 때 바닥으로 추락하고, 자녀가 독립할 즈음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모두 '애를 낳으면 행복해진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느끼는 행복감은 그렇지 않음을 이 곡선은 보여준다. 이를 '부모 되기의 역설(Parenthood Paradox)'이라 한다.

실감 나는 사례가 지난해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나왔다. 독일인 2,000명을 대상으로 여러 해 동안 행복지수를 추적·조사한 결과 아이를 낳았을 때 느끼는 행복감의 손실이 이혼이나 실직 때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를 해야 하는 현실에서 특히 아이를 둔 엄마들은 수면 부족 등 육체적 고통과 실직 위험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이는 둘째 출산을 꺼리는 현상으로 이어져 유럽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출산 가능 여성 1인당 1.47명, 2014년 기준)이 굳어진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 [바로가기] 막스플랑크 연구 ‘출산과 부모의 행복’

우리 사회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한국인들의 행복곡선을 그리면 어떻게 될까? 다른 나라와 같은 느슨한 U자형일까? 혹시 L자형이 되는 것은 아닐까?

서울시민들의 행복도를 조사한 지난해 지표가 다소 참조가 될 것 같다. 브루킹스 조사와는 달리 서울시민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행복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런 곡선이 나온 데는 여러 배경이 있지만, 연금 등 사회안전망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서울연구원측은 설명한다.

기술·경제환경의 변화와 저출산, 고령화, 개인주의의 확산…. 이런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 맞춰 우리 사회에 맞는 새로운 구조를 서둘러 만들어야 할 때다. 이를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일이 정치의 역할이 아닐까?



김종명 에디터의 [사무실 新풍속도] 시리즈
☞ ① “점심은 얼간이들이나 먹는거야”
☞ ② 변기보다 400배 지저분한 ‘세균 폭탄’…그곳에서 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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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⑦ 직장인이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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