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新풍속도] (17) ‘긱경제’ 급부상…약일까 독일까?

입력 2016.05.15 (10:21) 수정 2016.06.1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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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1723-1790)가 자유 시장경제 이론을 주창하던 18세기, 시장에는 중소상공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어 산업혁명으로 대량 생산·대량 분배 시기를 거치면서 오늘날의 기업들이 등장하고 보편적인 근로 형태가 자리를 잡았다. 기업이 노동자와 고용 관계를 맺은 다음 고정적인 급여와 휴가 등 여러 보장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고용시장 새 흐름 '긱(gig)'

200여 년을 지속해온 이런 환경에 새로운 형태의 기업과 고용 방식이 나타났다. 미국에서 등장한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와 리프트(Lyft),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tbnb) 등의 방식이다.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신 서비스 제공을 계약한 다음 이를 고객과 연결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일종의 초단기 계약형태로 임시 계약직인 프리랜서 형식과도 비슷하다. 이런 고용 방식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 구체적으로는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문형 서비스가 손쉽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흐름은 어느 부분에 더 큰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온 디맨드(on-demand)경제', '플랫폼(platform) 경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미국 경제계에선 통상 '긱 이코노미(gig-economy)'라는 말로 표현한다.

'긱(gig)'이라는 단어에 그만큼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용어가 생겨난 곳은 1920년대 재즈가 유행하던 미국 뉴욕, '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를 구해 단기간의 공연 계약을 맺는 행위'를 당시 음악가들이 '긱'이라 부른 것이다. 우버와 운전자들의 관계처럼 고정적으로 계약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일하고 돈을 버는 형태이다.

택시 운전·심부름 대행 등 급성장

현재 '긱 경제'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우버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50여 개 나라에서 110만 명, 미국에서만 40만 명의 제공자와 '긱'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고용시장에서 '긱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숙박 서비스, 음식배달, 심부름 대행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버의 성공 모델을 따라 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새로운 고용 흐름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긱' 방식의 고용 흐름은 금융위기 이후 얼어붙은 일자리 시장에 자영업자의 증가라는 새로운 형태로도 변형돼 나타나고 있다. 정규직 일자리를 잡지 못한 실업자나 낮은 연봉으로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부업형식으로 '긱'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11년 1,500만 명이던 미국 내 자영업자가 2014년 1,800만 명으로 급증했다는 미국 노동부 통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프리랜서노동조합은 무려 5300만 명이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 대선 등 정치권에서도 쟁점화

'긱 경제'는 미국 대선에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대선에 나섰던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들이 대부분 상반된 시각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다. 지금은 사퇴한 공화당의 젭 부시 후보는 우버 택시를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면서 '혁신을 앞세운 신경제의 모범'이라며 강력한 지지를 보냈고, 같은 당 테드 크루즈 후보도 우버의 혁신적인 앱을 정치권에 도입하자고 역설했다.

반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신중한 입장이다. '긱 경제가 새로운 기회와 혁신을 제공하고 고용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안정이 보장되고 있는지, 좋은 일자리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같은 당 샌더스 후보는 아예 언급을 피하는 대신 '우버는 일자리의 미래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비판기사를 선거운동 사이트에 링크시켜 둔 상태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BC는 미국 대선주자들이 모두 우버와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캠페인에 이용했다며 그 지출 명세를 공개하면서 좋아하든 싫어하든 우버는 대부분 미국 도시에서 하나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 [바로가기] 미 CNBC ‘긱 이코노미의 정치학’

노동자 보호 회피 vs 일자리 창출

CNBC는 '긱 경제'의 장단점을 이렇게 소개한다. 먼저 우버와 같은 기업들은 전통적인 고용형태에서 벗어난 계약 고용을 통해 세금을 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노동자 보장책도 역시 회피하고 있다.

반면 이런 기업에서 일하게 되면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자신을 위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이 대행을 원하는 기초적인 일을 누군가에게 연결해줌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분석한다.

‘긱 경제’는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나 노동자 보호를 회피한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다.‘긱 경제’는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나 노동자 보호를 회피한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다.


우버 운전자는 근로자?

'긱 경제'를 둘러싼 가장 첨예한 이슈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기업과 연결되는 서비스 제공자들의 법적 지위 문제, 예를 들어 우버의 택시 기사를 노동자로 볼지, 독립적인 계약자로 볼지 여부이다. 우버 기사들은 현재 '드라이버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개별 계약을 맺기 때문에 노동법에서 보장하는 최저 임금이나 건강보험 혜택 등을 받지 못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기사들은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기사들은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독립적 계약자라기보다는 회사에 소속된 직원으로 봐야 한다'는 맥락의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미국 노동부도 지난해 우버 기사 같은 독립적 계약자는 '피고용인(employee)'으로 봐야 한다는 새로운 노동 지침 초안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긱 경제'가 만들어낸 새로운 고용 형태는 노동자 보호차원을 넘어 일자리 확충과 국가 경제 등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우버 택시의 경우만 해도 노동법의 보호를 받으려는 운전자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일자리를 위해 지금 같은 독립적 계약자 지위를 선호하는 운전자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저커버그를 꿈꾸는 밀레니얼 세대

'긱 경제'에 참여하는 서비스 제공자들의 특성도 이런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주요 수입원보다는 부수입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안정적인 직장보다는 마크 저커버그를 꿈꾸며 창업을 지향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의 직업관과도 맞물린다. 틀에 박힌 직장보다는 '긱'과 같은 탄력 있는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이다.

'긱 경제' 불평등 심화 우려도

한편으로는 '긱 경제'가 기업인이 될 수 있는 장벽을 낮춤으로써 경제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해진다. 만일 경제가 소수의 거대 기업 대신 수백 만의 소규모 기업가들에 의해 운영된다면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강조한 경제적 불평등이 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그러나 정반대의 해석을 칼럼을 통해 전하고 있다. 특화된 노동 플랫폼을 가진 오늘날의 세대가 오히려 더 큰 사회적 불평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논리는 이렇다.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정규직 위주로 짜여있는 사회안전망을 독립 노동자 등 새로운 고용형태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패러다임이 바뀐다

얼마 전 인공지능 '알파고'와 천재기사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 인류의 많은 일자리가 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4차 산업혁명이 곧 도래하면서 경제와 고용시장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경제', '긱 경제'는 어찌 보면 그 시작일 수도 있다. 이미 우리 고용 시장에 파고들어 서서히 성장해가며 우리의 일자리와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장기 침체에 빠져있는 세계 경제, 디지털 기술의 발전,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은 '긱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다.

일자리에 부는 이 새로운 흐름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 성장해 나갈까? 우리 직장인과 자녀 세대의 일자리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김종명 에디터의 [사무실 新풍속도] 시리즈
①“점심은 얼간이들이나 먹는 거야”
② 변기보다 400배 지저분한 그곳에서 음식을?
③ 당신의 점심시간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④ 유령 회사’의 시대…일자리는 어디로?
⑤아인슈타인과 처칠, 구글과 나이키의 공통점?
⑥ 당당히 즐기는 낮잠…. NASA의 '26분' 법칙
⑦ 직장인이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
⑧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무엇입니까?
⑨ 남자는 키 여자는 체중…? 직장인과 나폴레옹 콤플렉스
⑩ 직장 내 ‘폭탄’들의 승승장구 비결…왜?
⑪ 2016 한국인 행복곡선은 L자형?
⑫ 미래 기업에 ‘사무실은 놀이터다
⑬ ‘눈물의 비디오’와 4차 산업혁명
⑭ “월요일이 너무 싫어”…극복법은?
⑮ 직장 상사의 '갑질'은 전염병이다.
⑯연차 독려?…“갑질문화부터 고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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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실 新풍속도] (17) ‘긱경제’ 급부상…약일까 독일까?
    • 입력 2016-05-15 10:21:45
    • 수정2016-06-17 11:31:03
    사무실 新 풍속도 시즌1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1723-1790)가 자유 시장경제 이론을 주창하던 18세기, 시장에는 중소상공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어 산업혁명으로 대량 생산·대량 분배 시기를 거치면서 오늘날의 기업들이 등장하고 보편적인 근로 형태가 자리를 잡았다. 기업이 노동자와 고용 관계를 맺은 다음 고정적인 급여와 휴가 등 여러 보장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고용시장 새 흐름 '긱(gig)' 200여 년을 지속해온 이런 환경에 새로운 형태의 기업과 고용 방식이 나타났다. 미국에서 등장한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와 리프트(Lyft),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Aitbnb) 등의 방식이다.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신 서비스 제공을 계약한 다음 이를 고객과 연결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일종의 초단기 계약형태로 임시 계약직인 프리랜서 형식과도 비슷하다. 이런 고용 방식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 구체적으로는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문형 서비스가 손쉽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흐름은 어느 부분에 더 큰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온 디맨드(on-demand)경제', '플랫폼(platform) 경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미국 경제계에선 통상 '긱 이코노미(gig-economy)'라는 말로 표현한다. '긱(gig)'이라는 단어에 그만큼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용어가 생겨난 곳은 1920년대 재즈가 유행하던 미국 뉴욕, '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를 구해 단기간의 공연 계약을 맺는 행위'를 당시 음악가들이 '긱'이라 부른 것이다. 우버와 운전자들의 관계처럼 고정적으로 계약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일하고 돈을 버는 형태이다. 택시 운전·심부름 대행 등 급성장 현재 '긱 경제'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우버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50여 개 나라에서 110만 명, 미국에서만 40만 명의 제공자와 '긱'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고용시장에서 '긱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숙박 서비스, 음식배달, 심부름 대행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버의 성공 모델을 따라 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새로운 고용 흐름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긱' 방식의 고용 흐름은 금융위기 이후 얼어붙은 일자리 시장에 자영업자의 증가라는 새로운 형태로도 변형돼 나타나고 있다. 정규직 일자리를 잡지 못한 실업자나 낮은 연봉으로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이 부업형식으로 '긱'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11년 1,500만 명이던 미국 내 자영업자가 2014년 1,800만 명으로 급증했다는 미국 노동부 통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프리랜서노동조합은 무려 5300만 명이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 대선 등 정치권에서도 쟁점화 '긱 경제'는 미국 대선에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대선에 나섰던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들이 대부분 상반된 시각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다. 지금은 사퇴한 공화당의 젭 부시 후보는 우버 택시를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면서 '혁신을 앞세운 신경제의 모범'이라며 강력한 지지를 보냈고, 같은 당 테드 크루즈 후보도 우버의 혁신적인 앱을 정치권에 도입하자고 역설했다. 반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신중한 입장이다. '긱 경제가 새로운 기회와 혁신을 제공하고 고용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안정이 보장되고 있는지, 좋은 일자리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같은 당 샌더스 후보는 아예 언급을 피하는 대신 '우버는 일자리의 미래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비판기사를 선거운동 사이트에 링크시켜 둔 상태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BC는 미국 대선주자들이 모두 우버와 에어비앤비 서비스를 캠페인에 이용했다며 그 지출 명세를 공개하면서 좋아하든 싫어하든 우버는 대부분 미국 도시에서 하나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 [바로가기] 미 CNBC ‘긱 이코노미의 정치학’ 노동자 보호 회피 vs 일자리 창출 CNBC는 '긱 경제'의 장단점을 이렇게 소개한다. 먼저 우버와 같은 기업들은 전통적인 고용형태에서 벗어난 계약 고용을 통해 세금을 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노동자 보장책도 역시 회피하고 있다. 반면 이런 기업에서 일하게 되면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자신을 위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이 대행을 원하는 기초적인 일을 누군가에게 연결해줌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분석한다. ‘긱 경제’는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나 노동자 보호를 회피한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다. 우버 운전자는 근로자? '긱 경제'를 둘러싼 가장 첨예한 이슈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기업과 연결되는 서비스 제공자들의 법적 지위 문제, 예를 들어 우버의 택시 기사를 노동자로 볼지, 독립적인 계약자로 볼지 여부이다. 우버 기사들은 현재 '드라이버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개별 계약을 맺기 때문에 노동법에서 보장하는 최저 임금이나 건강보험 혜택 등을 받지 못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기사들은 그만큼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기사들은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독립적 계약자라기보다는 회사에 소속된 직원으로 봐야 한다'는 맥락의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미국 노동부도 지난해 우버 기사 같은 독립적 계약자는 '피고용인(employee)'으로 봐야 한다는 새로운 노동 지침 초안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긱 경제'가 만들어낸 새로운 고용 형태는 노동자 보호차원을 넘어 일자리 확충과 국가 경제 등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우버 택시의 경우만 해도 노동법의 보호를 받으려는 운전자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일자리를 위해 지금 같은 독립적 계약자 지위를 선호하는 운전자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저커버그를 꿈꾸는 밀레니얼 세대 '긱 경제'에 참여하는 서비스 제공자들의 특성도 이런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주요 수입원보다는 부수입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안정적인 직장보다는 마크 저커버그를 꿈꾸며 창업을 지향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의 직업관과도 맞물린다. 틀에 박힌 직장보다는 '긱'과 같은 탄력 있는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이다. '긱 경제' 불평등 심화 우려도 한편으로는 '긱 경제'가 기업인이 될 수 있는 장벽을 낮춤으로써 경제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해진다. 만일 경제가 소수의 거대 기업 대신 수백 만의 소규모 기업가들에 의해 운영된다면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강조한 경제적 불평등이 완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은 그러나 정반대의 해석을 칼럼을 통해 전하고 있다. 특화된 노동 플랫폼을 가진 오늘날의 세대가 오히려 더 큰 사회적 불평등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논리는 이렇다.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정규직 위주로 짜여있는 사회안전망을 독립 노동자 등 새로운 고용형태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패러다임이 바뀐다 얼마 전 인공지능 '알파고'와 천재기사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 인류의 많은 일자리가 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4차 산업혁명이 곧 도래하면서 경제와 고용시장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경제', '긱 경제'는 어찌 보면 그 시작일 수도 있다. 이미 우리 고용 시장에 파고들어 서서히 성장해가며 우리의 일자리와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장기 침체에 빠져있는 세계 경제, 디지털 기술의 발전,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은 '긱 경제'의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다. 일자리에 부는 이 새로운 흐름은 앞으로 어떤 형태로 성장해 나갈까? 우리 직장인과 자녀 세대의 일자리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김종명 에디터의 [사무실 新풍속도] 시리즈 ①“점심은 얼간이들이나 먹는 거야” ② 변기보다 400배 지저분한 그곳에서 음식을? ③ 당신의 점심시간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④ 유령 회사’의 시대…일자리는 어디로? ⑤아인슈타인과 처칠, 구글과 나이키의 공통점? ⑥ 당당히 즐기는 낮잠…. NASA의 '26분' 법칙 ⑦ 직장인이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 ⑧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무엇입니까? ⑨ 남자는 키 여자는 체중…? 직장인과 나폴레옹 콤플렉스 ⑩ 직장 내 ‘폭탄’들의 승승장구 비결…왜? ⑪ 2016 한국인 행복곡선은 L자형? ⑫ 미래 기업에 ‘사무실은 놀이터다⑬ ‘눈물의 비디오’와 4차 산업혁명 ⑭ “월요일이 너무 싫어”…극복법은? ⑮ 직장 상사의 '갑질'은 전염병이다. ⑯연차 독려?…“갑질문화부터 고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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