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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2020 美 대선 엿보기]② 트럼프 캠프의 대선 전략은?
입력 2020.08.29 (14:01) 수정 2020.10.29 (11:44) 특파원 리포트
지난 8월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계속된 미 공화당의 전당대회(RNC)가 끝났습니다. 그 보다 한주 전에 있었던 민주당 전당대회(DNC)가 거의 온라인 행사로 이뤄진데 반해 공화당 전당대회는 야외행사가 많았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메릴랜드주의 역사 유적지인 맥헨리 요새에서 수락연설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수락연설을 했습니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지지연설을 했고요. 코로나 19 시대의 비대면 비접촉 행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실상 주요 이벤트는 모두 야외행사로 진행됐다고 해도 무방할 듯합니다.

눈에 띄는 건 참석자들의 숫자를 제한 했을 뿐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수락연설을 위해 연단에 등장할 때도 검은 마스크를 썼던 것과 구별되는 점입니다. 공화당 전당대회 야외행사 참가자들은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거리두기에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에서의 수락연설 당시에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한 참석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유난히 트럼프 대통령 가족들의 지지 연설이 많았는데요,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포함해 장녀인 이방카,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인 에릭 트럼프,그리고 차녀인 티파니 트럼프도 연설을 했습니다. 거기에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여자친구인 킴벌리 길포일까지 말이죠. 미성년자인 막내아들 배런도 연설은 안했지만 행사장에 나타났으니, 그야말로 가족들이 총출동한 것입니다.


이방카 트럼프를 포함해 사위인 제러드 큐슈너 등 트럼프의 딸, 아들, 사위가 정책결정과정에 실제 참여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가족들의 지지연설이면서 동시에 '백악관 내부자 그룹'의 연설로도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들은 한결같이 트럼프의 '인간적인' 이미지를 부각했습니다. 따뜻하고 자상한, 그리고 미국을 사랑하는 '전통적인' 아버지로서 유권자인 국민들을 어루만지고 이끌어갈 수 있다는 인상을 주려고 노력한 것이죠.


민주당이 전당대회기간 전직 대통령, 부시 행정부 국무장관은 물론 신세대 팝스타까지 총동원해 '인적 파워'를 과시한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은 물론 지지연설자 가운데 이렇다할 정치적 명망가들이 없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5개 나라 이민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주요 연설자의 상당수를 유색인종으로 배치해 트럼프 대통령이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대변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경찰에 의해 목이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총기를 꺼내들고 위협했던 맥클레스키 부부까지 주요 연설자로 나서게 했다는 것인데요. 다소 놀랍고 의외라는 평가도 있지만 미국 내 백인 우월주의자는 물론 총기소유 지지자까지 염두에 둔 지지층 굳히기 전략으로 보입니다.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거의 매일 미국 내 시위와 방화, 상점 약탈을 비난하는 동영상이 방영됐습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사회적 무질서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세력이라는 메시지가 포함된 것은 물론이고요.

이와 동시에 공화당은 이번 대선을 '미국인 대 사회주의자'의 대결로 규정했는데요. 전대기간 공화당 홈페이지에는 이번 대선이 사회주의자와의 싸움임을 강조한 표어가 첫 화면에 떠 있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수락연설에서 "바이든은 좌파의 트로이 목마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내에서 '중도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부자증세와 소득재분배를 외쳐서 '급진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엘라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나 샌더스 상원의원과 달리 중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인물이란 평가로 민주당의 최종 대선 후보가 됐다고 볼 수있는데요, 그런 바이든을 사회주의자이며 좌파로 규정한 겁니다. 그의 캠프에는 결국 급진적인 인물들이 포진해 있고, 이들이 미국의 안정을 뒤흔들고 위태롭게 할 것이란 얘기죠. 목마에 숨어있다가 트로이를 함락시킨 그리스 군대처럼 미국을 몰락시킬 것이란 뜻이죠.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연설은 공화당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였는데요. 백악관을 선거에 이용해선 안된다는 비난이 있었지만 결국 수락연설을 백악관에서 했습니다. 70분간 연설했는데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이 수락연설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것과 달리 바이든의 이름을 41번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미국인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바이든의 정치경력 47년은 미국에 해악을 끼친 시간"이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을 '사회주의자들과의 싸움'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렇게 볼때 트럼프의 전략은 바이든 진영을 '사회주의자' '급진좌파'로 몰아서 중도층을 분리시키겠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동시에 당내 분열과 이탈을 방지하고 공고한 지지를 이끌어 내려는 '지지층 지키기'에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지연설자 가운데 주목을 받았던 또 한명의 인물은 현직 국무장관인 폼페이오 장관이었는데요.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동순방중에 연설을 했고, 현직 국무장관이라는 점 때문에 공직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연방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해치법 (Hatch Acts)을 위한반 것 아니냐며 비난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개인자격'으로서 지지연설을 한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런 논란을 넘어, 그의 연설이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지지연설을 할때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입니다. 예루살렘의 전경이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서 폼페이오가 연설했는데요, 장소가 섬세하게 선정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폼페이오의 지지연설은 평범했지만 연설 내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은 것은 그의 뒤로 보이는 예루살렘 시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이후 사위 제러드 쿠슈너를 위시해서 트럼프의 가족이나 측근들이 '활약한 끝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미국정부의 발표가 있었죠. 그 연장선상에서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대사관 이전도 추진됐고요. 그 결과 미국 대사관은 예루살렘으로 옮겨갔습니다. 이에 항의해서 터키 등이 워싱턴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강경조치를 취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꿈적하지 않았습니다.

예루살렘은 이슬람권에도 성지이기 때문에, 그동안 전임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을 꺼려왔었죠. 당연히 아랍권의 반발이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격적으로 밀어붙인 것입니다. 논란이 많은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지구 점령문제 해법도 이스라엘에 유리한 쪽으로 전개되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반발했던 것도 물론이고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에서 외교적 성과를 더 내려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전당대회로 대선국면이 본격화되기 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가 미국의 중재로 전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란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제외하곤 아랍세계, 특히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렇다할 수교국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영향력이 큰 UAE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이룬다는 소식은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의 외교성과로도 여겨질만한 일이었죠. 8월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에도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서 관련 내용을 전격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미국 내 6백만명이 채 안되면서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트럼프 행정부가 일궈낸 성과로 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전히 미 금융계는 월가, 그리고 월가(Wall Street)에서 큰 손인 유대인의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폼페이오 장관의 예루살렘에서의 연설, 중동순방 행보 등은 미국 내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트럼프를 다시한번 생각케 하는 한 요소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중동정책의 골격을 다듬어왔던 공화당 보수파의 입장에서 볼 때도 트럼프의 이 같은 행보는 자신들의 정책지향에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폼페이오의 중동순방 행보는 공화당내 핵심 보수파들에게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봅니다. 부시행정부 때의 '네오콘'에서부터 '티파티'에 이르기까지 공화당내 파워그룹을 결집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또 경제지표가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주가지수를 좌우하는 경제계와 월가, 그리고 월가에 영향력이 큰 유대인층에게도 일종의 신호일 수 있는 것이죠. 지난 8월 10일을 기준으로 월가에서 바이든에 총 4천5백만달러를 기부했고 트럼프에게는 9백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입장에서 본다면 기부금의 액수보다 월가로 대변되는 금융계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스라엘과 UAE수교 발표, 전당대회를 전후한 폼페이오의 중동순방은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미 대선국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연설이 있던 그 밤, 백악관 건너편에선 "트럼프와 펜스는 물러가라"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밴드까지 동원돼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기도 했는데요. 밤 늦게까지 시위는 계속됐습니다. 시위의 함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수락연설이 끝난 뒤 불꽃놀이가 있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한쪽에선 환호가 다른 한쪽에선 비난이 뒤섞이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죠. 대선과정의 축제가 아닌 분열과 반목의 장으로 비춰졌습니다.

백악관 주위에는 다시 높은 담장이 세워져 있는 상탭니다.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씨가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지 석달도 채 안돼 이번에는 흑인남성 제이콥 브레이크씨가 세 자녀가 보는 앞에서 경찰에 의해 등 뒤에 총격을 받아 하반신이 마비됐고 경찰을 규탄하는 항의 시위도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 예산 삭감에 단호히 반대하고 무질서가 확산될 경우 연방군을 투입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트럼프 캠프는 흑인층 '끌어안기'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우편 투표 방해'를 통해 흑인표 행사를 방해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상황이죠.


57년 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저 유명한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하고 수도 워싱턴 D.C.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미국시간으로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8월 27일은 바로 흑인민권운동의 시금석과도 같은 57년 전 그 날을 기념하는 날이었습니다. 주최측 추산 5만 명의 시민이 링컨 기념관과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비 주변에 운집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아들인 마틴 루터 킹 3세는 "정의를 위한 우리의 투쟁속에서 영원한 승리란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57년이란 지난한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거리로 뛰쳐나와 '차별 철폐'를 외쳐야 하는 현실엔 변함이 없고 싸움은 계속된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은행강도 혐의로 복역한 뒤에 시민운동가로 변신한 흑인 운동가를 사면하는 행사를 마련하는 등 흑인유권자를 겨냥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지만, 제이콥 블레이크씨가 경찰의 총격에 쓰러진 뒤 항의시위가 과격해지는 양상을 보이자, '엄정대처'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씨의 죽음에 항의하던 시위대에 총을 겨눈 백인부부를 연설자로 나서게 한 것으로 미뤄볼때, 트럼프 캠프가 흑인표 확보에 주안점을 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흑인들의 민주당 바이든과 해리스 캠프가 "슬픔에 공감하고 함께 할 것"이란 메시지를 보낸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는 평갑니다.

흑인들의 외침이 오는 11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미국 사회의 흑백차별 논란이 현재 진행형이란 점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미국인의 인종구성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4퍼센트 정도입니다. '화가난 흑인'들이 선거에 적극 임할지, 4년 전 민주당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투표율이 그리 높지 않았던 전철을 다시 밟은 것일지 여부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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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계속된 미 공화당의 전당대회(RNC)가 끝났습니다. 그 보다 한주 전에 있었던 민주당 전당대회(DNC)가 거의 온라인 행사로 이뤄진데 반해 공화당 전당대회는 야외행사가 많았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메릴랜드주의 역사 유적지인 맥헨리 요새에서 수락연설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수락연설을 했습니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지지연설을 했고요. 코로나 19 시대의 비대면 비접촉 행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사실상 주요 이벤트는 모두 야외행사로 진행됐다고 해도 무방할 듯합니다.

눈에 띄는 건 참석자들의 숫자를 제한 했을 뿐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수락연설을 위해 연단에 등장할 때도 검은 마스크를 썼던 것과 구별되는 점입니다. 공화당 전당대회 야외행사 참가자들은 거의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거리두기에도 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에서의 수락연설 당시에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한 참석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유난히 트럼프 대통령 가족들의 지지 연설이 많았는데요,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포함해 장녀인 이방카,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인 에릭 트럼프,그리고 차녀인 티파니 트럼프도 연설을 했습니다. 거기에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여자친구인 킴벌리 길포일까지 말이죠. 미성년자인 막내아들 배런도 연설은 안했지만 행사장에 나타났으니, 그야말로 가족들이 총출동한 것입니다.


이방카 트럼프를 포함해 사위인 제러드 큐슈너 등 트럼프의 딸, 아들, 사위가 정책결정과정에 실제 참여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가족들의 지지연설이면서 동시에 '백악관 내부자 그룹'의 연설로도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들은 한결같이 트럼프의 '인간적인' 이미지를 부각했습니다. 따뜻하고 자상한, 그리고 미국을 사랑하는 '전통적인' 아버지로서 유권자인 국민들을 어루만지고 이끌어갈 수 있다는 인상을 주려고 노력한 것이죠.


민주당이 전당대회기간 전직 대통령, 부시 행정부 국무장관은 물론 신세대 팝스타까지 총동원해 '인적 파워'를 과시한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은 물론 지지연설자 가운데 이렇다할 정치적 명망가들이 없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5개 나라 이민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주요 연설자의 상당수를 유색인종으로 배치해 트럼프 대통령이 소박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대변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경찰에 의해 목이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총기를 꺼내들고 위협했던 맥클레스키 부부까지 주요 연설자로 나서게 했다는 것인데요. 다소 놀랍고 의외라는 평가도 있지만 미국 내 백인 우월주의자는 물론 총기소유 지지자까지 염두에 둔 지지층 굳히기 전략으로 보입니다.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거의 매일 미국 내 시위와 방화, 상점 약탈을 비난하는 동영상이 방영됐습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사회적 무질서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세력이라는 메시지가 포함된 것은 물론이고요.

이와 동시에 공화당은 이번 대선을 '미국인 대 사회주의자'의 대결로 규정했는데요. 전대기간 공화당 홈페이지에는 이번 대선이 사회주의자와의 싸움임을 강조한 표어가 첫 화면에 떠 있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수락연설에서 "바이든은 좌파의 트로이 목마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내에서 '중도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부자증세와 소득재분배를 외쳐서 '급진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엘라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나 샌더스 상원의원과 달리 중도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인물이란 평가로 민주당의 최종 대선 후보가 됐다고 볼 수있는데요, 그런 바이든을 사회주의자이며 좌파로 규정한 겁니다. 그의 캠프에는 결국 급진적인 인물들이 포진해 있고, 이들이 미국의 안정을 뒤흔들고 위태롭게 할 것이란 얘기죠. 목마에 숨어있다가 트로이를 함락시킨 그리스 군대처럼 미국을 몰락시킬 것이란 뜻이죠.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연설은 공화당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였는데요. 백악관을 선거에 이용해선 안된다는 비난이 있었지만 결국 수락연설을 백악관에서 했습니다. 70분간 연설했는데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이 수락연설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것과 달리 바이든의 이름을 41번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미국인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바이든의 정치경력 47년은 미국에 해악을 끼친 시간"이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을 '사회주의자들과의 싸움'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렇게 볼때 트럼프의 전략은 바이든 진영을 '사회주의자' '급진좌파'로 몰아서 중도층을 분리시키겠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동시에 당내 분열과 이탈을 방지하고 공고한 지지를 이끌어 내려는 '지지층 지키기'에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지연설자 가운데 주목을 받았던 또 한명의 인물은 현직 국무장관인 폼페이오 장관이었는데요.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동순방중에 연설을 했고, 현직 국무장관이라는 점 때문에 공직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연방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해치법 (Hatch Acts)을 위한반 것 아니냐며 비난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개인자격'으로서 지지연설을 한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런 논란을 넘어, 그의 연설이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지지연설을 할때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입니다. 예루살렘의 전경이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서 폼페이오가 연설했는데요, 장소가 섬세하게 선정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폼페이오의 지지연설은 평범했지만 연설 내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은 것은 그의 뒤로 보이는 예루살렘 시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이후 사위 제러드 쿠슈너를 위시해서 트럼프의 가족이나 측근들이 '활약한 끝에'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미국정부의 발표가 있었죠. 그 연장선상에서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대사관 이전도 추진됐고요. 그 결과 미국 대사관은 예루살렘으로 옮겨갔습니다. 이에 항의해서 터키 등이 워싱턴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강경조치를 취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꿈적하지 않았습니다.

예루살렘은 이슬람권에도 성지이기 때문에, 그동안 전임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것을 꺼려왔었죠. 당연히 아랍권의 반발이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격적으로 밀어붙인 것입니다. 논란이 많은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지구 점령문제 해법도 이스라엘에 유리한 쪽으로 전개되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반발했던 것도 물론이고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에서 외교적 성과를 더 내려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전당대회로 대선국면이 본격화되기 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가 미국의 중재로 전격적인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란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제외하곤 아랍세계, 특히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렇다할 수교국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영향력이 큰 UAE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이룬다는 소식은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의 외교성과로도 여겨질만한 일이었죠. 8월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에도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서 관련 내용을 전격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미국 내 6백만명이 채 안되면서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트럼프 행정부가 일궈낸 성과로 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전히 미 금융계는 월가, 그리고 월가(Wall Street)에서 큰 손인 유대인의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폼페이오 장관의 예루살렘에서의 연설, 중동순방 행보 등은 미국 내 유대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트럼프를 다시한번 생각케 하는 한 요소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중동정책의 골격을 다듬어왔던 공화당 보수파의 입장에서 볼 때도 트럼프의 이 같은 행보는 자신들의 정책지향에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폼페이오의 중동순방 행보는 공화당내 핵심 보수파들에게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봅니다. 부시행정부 때의 '네오콘'에서부터 '티파티'에 이르기까지 공화당내 파워그룹을 결집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또 경제지표가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주가지수를 좌우하는 경제계와 월가, 그리고 월가에 영향력이 큰 유대인층에게도 일종의 신호일 수 있는 것이죠. 지난 8월 10일을 기준으로 월가에서 바이든에 총 4천5백만달러를 기부했고 트럼프에게는 9백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입장에서 본다면 기부금의 액수보다 월가로 대변되는 금융계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스라엘과 UAE수교 발표, 전당대회를 전후한 폼페이오의 중동순방은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미 대선국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연설이 있던 그 밤, 백악관 건너편에선 "트럼프와 펜스는 물러가라"는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밴드까지 동원돼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기도 했는데요. 밤 늦게까지 시위는 계속됐습니다. 시위의 함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수락연설이 끝난 뒤 불꽃놀이가 있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한쪽에선 환호가 다른 한쪽에선 비난이 뒤섞이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죠. 대선과정의 축제가 아닌 분열과 반목의 장으로 비춰졌습니다.

백악관 주위에는 다시 높은 담장이 세워져 있는 상탭니다.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씨가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지 석달도 채 안돼 이번에는 흑인남성 제이콥 브레이크씨가 세 자녀가 보는 앞에서 경찰에 의해 등 뒤에 총격을 받아 하반신이 마비됐고 경찰을 규탄하는 항의 시위도 계속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 예산 삭감에 단호히 반대하고 무질서가 확산될 경우 연방군을 투입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트럼프 캠프는 흑인층 '끌어안기'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우편 투표 방해'를 통해 흑인표 행사를 방해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상황이죠.


57년 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저 유명한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하고 수도 워싱턴 D.C.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미국시간으로 공화당 전당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8월 27일은 바로 흑인민권운동의 시금석과도 같은 57년 전 그 날을 기념하는 날이었습니다. 주최측 추산 5만 명의 시민이 링컨 기념관과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비 주변에 운집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아들인 마틴 루터 킹 3세는 "정의를 위한 우리의 투쟁속에서 영원한 승리란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57년이란 지난한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거리로 뛰쳐나와 '차별 철폐'를 외쳐야 하는 현실엔 변함이 없고 싸움은 계속된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은행강도 혐의로 복역한 뒤에 시민운동가로 변신한 흑인 운동가를 사면하는 행사를 마련하는 등 흑인유권자를 겨냥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지만, 제이콥 블레이크씨가 경찰의 총격에 쓰러진 뒤 항의시위가 과격해지는 양상을 보이자, '엄정대처'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씨의 죽음에 항의하던 시위대에 총을 겨눈 백인부부를 연설자로 나서게 한 것으로 미뤄볼때, 트럼프 캠프가 흑인표 확보에 주안점을 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흑인들의 민주당 바이든과 해리스 캠프가 "슬픔에 공감하고 함께 할 것"이란 메시지를 보낸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는 평갑니다.

흑인들의 외침이 오는 11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미국 사회의 흑백차별 논란이 현재 진행형이란 점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미국인의 인종구성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4퍼센트 정도입니다. '화가난 흑인'들이 선거에 적극 임할지, 4년 전 민주당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투표율이 그리 높지 않았던 전철을 다시 밟은 것일지 여부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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