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장에선 재생에너지 100%, 국내에선?…불이익 현실화

입력 2020.11.04 (21:44) 수정 2020.11.0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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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의 연속기획보도, '기후변화, 위기를 기회로'

오늘(4일)은 기후변화의 경제적 측면을 짚어봅니다.

[애플 광고 : "네가 10살이 될때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맹세할게"]

글로벌 기업들의 탄소중립 목표는 여느 국가들보다도 파격적인데요.

이미 생산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100%로 올린 애플과 구글은 탄소중립 시점을 2030년으로 못박았고, 대표적 탄소배출 업종인 석유회사, 항공사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에 배출한 탄소까지 없애겠다는 목표를 내놨는데요.

기업들의 이런 결정은 시민사회 요구도 있지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기업들의 돈줄을 쥐고 있는 세계적 투자사들은 이미 기후변화 대응을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두고,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탄소 감축과 석탄사업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탄소 감축은 필수가 됐고 이것이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건데요.

우리 기업들은 이런 시장 변화에 얼마나 준비하고 있을까요?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12위 탄소 배출기업인 LG 화학.

사업확장으로 2050년 탄소 배출이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출량을 3천만 톤 줄여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해외 협력사들의 요구 때문입니다.

[김종필/LG 화학 지속가능전략팀장 : "비즈니스가 체결이 안 됩니다. 저희가 협력사로 거기에 등록이 안 될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유럽시장이나 미국시장에서 저희가 제품을 팔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탄소 감축을 위해선 재생에너지 사용이 필수.

유럽과 미국 공장은 이미 재생에너지만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 사용량은 따로 추산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합니다.

삼성전자 역시 국내 상황은 비슷합니다.

직접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 외에는 재생에너지를 따로 구매해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소영/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산자위 국정감사/10월 7일 : "한국에서 못한 이유가 뭡니까?"]

[김석기/삼성전자 부사장 :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지만, 제도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합니다."]

문제는 애플,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사에게도 생산 과정 전체에서 재생에너지로의 100%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높이지 못하면 경쟁력까지 잃게 될 처집니다.

[홍종호/서울대 환경대학원장 : "기업을 둘러싼 핵심 이해 관계자는 소비자와 투자자들인데 양쪽에서 우리 기업을 보는, 산업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윤 창출을 위해서 이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날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도 국내 기업들에게는 난관입니다.

내년부터 유럽에서는 판매차가 기준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벌금을 내야 하는데, 현대차가 물어야 할 금액이 3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업이익의 85% 수준입니다.

특히, 유럽은 이른바 '탄소 국경세'도입까지 검토하고 있어, 국내 산업구조의 변화 압박도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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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공장에선 재생에너지 100%, 국내에선?…불이익 현실화
    • 입력 2020-11-04 21:44:08
    • 수정2020-11-04 22: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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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의 연속기획보도, '기후변화, 위기를 기회로'

오늘(4일)은 기후변화의 경제적 측면을 짚어봅니다.

[애플 광고 : "네가 10살이 될때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맹세할게"]

글로벌 기업들의 탄소중립 목표는 여느 국가들보다도 파격적인데요.

이미 생산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100%로 올린 애플과 구글은 탄소중립 시점을 2030년으로 못박았고, 대표적 탄소배출 업종인 석유회사, 항공사들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에 배출한 탄소까지 없애겠다는 목표를 내놨는데요.

기업들의 이런 결정은 시민사회 요구도 있지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기업들의 돈줄을 쥐고 있는 세계적 투자사들은 이미 기후변화 대응을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두고,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탄소 감축과 석탄사업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탄소 감축은 필수가 됐고 이것이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건데요.

우리 기업들은 이런 시장 변화에 얼마나 준비하고 있을까요?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12위 탄소 배출기업인 LG 화학.

사업확장으로 2050년 탄소 배출이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배출량을 3천만 톤 줄여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해외 협력사들의 요구 때문입니다.

[김종필/LG 화학 지속가능전략팀장 : "비즈니스가 체결이 안 됩니다. 저희가 협력사로 거기에 등록이 안 될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유럽시장이나 미국시장에서 저희가 제품을 팔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탄소 감축을 위해선 재생에너지 사용이 필수.

유럽과 미국 공장은 이미 재생에너지만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 사용량은 따로 추산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합니다.

삼성전자 역시 국내 상황은 비슷합니다.

직접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 외에는 재생에너지를 따로 구매해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소영/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산자위 국정감사/10월 7일 : "한국에서 못한 이유가 뭡니까?"]

[김석기/삼성전자 부사장 :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지만, 제도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합니다."]

문제는 애플, 폭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사에게도 생산 과정 전체에서 재생에너지로의 100%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높이지 못하면 경쟁력까지 잃게 될 처집니다.

[홍종호/서울대 환경대학원장 : "기업을 둘러싼 핵심 이해 관계자는 소비자와 투자자들인데 양쪽에서 우리 기업을 보는, 산업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윤 창출을 위해서 이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날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도 국내 기업들에게는 난관입니다.

내년부터 유럽에서는 판매차가 기준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벌금을 내야 하는데, 현대차가 물어야 할 금액이 3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업이익의 85% 수준입니다.

특히, 유럽은 이른바 '탄소 국경세'도입까지 검토하고 있어, 국내 산업구조의 변화 압박도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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