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화 헬기 ‘태부족’에 40%는 정비 중

입력 2022.03.14 (21:21) 수정 2022.03.1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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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렇다면 이번 산불은 진화까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요?​

기상 여건도 안 좋았지만 산불 진화를 위한 전용헬기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덕훈 기자가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해발 천 미터 골짜기, 산불 연기에 짙은 안개가 뒤섞여 산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진화 헬기가 한참 헤맸지만 연무에 가려 불길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런 날은 헬기 투입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최병암/산림청장/지난 9일 : "다시 시계가 안 좋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헬기 작업을 원활히 못 해서 이 화선에서 소강 상태로 지금 있는 상황입니다."]

남서풍에 동풍, 서풍까지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거센 바람도 헬기 진화를 방해하는 장애물이었습니다.

[제해용/경북 소방본부 119항공대 기장 : "바람 때문에 많이 힘들었죠. 흔들림 때문에, 좌우나 전후로 바켓(물주머니)이 흔들리거든요."]

올해 들어 평년의 2.5배나 많이 발생한 산불.

이를 감당하기에 진화 헬기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열흘 간 누적 투입된 헬기는 683대, 이중 산림청 헬기는 22%에 불과합니다.

산불 진화에 최적화된 산림청 대형급 헬기는 운행 50시간마다 정비를 받아야 하는데, 울진 산불이 시작된 날 산림청 헬기 36대 중 40%인 14대가 정비를 받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물탱크를 탑재한 산림 헬기가 아니라, 물주머니를 단 군과 지자체 헬기가 대체 투입됐습니다.

[고기연/산림항공본부장 :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이 3월 1일부터 시작되는데, 겨울철에 (헬기를) 이미 썼기 때문에 가동률이 목표만큼 나오지 않는 이유는 주요 산불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이미 대형 산불 위험이 상시화된 상황, 대형 산불 대응을 위해 당장 10대 넘는 헬기가 더 필요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한꺼번에 투입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고석훈

[앵커]

이번 동해안 산불이 그나마 213시간, 9박 10일 만에 끝나기까지는 앞장서 산불과 싸운 사람들의 공이 컸습니다.

산림청과 소방청, 지자체 공무원, 군과 경찰 등 연 인원 7만 명 가까이가 힘을 모아 거센 불길에 맞섰는데요.

먼저 산림청 산불 진화대는 밤낮으로 직접 산불을 껐고, 소방청은 주로 마을로 내려오는 불을 막고, 주민들을 보호하는데 주력했습니다.

해병대, 특전사 등 군인과 공무원도 산불 진화와 잔불 정리에 나섰고, 경찰과 공무원들은 도로통제와 대피를 안내했습니다.

집 한 채, 나무 한 그루라도 더 보호하고, 한 사람의 인명 피해도 막기 위해 모든 걸 바쳤던 이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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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진화 헬기 ‘태부족’에 40%는 정비 중
    • 입력 2022-03-14 21:21:31
    • 수정2022-03-16 21:36:52
    뉴스 9
[앵커]

그렇다면 이번 산불은 진화까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요?​

기상 여건도 안 좋았지만 산불 진화를 위한 전용헬기가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덕훈 기자가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해발 천 미터 골짜기, 산불 연기에 짙은 안개가 뒤섞여 산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진화 헬기가 한참 헤맸지만 연무에 가려 불길을 찾을 수 없습니다.

이런 날은 헬기 투입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최병암/산림청장/지난 9일 : "다시 시계가 안 좋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헬기 작업을 원활히 못 해서 이 화선에서 소강 상태로 지금 있는 상황입니다."]

남서풍에 동풍, 서풍까지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거센 바람도 헬기 진화를 방해하는 장애물이었습니다.

[제해용/경북 소방본부 119항공대 기장 : "바람 때문에 많이 힘들었죠. 흔들림 때문에, 좌우나 전후로 바켓(물주머니)이 흔들리거든요."]

올해 들어 평년의 2.5배나 많이 발생한 산불.

이를 감당하기에 진화 헬기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열흘 간 누적 투입된 헬기는 683대, 이중 산림청 헬기는 22%에 불과합니다.

산불 진화에 최적화된 산림청 대형급 헬기는 운행 50시간마다 정비를 받아야 하는데, 울진 산불이 시작된 날 산림청 헬기 36대 중 40%인 14대가 정비를 받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물탱크를 탑재한 산림 헬기가 아니라, 물주머니를 단 군과 지자체 헬기가 대체 투입됐습니다.

[고기연/산림항공본부장 :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이 3월 1일부터 시작되는데, 겨울철에 (헬기를) 이미 썼기 때문에 가동률이 목표만큼 나오지 않는 이유는 주요 산불이 발생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이미 대형 산불 위험이 상시화된 상황, 대형 산불 대응을 위해 당장 10대 넘는 헬기가 더 필요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한꺼번에 투입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고석훈

[앵커]

이번 동해안 산불이 그나마 213시간, 9박 10일 만에 끝나기까지는 앞장서 산불과 싸운 사람들의 공이 컸습니다.

산림청과 소방청, 지자체 공무원, 군과 경찰 등 연 인원 7만 명 가까이가 힘을 모아 거센 불길에 맞섰는데요.

먼저 산림청 산불 진화대는 밤낮으로 직접 산불을 껐고, 소방청은 주로 마을로 내려오는 불을 막고, 주민들을 보호하는데 주력했습니다.

해병대, 특전사 등 군인과 공무원도 산불 진화와 잔불 정리에 나섰고, 경찰과 공무원들은 도로통제와 대피를 안내했습니다.

집 한 채, 나무 한 그루라도 더 보호하고, 한 사람의 인명 피해도 막기 위해 모든 걸 바쳤던 이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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