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진화 ‘씨스노클’ 있었지만…사용 헬기 전무

입력 2022.03.16 (21:36) 수정 2022.03.1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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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 가장 큰 피해를 남긴 동해안 산불 뒤 점검할 부분, 살펴보는 순서입니다.

산불 진화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건 헬기입니다.

현재 산림청에는 산불 진화에 최적화된 전용 헬기가 모두 36대 있습니다.

이번 화재엔 산림청 헬기가 152번 투입됐습니다.

전체의 22% 수준입니다.

나머지는 담수 용량도 적고, 정확도도 떨어지는 군과 지자체의 헬기가 대부분입니다.

대수도 부족한데다 50시간마다 정비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많이 작업에 나설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산림청에는 물이 부족할 경우 바닷물로 불을 끌 수 있는 고가의 헬기 장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산불에도, 그 이전에도 쓰인 적이 없습니다.

이유가 뭔지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동해시 도심까지 산불이 번지는 긴박한 상황에 헬기가 가까운 곳에서 물을 공급받을 수 없었습니다.

인근의 바닷물까지 사용해야 했습니다.

바닷물을 이용해도 산림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가 발표돼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2009년 산림청은 바닷물을 끌어 올리는 헬기의 부착 장비 이른바 '씨스노클'을 선보였습니다.

초대형 헬기에 이 장비를 장착해 물이 부족할 경우 바닷물로 산불을 끄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구매한 이 장비는 석 대.

대당 5억 원 안팎으로, 15억 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이 장비는 바닷물을 담을 수 있는 장비인데, 45초 만에 8천 리터의 물탱크를 채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장비가 이번 동해안 산불 진화에 사용됐을까?

동해시 산불을 끌 때 바닷물을 이용했지만, 이 장비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씨스노클'은 이번 산불뿐만 아니라 도입 이후 단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파도가 약간만 높아도 사용할 수 없고, 바다 염분이 헬기 장비에 부식을 가져올 수 있어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산림청의 설명입니다.

더욱이 2011년 훈련 때 '씨스노클' 장비 일부가 헬기에서 이탈한 사고가 난 뒤 관련 훈련은 중단됐습니다.

[고기연/산림청 산림항공본부장 : "훈련받은 조종사가 퇴직을 한 것으로 생각되고요. 그 부분은 제작사를 통해서 다시 교육 계획을 세워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연안 바다 곳곳에 설치된 어민들의 그물에 장비가 걸릴 위험이 있는 것도 바닷물을 이용한 진화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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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물 진화 ‘씨스노클’ 있었지만…사용 헬기 전무
    • 입력 2022-03-16 21:36:35
    • 수정2022-03-16 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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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 가장 큰 피해를 남긴 동해안 산불 뒤 점검할 부분, 살펴보는 순서입니다.

산불 진화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건 헬기입니다.

현재 산림청에는 산불 진화에 최적화된 전용 헬기가 모두 36대 있습니다.

이번 화재엔 산림청 헬기가 152번 투입됐습니다.

전체의 22% 수준입니다.

나머지는 담수 용량도 적고, 정확도도 떨어지는 군과 지자체의 헬기가 대부분입니다.

대수도 부족한데다 50시간마다 정비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많이 작업에 나설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산림청에는 물이 부족할 경우 바닷물로 불을 끌 수 있는 고가의 헬기 장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산불에도, 그 이전에도 쓰인 적이 없습니다.

이유가 뭔지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동해시 도심까지 산불이 번지는 긴박한 상황에 헬기가 가까운 곳에서 물을 공급받을 수 없었습니다.

인근의 바닷물까지 사용해야 했습니다.

바닷물을 이용해도 산림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가 발표돼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2009년 산림청은 바닷물을 끌어 올리는 헬기의 부착 장비 이른바 '씨스노클'을 선보였습니다.

초대형 헬기에 이 장비를 장착해 물이 부족할 경우 바닷물로 산불을 끄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구매한 이 장비는 석 대.

대당 5억 원 안팎으로, 15억 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이 장비는 바닷물을 담을 수 있는 장비인데, 45초 만에 8천 리터의 물탱크를 채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장비가 이번 동해안 산불 진화에 사용됐을까?

동해시 산불을 끌 때 바닷물을 이용했지만, 이 장비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씨스노클'은 이번 산불뿐만 아니라 도입 이후 단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파도가 약간만 높아도 사용할 수 없고, 바다 염분이 헬기 장비에 부식을 가져올 수 있어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산림청의 설명입니다.

더욱이 2011년 훈련 때 '씨스노클' 장비 일부가 헬기에서 이탈한 사고가 난 뒤 관련 훈련은 중단됐습니다.

[고기연/산림청 산림항공본부장 : "훈련받은 조종사가 퇴직을 한 것으로 생각되고요. 그 부분은 제작사를 통해서 다시 교육 계획을 세워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연안 바다 곳곳에 설치된 어민들의 그물에 장비가 걸릴 위험이 있는 것도 바닷물을 이용한 진화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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