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대출의 함정

입력 2005.09.21 (22:0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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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에는 이해할 수 없는 보험사들의 일처리를 짚어보는 기획보도 입니다.
오늘은 해약보다는 대출이 유리한 것처럼 설명하고 있는 보험 약관 대출의 함정을 취재했습니다.
박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은애 씨는 지난 98년 저축성 보험에 가입해 한 달에 137만원 씩 73회 동안 모두 1억원을 부었습니다.

그러다 사업 자금이 필요해 이 보험료를 담보로 지금까지 6천만 원을 빌렸습니다.

해약을 하려 했지만 대출이 유리하다는 설계사의 설명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박 씨는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마저 2백만원 넘게 손해를 봤습니다.

<인터뷰> 박은애(보험 가입자) : "이렇게 많이 73회나 부었는데 손해가 나느냐 했더니 만기를 부어도 손해가 납니다 그래요."

박씨가 손해를 본 이유는 보험사에서 받는 예정 이율은 연 7.5%에 불과하지만 약관 대출 이자율은 11%이기 때문입니다.

은행의 담보대출이 연 5%대인 점과 비교하면 자신이 납입한 현금을 담보로 한 보험대출의 금리가 11%나 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미숙(보험소비자 협회 회장) : "현재 보험 대출금리 내려야 합니다. 시중 금리보다 너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약관 대출보다 차라리 보험을 해약하는 편이 유리할 때가 많지만 보험사 창구에서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은애(보험 가입자) : "이자가 나오고 손해가 안 난다는 창구 직원의 말에 대출을 선택했습니다."

보험사들은 손해가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인터뷰> 윤상(생명보험협회 홍보실장) : "계약서에 이미 명시돼 있기 때문에 계약자 입장에서 약관대출 금리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크게 손해나는 부분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국내 보험사들의 약관 대출 규모는 모두 17조 6천억 원으로 이자 수입만 한 해 1조 8천억 원이 넘습니다.

따라서 보험 가입자가 약관 대출을 받을 때 이자를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지, 보험사가 정확히 계산해 주도록 의무화해야 약관대출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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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관 대출의 함정
    • 입력 2005-09-21 21:26:51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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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에는 이해할 수 없는 보험사들의 일처리를 짚어보는 기획보도 입니다. 오늘은 해약보다는 대출이 유리한 것처럼 설명하고 있는 보험 약관 대출의 함정을 취재했습니다. 박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은애 씨는 지난 98년 저축성 보험에 가입해 한 달에 137만원 씩 73회 동안 모두 1억원을 부었습니다. 그러다 사업 자금이 필요해 이 보험료를 담보로 지금까지 6천만 원을 빌렸습니다. 해약을 하려 했지만 대출이 유리하다는 설계사의 설명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박 씨는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마저 2백만원 넘게 손해를 봤습니다. <인터뷰> 박은애(보험 가입자) : "이렇게 많이 73회나 부었는데 손해가 나느냐 했더니 만기를 부어도 손해가 납니다 그래요." 박씨가 손해를 본 이유는 보험사에서 받는 예정 이율은 연 7.5%에 불과하지만 약관 대출 이자율은 11%이기 때문입니다. 은행의 담보대출이 연 5%대인 점과 비교하면 자신이 납입한 현금을 담보로 한 보험대출의 금리가 11%나 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미숙(보험소비자 협회 회장) : "현재 보험 대출금리 내려야 합니다. 시중 금리보다 너무 높습니다." 이 때문에 약관 대출보다 차라리 보험을 해약하는 편이 유리할 때가 많지만 보험사 창구에서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은애(보험 가입자) : "이자가 나오고 손해가 안 난다는 창구 직원의 말에 대출을 선택했습니다." 보험사들은 손해가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인터뷰> 윤상(생명보험협회 홍보실장) : "계약서에 이미 명시돼 있기 때문에 계약자 입장에서 약관대출 금리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크게 손해나는 부분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국내 보험사들의 약관 대출 규모는 모두 17조 6천억 원으로 이자 수입만 한 해 1조 8천억 원이 넘습니다. 따라서 보험 가입자가 약관 대출을 받을 때 이자를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지, 보험사가 정확히 계산해 주도록 의무화해야 약관대출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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