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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콜센터의 ‘이석기차’…“화장실도 제 맘대로 못 가나요?”
입력 2019.12.27 (21:38) 수정 2019.12.27 (22:06)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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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석(離席) 기차'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석, 자리를 뜬다는 뜻인데, 기차라니, 무슨 말일까요?

우리에겐 낯선 단어지만 콜센터 상담원들에겐 익숙한 말입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열차가 줄지어 가듯 1명씩 순서를 정해서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콜센터 상담원들의 인권침해 현장을 고발하는 연속기획.

인간의 기본권마저 통제당하는 이른바 '이석 기차'의 실태를 최은진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일하다 화장실을 가려면 '이석 기차'를 타야한다는 이 콜센터 상담원.

[콜센터 상담원 A 씨/음성변조 : "이석 올리는 (메신저) 방에 한 사람이 1번, 2번 이렇게 해서 줄을 서요. 그 순서가 될 때까지 못 가는 거예요."]

실제 업무용 메신저를 보니, '착-석-착-석'.

화장실에 가겠다, 자리에 돌아왔다는 걸, 이렇게 표현하는 겁니다.

두 명이 동시에 자리를 비우자, 지켜보던 상급자는 "메신저 잘 보고 이석은 1명만 하라"고 지시합니다.

화장실 갈 때도 대기표를 끊고 기다리다 차례로 가야 한다는 게 상담원들이 말하는 '이석기차'입니다.

[이윤선/서비스일반노동조합 콜센터지부 지부장 :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수분 섭취나 이런 것도 수시로 해 줘야 하는데, 화장실 가는 게 두려워서 입이 마르고 하는데도 일부러 물을 안 드신다는 분들도 계실 정도예요."]

또 다른 콜센터의 업무용 메신저.

'기저귀를 차고 일해야 할 것 같다', '교도소에 갇힌 죄수같다'

[콜센터 상담원 A 씨/음성변조 : "저희가 화장실을 갔다오면 10분 안에 무조건 와야돼요. 시간을 재요."]

[콜센터 상담원 B 씨/음성변조 : "모니터 전산화면에 예를 들어 화장실을 가야겠다면 이석이라는 버튼이 있습니다. 마우스로 체크를 하면 그 시간부터 00:01초 부터 쭉 돌아가요. 그러면 (자리 비우는) 시간이 정확하게 기록이 되죠."]

2009년, 이미 국가인권위는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재며 성과에 반영하는 건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록 현장은 그대로입니다.

[권혜진/변호사 : "근로 감시의 형태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의 체계적인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참다못한 상담원들이 지난 1월 인권위에 제소까지 했지만, 12월인 지금까지도 조사중이란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 [앵커의 눈] 콜센터의 ‘이석기차’…“화장실도 제 맘대로 못 가나요?”
    • 입력 2019-12-27 21:42:14
    • 수정2019-12-27 22:06:47
    뉴스 9
[앵커]

'이석(離席) 기차'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석, 자리를 뜬다는 뜻인데, 기차라니, 무슨 말일까요?

우리에겐 낯선 단어지만 콜센터 상담원들에겐 익숙한 말입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열차가 줄지어 가듯 1명씩 순서를 정해서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콜센터 상담원들의 인권침해 현장을 고발하는 연속기획.

인간의 기본권마저 통제당하는 이른바 '이석 기차'의 실태를 최은진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일하다 화장실을 가려면 '이석 기차'를 타야한다는 이 콜센터 상담원.

[콜센터 상담원 A 씨/음성변조 : "이석 올리는 (메신저) 방에 한 사람이 1번, 2번 이렇게 해서 줄을 서요. 그 순서가 될 때까지 못 가는 거예요."]

실제 업무용 메신저를 보니, '착-석-착-석'.

화장실에 가겠다, 자리에 돌아왔다는 걸, 이렇게 표현하는 겁니다.

두 명이 동시에 자리를 비우자, 지켜보던 상급자는 "메신저 잘 보고 이석은 1명만 하라"고 지시합니다.

화장실 갈 때도 대기표를 끊고 기다리다 차례로 가야 한다는 게 상담원들이 말하는 '이석기차'입니다.

[이윤선/서비스일반노동조합 콜센터지부 지부장 :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수분 섭취나 이런 것도 수시로 해 줘야 하는데, 화장실 가는 게 두려워서 입이 마르고 하는데도 일부러 물을 안 드신다는 분들도 계실 정도예요."]

또 다른 콜센터의 업무용 메신저.

'기저귀를 차고 일해야 할 것 같다', '교도소에 갇힌 죄수같다'

[콜센터 상담원 A 씨/음성변조 : "저희가 화장실을 갔다오면 10분 안에 무조건 와야돼요. 시간을 재요."]

[콜센터 상담원 B 씨/음성변조 : "모니터 전산화면에 예를 들어 화장실을 가야겠다면 이석이라는 버튼이 있습니다. 마우스로 체크를 하면 그 시간부터 00:01초 부터 쭉 돌아가요. 그러면 (자리 비우는) 시간이 정확하게 기록이 되죠."]

2009년, 이미 국가인권위는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재며 성과에 반영하는 건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록 현장은 그대로입니다.

[권혜진/변호사 : "근로 감시의 형태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의 체계적인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참다못한 상담원들이 지난 1월 인권위에 제소까지 했지만, 12월인 지금까지도 조사중이란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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