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요양병원 간병인 부족이 ‘돌봄의 질’ 악화로…

입력 2020.10.14 (21:05) 수정 2020.10.1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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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코로나19 KBS통합뉴스룸 9시 뉴스 시작합니다.

'청년’의 내일이 ‘노년’입니다.

KBS 9시 뉴스에서는 존엄한 노후와 죽음이 어려운 우리 사회의 노인 문제 지난달부터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노인세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어제(13일)는 요양병원의 값싼 복제약 처방을 부추기는 건강보험 수가의 구조적 문제와 약품 리베이트 실태, 전해드렸는데요.

이에 대해 오늘(14일)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에 항정신성 의약품 투약 안전 지표를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노인환자를 돌보는 ‘간병’문제 짚어봅니다.

아픈 부모를 직접 돌볼 형편이 안돼 어려움 겪는 분들 많은데 간병을 도맡아 왔던 중국인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요양병원 상황 더 나빠졌습니다.

먼저 홍혜림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환자들이 모여 있는 한 요양병원.

중국인 간병인 1명이 환자 7명을 돌보고 있습니다.

[중국인 간병인/음성변조 : "수준이 너무너무 낮아. 사람이 너무 많다. 이런 방은 (간병인) 두 명 줘야 해."]

한국인 요양보호사들도 있지만 급증하는 노인 환자를 돌보기엔 역부족.

간병 인력의 절반 가까이 외국인들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오셨어요?) 중국이죠. (옆방 간병인은 오래 되셨어요?) 연변 사람."]

국내 체류 자격만 되면 간병 관련 자격증 없이도 요양병원에 취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인 간병인/음성변조 :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일 시키더라 나를. 할 줄 아나, 나 모르는데. (기저귀) 치울 줄 아나, 치울 줄 모르지."]

문제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중국인들의 귀국이 이어져 간병인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겁니다.

서울 속 '작은 중국'으로 불리는 대림동 인력시장, 거리 곳곳이 텅 비었습니다.

[인력소개소 사장 : "코로나 때문에 무서워서 (간병일을) 아예 안 하려고 그래요. 간병인협회 사무실도 많은데 거의 다 내놓은 상태예요. 사람들이 없어서."]

간병인 부족은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집니다.

환자들의 행동을 더 쉽게 통제하기 위해 약물 사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저 할머니들은 약 줘야겠더라.) 주사 맞자, 왜 콧줄을 빼가지고."]

돌봄의 질은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인 간병인/음성변조 : "이제 물리치료 있어. 아이고 힘들어 못살아..."]

적은 간병 인력으로 더 많은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대부분 요양병원은 다인실에서 노인들을 봅니다.

기저 질환자가 많은 만큼 대규모 감염 우려도 큽니다.

대구 코로나 사태 때도 간병인들이 한 번에 여러 병실을 관리하느라 피해를 키웠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대구 코로나 감염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병실마다 다 간병사가 있는 게 아니었단 말이에요. 한 병실에 6명만 감염시킬 수 있지만, 옆 병실까지 가니까 그 옆 병실에 6명이 또 있을 것 아니에요. 배로 감염시킬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현행법상 요양병원은 환자 40명당 의사 1명, 환자 6명당 간호사 1명 이상을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병인에 관한 규정은 없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 김태석/영상편집:성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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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요양병원 간병인 부족이 ‘돌봄의 질’ 악화로…
    • 입력 2020-10-14 21:05:44
    • 수정2020-10-14 22: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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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코로나19 KBS통합뉴스룸 9시 뉴스 시작합니다.

'청년’의 내일이 ‘노년’입니다.

KBS 9시 뉴스에서는 존엄한 노후와 죽음이 어려운 우리 사회의 노인 문제 지난달부터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노인세대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어제(13일)는 요양병원의 값싼 복제약 처방을 부추기는 건강보험 수가의 구조적 문제와 약품 리베이트 실태, 전해드렸는데요.

이에 대해 오늘(14일) 보건복지부는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에 항정신성 의약품 투약 안전 지표를 추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은 노인환자를 돌보는 ‘간병’문제 짚어봅니다.

아픈 부모를 직접 돌볼 형편이 안돼 어려움 겪는 분들 많은데 간병을 도맡아 왔던 중국인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요양병원 상황 더 나빠졌습니다.

먼저 홍혜림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환자들이 모여 있는 한 요양병원.

중국인 간병인 1명이 환자 7명을 돌보고 있습니다.

[중국인 간병인/음성변조 : "수준이 너무너무 낮아. 사람이 너무 많다. 이런 방은 (간병인) 두 명 줘야 해."]

한국인 요양보호사들도 있지만 급증하는 노인 환자를 돌보기엔 역부족.

간병 인력의 절반 가까이 외국인들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오셨어요?) 중국이죠. (옆방 간병인은 오래 되셨어요?) 연변 사람."]

국내 체류 자격만 되면 간병 관련 자격증 없이도 요양병원에 취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인 간병인/음성변조 :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일 시키더라 나를. 할 줄 아나, 나 모르는데. (기저귀) 치울 줄 아나, 치울 줄 모르지."]

문제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중국인들의 귀국이 이어져 간병인 구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겁니다.

서울 속 '작은 중국'으로 불리는 대림동 인력시장, 거리 곳곳이 텅 비었습니다.

[인력소개소 사장 : "코로나 때문에 무서워서 (간병일을) 아예 안 하려고 그래요. 간병인협회 사무실도 많은데 거의 다 내놓은 상태예요. 사람들이 없어서."]

간병인 부족은 환자들의 피해로 이어집니다.

환자들의 행동을 더 쉽게 통제하기 위해 약물 사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저 할머니들은 약 줘야겠더라.) 주사 맞자, 왜 콧줄을 빼가지고."]

돌봄의 질은 자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인 간병인/음성변조 : "이제 물리치료 있어. 아이고 힘들어 못살아..."]

적은 간병 인력으로 더 많은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대부분 요양병원은 다인실에서 노인들을 봅니다.

기저 질환자가 많은 만큼 대규모 감염 우려도 큽니다.

대구 코로나 사태 때도 간병인들이 한 번에 여러 병실을 관리하느라 피해를 키웠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대구 코로나 감염 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병실마다 다 간병사가 있는 게 아니었단 말이에요. 한 병실에 6명만 감염시킬 수 있지만, 옆 병실까지 가니까 그 옆 병실에 6명이 또 있을 것 아니에요. 배로 감염시킬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현행법상 요양병원은 환자 40명당 의사 1명, 환자 6명당 간호사 1명 이상을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병인에 관한 규정은 없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왕인흡 김태석/영상편집:성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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