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떠안는 간병’ 바뀌어야…‘공적 간병 서비스’ 도입 시급

입력 2020.10.14 (21:07) 수정 2020.10.1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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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재진은 요양병원에서 정신병약이 남용되는 원인으로 간호, 간병 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중요하게 봤습니다.

일본 등에선 간병을 전문 의료인력이 담당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가족이 도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가 간병 서비스를 건강보험 대상으로 확대하려고 해도 재정과 의료인력 부족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우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파킨슨병이 심해져 요양병원에 들어가려는 노인입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도저히 못 버티시겠어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병원에 다니면 낫지 않을까 해서..."]

가족들은 병원에 가면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환자 가족 : "(집에는) 도우미 분이 오세요. 3시간씩 오시는데 자꾸 (어머니가) 거동을 못 하시니까."]

현재 요양병원에는 공적 간병서비스가 없습니다.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이 큰 역할을 하지만 의사나 간호사 같은 의료인력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빅토르 강/고려인 간병인 : "목욕도 시키고, 머리도 감아. 그냥 여기에서 일하기 좋아 재미있어요.]

좋은 간병인을 만나는 게 노후의 큰 복이지만, 그런 곳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이윤환/안동 복주요양병원 이사장 : "주사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저희들이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서 이렇게 간병인을 많이 투입하는 것이고 고발됐던 곳을 보면 거의 다 간병인들이 없는 곳이에요."]

환자 가족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마련하고 간병비에도 일부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요양, 재활병원은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요양병원 간호사 1명이 평균 10명 넘는 환자를 담당할 정도로 워낙 인력난이 심한 데다, 2조 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 때문입니다.

간병 인력을 늘리리면 처우 개선도 필요합니다.

[방은숙/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조직국장 : "간병 노동자들이 없으면 병원에서 입원 환자를 돌보기가 매우 어려운 조건이잖아요. (간병인들은) 산재보험 적용이 안 돼요. 4대 보험은 물론이거니와..."]

초고령사회를 겪은 일본은 90년대 말부터 보호자가 채용하는 간병인 제도를 폐지하고, 전문 간호인력이 관리하도록 제도를 바꿨습니다.

부족한 인력은 훈련된 외국인 노동자를 직접 양성해 충원하고 있습니다.

[테인 헤이 타/간병실습 미얀마인 : "가족들을 뒷바라지 하려고 일본에서 일합니다."]

미얀마와 베트남 등에서 들어온 연수생들은 간병 실습은 물론 일본어와 문화 교육을 거쳐 병원에 취업합니다.

[남상요/유한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 "제도적으로도 뒷받침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숙련된 인력을 어떻게 양성해서 제공할 것인가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환자와 가족들이 떠안아 온 간병, 공공의 영역에서 관리되지 않으면 존엄한 노후는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촬영기자:김재환/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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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가 떠안는 간병’ 바뀌어야…‘공적 간병 서비스’ 도입 시급
    • 입력 2020-10-14 21:07:55
    • 수정2020-10-14 21: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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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재진은 요양병원에서 정신병약이 남용되는 원인으로 간호, 간병 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중요하게 봤습니다.

일본 등에선 간병을 전문 의료인력이 담당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가족이 도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가 간병 서비스를 건강보험 대상으로 확대하려고 해도 재정과 의료인력 부족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우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파킨슨병이 심해져 요양병원에 들어가려는 노인입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도저히 못 버티시겠어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병원에 다니면 낫지 않을까 해서..."]

가족들은 병원에 가면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환자 가족 : "(집에는) 도우미 분이 오세요. 3시간씩 오시는데 자꾸 (어머니가) 거동을 못 하시니까."]

현재 요양병원에는 공적 간병서비스가 없습니다.

요양병원에서 간병인이 큰 역할을 하지만 의사나 간호사 같은 의료인력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빅토르 강/고려인 간병인 : "목욕도 시키고, 머리도 감아. 그냥 여기에서 일하기 좋아 재미있어요.]

좋은 간병인을 만나는 게 노후의 큰 복이지만, 그런 곳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이윤환/안동 복주요양병원 이사장 : "주사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저희들이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서 이렇게 간병인을 많이 투입하는 것이고 고발됐던 곳을 보면 거의 다 간병인들이 없는 곳이에요."]

환자 가족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마련하고 간병비에도 일부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요양, 재활병원은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요양병원 간호사 1명이 평균 10명 넘는 환자를 담당할 정도로 워낙 인력난이 심한 데다, 2조 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재정 부담 때문입니다.

간병 인력을 늘리리면 처우 개선도 필요합니다.

[방은숙/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조직국장 : "간병 노동자들이 없으면 병원에서 입원 환자를 돌보기가 매우 어려운 조건이잖아요. (간병인들은) 산재보험 적용이 안 돼요. 4대 보험은 물론이거니와..."]

초고령사회를 겪은 일본은 90년대 말부터 보호자가 채용하는 간병인 제도를 폐지하고, 전문 간호인력이 관리하도록 제도를 바꿨습니다.

부족한 인력은 훈련된 외국인 노동자를 직접 양성해 충원하고 있습니다.

[테인 헤이 타/간병실습 미얀마인 : "가족들을 뒷바라지 하려고 일본에서 일합니다."]

미얀마와 베트남 등에서 들어온 연수생들은 간병 실습은 물론 일본어와 문화 교육을 거쳐 병원에 취업합니다.

[남상요/유한대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 "제도적으로도 뒷받침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숙련된 인력을 어떻게 양성해서 제공할 것인가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환자와 가족들이 떠안아 온 간병, 공공의 영역에서 관리되지 않으면 존엄한 노후는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촬영기자:김재환/영상편집:김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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