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진로 `돈보다 수비보장`

입력 2005.11.14 (09:28)

수정 2005.11.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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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계약선수[FA]가 된 일본프로야구 이승엽[29.지바 롯데 마린스]이 협상의 최우선 조건으로 \'수비 보장\'을 내세우면서 현 소속팀인 롯데에 잔류할지, 일본 내 다른 팀으로 이적을 추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승엽은 13일 삼성과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이 끝난 뒤 미토 시게유키[48]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토씨는 다카스 신고, 이시이 가즈히사, 데니 도모리 등 일본 투수들이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할 때 일본내 대리인을 맡은 베테랑 에이전트다.
이승엽은 \"갑자기 법률 대리인을 선임한 것이 아니고 지난 1년간 꾸준히 미토씨과 교감을 가져왔다\"고 말해 FA 협상을 상당히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음을 시사했다.
이승엽의 \'수비 보장\' 전제 조건은 현 상황에서는 이적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바비 밸런타인 감독이 롯데에 잔류하는 이상 이승엽이 계속 수비를 맡을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밸런타인 감독은 올 시즌 136경기 중 120차례 이상 선발 라인업을 바꾸는 이른바 \'바비 매직\'으로 퍼시픽리그 우승은 물론 일본시리즈, 아시아시리즈까지 정복했다.
상대에 따라 선수 기용을 달리하고 또 포지션도 바꾸는 바비 매직은 주전 경쟁을 가속화시켜 내실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이미 후쿠우라 가즈야라는 걸출한 1루수가 건재하고 노장 맷 프랑코까지 외야수에서 1루 전환 가능성이 있는 롯데에서 대부분 지명타자로 출장한 이승엽이 붙박이 1루수를 따낼 가능성은 극히 낮다.
또 이제 좌익수로 전향한지 1년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이승엽이 베니 아그바야니, 사브로, 오쓰카, 프랑코 등이 버티는 외야수보다 더 나은 수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장담하기도 힘들다.
이승엽이 옮길 만한 팀으로 일본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요미우리는 기요하라 가즈히로가 퇴단하면서 현재 1루는 공석이다.
2년간 50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이승엽의 몸값을 감당할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은 가운데 재력에서도 으뜸인 요미우리가 새 둥지로 가장 적당하다.
열쇠는 요미우리가 올 시즌 롯데에서 홈런[30개] 타점[82개] 1위를 차지한 이승엽의 기량을 어느 정도로 판단하고 있느냐다. 조성민[한화]을 비롯, 정민태[현대] 정민철[한화] 등 \'한국 선수들의 무덤\'으로 통했던 요미우리가 다시 한국 선수를 선택할지도 흥미롭다.
일본 잔류를 선언한 이승엽이 계속 마린스 유니폼을 입을지 전혀 다른 옷으로 새 인사를 할지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다. 일단 11월30일까지는 롯데와 우선 협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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