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오 조기 사퇴, ‘신상우 추대설’ 때문?

입력 2005.11.28 (11:00)

수정 2005.11.28 (17:17)

KBS 뉴스 이미지
<b>박 총재 측근 “김응용 사장이 신상우 추대”</b>

박용오 총재측 측근 인사는 28일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당초 박 총재는 내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까지 참관한 뒤 그만 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최근 김응용 삼성 사장을 중심으로 신상우씨 추대설이 나돌자 조기 퇴진을 결심하게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KBO 규약에 명시된 총재 선출절차에 관계없이 특정 구단 사장이 총재 추대를 위해 움직였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프로야구 최장수 커미셔너 박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 구단주총회까지로 4개월이나 남아있었다.
그는 최근까지 8개 구단 구단주들을 상대로 총재자리를 맡아 줄 의사가 있는지 타진해왔고 후임자가 결정된 뒤 내년 3월 WBC이후 깔끔한 \'임무교대\'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박 총재는 지난 21일 가평베네스트골프장에서 벌어진 야구인골프대회에서 `신상우 추대설\'을 처음 확인한 뒤 후임 총재 물색을 포기한 채 조기 퇴임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골프는 치지않고 시상식에만 참석했던 박용오 총재는 김응용 삼성 사장이 단상에 올라 갑자기 `프로야구 위기론\'을 주장, 의구심을 품었다는 것이다.
박 총재측은 \"김응용 사장이 앞뒤 맞지 않게 프로야구가 위기니, 수 년 안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등 발언을 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김 사장이 신상우씨를 KBO 총재로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박 총재는 구차하게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떠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응용 사장은 \'신상우 추대설\'을 부인했다.
야구계 안팎에 폭넓게 퍼져있는 새 총재 추대설에 대해 \"나는 아니다, 추대하지 않았다\"고 짤막하게 대답한 김응용 사장은 \"최근 그 분을 만난 적도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하지만 김응용 사장은 \"요즘 같이 현안이 많을 때 능력있는 사람이 와서 잘 처리하면 좋지 않겠느냐\"며 여운을 남겼다.
이밖에 KBO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형제의 난\' 등으로 물의가 빚으면서 일부 야구인들도 박용오 총재의 조기 퇴진을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국 KBO 사무총장은 \"몇몇 야구인들 중심으로 박용오 총재가 물러날 때가 되지 않았냐는 의견을 제시해 야구계 여론을 총재님께 (직접) 전달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박용오 총재는 그룹 경영권 다툼으로 촉발된 야구계 일부 여론이 부담이 되기 시작한 가운데 `신상우 추대론\'까지 대두되자 후임 총재 물색작업을 포기, 조기퇴진을 결심한 것으로 관측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