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고스톱 치듯 재미있게 200승”

입력 2006.08.29 (22:41)

수정 2006.08.2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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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 치듯이 재미있게 하면 찾아오는 결과이지요”

2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프로야구 최초로 개인통산 200승을 달성한 최고령 투수 송진우(40.한화)는 대기록을 세운 비결에 대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다른 것도 그렇지만 야구도 재미있어야 잘 하는 것"이라며 "고스톱 같이 오락을 한다고 생각하면 1시간 더 일찍 야구장에 나오게 되고 그게 쌓여서 선수생활을 오래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송진우는 "한화와 계약이 끝나는 내년까지 열심히 훈련하고 등판하겠다. 이후 선수생활은 다시 생각해보겠다"며 "3천이닝 투구는 꼭 달성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송진우는 이날 자신의 대기록 달성이 생방송되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깝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음은 송진우와 일문일답.

--`4전5기'하면서 그간 준비한 말을 털어내달라.
▲199승하고 난 뒤 (200승이) 쉽게 될 것으로 믿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안 됐고 방어율만 높아졌다. 동료들도 도와주려고 했는데 못 해서 미안했다. 감독님도 마찬가지고 구단 직원들도 뭔가를 막 준비하는데 결과를 못내서 볼 낯이 없었다. 지금은 홀가분하고 응원하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다.

--오늘 광주구장에 올 때 느낌이 어땠나.
▲요즘엔 전력이 평준화해 맞붙는 선발투수들 가운데 만만한 선수가 없다. 오늘은 2-3점만 주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전병두가 긴장한 듯이 초반에 흔들려서 우리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냈다. 2회에 7점이 나면서 `이겼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꿈 꿨나.
▲난 꿈은 잘 안 꾼다. 애들이 어제 `아빠 잘 던지라'고 전화했다. 이 기회를 통해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 큰 기록이었는데 생방송을 해주지 않은 게 안타깝다. 애들은 아마 핸드폰으로 경기 진행을 지켜봤을 것이다. 현장감은 없었겠지만.

--다음 목표는.
▲200승은 꾸준함이 쌓은 결과다. 선동열, 최동원 등 훌륭한 선배들도 있지만 꾸준함이 낳은 결과로 자긍심을 가진다. 다가오는 기록으로는 2천 탈삼진도 있지만 3천이닝 투구가 가장 해보고 싶은 기록이다.

--후배투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자유계약제도도 생겼고 선수들이 이전보다 금전적으로 상황이 훨씬 낫다. 훈련도 훈련이고 자기관리도 자기관리이지만 무엇보다도 즐기는 맘이 있어야 한다. 재미있어하는 것, 고스톱처럼 오락을 한다는 맘으로 훈련과 경기를 치르면 된다. 재미있어서 천직이라고 생각이 들어야 한다. 즐거우면 1시간 더 일찍 야구장에 나오게 된다. 나도 1997년과 1998년에 6승씩 거두면서 `그만 둬야 되나, 구원투수로 가야되나'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고생을 했는데 즐겁게 하면서 이겨냈다.

--언제까지 선수생활하나.
▲일단 내년까지 한화와 계약이 돼있다. 그 때까지 열심히 하고 나서 다음에 정리를 하겠다. 나도 체력부담을 느낀다. 그 때가 되면 주위 분들의 자문을 얻어 결정하도록 하겠다.

--가족에게 할 말은.
▲같이 계속 살았으니까 당연히 응원을 했을 것이다. 200승을 두고 몇 번 미끄러지니까 모두가 손에 일이 잡히지 않는 모습이었다. 200승을 대전에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아빠 힘내라고 말하는 아들들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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