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이적 거부 ‘후폭풍은?’

입력 2006.08.31 (16:41)

수정 2006.08.3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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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29.토트넘 홋스퍼)의 AS로마 이적이 불발로 끝났다. 두 구단이 합의했는데 그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산통이 깨진 모양새다. 따라서 향후 이영표는 물론 유럽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일단 토트넘에서 이영표의 입지가 걱정이다. 에이전트사인 ㈜지쎈 측은 "토트넘 구단 관계자에게 이적 무산 사실을 알리자 '선수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곧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런 반응이다.
마틴 욜 토트넘 감독이 올 시즌을 위해 카메룬 출신 베누아 아수 에코토를 영입하면서 이영표는 원래 포지션이였던 왼쪽 풀백을 에코토에게 내주고 오른쪽 풀백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오른쪽에는 지난 시즌까지 주전으로 활약했던 폴 스톨테리가 버티고 있다. 게다가 토트넘은 같은 자리에 파스칼 심봉다(위건)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이영표의 이적료로 선수 영입을 해 팀 빌딩 작업을 완성하려던 욜 감독의 계획은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 간 합의 내용을 뒤집고 이적을 무산시킨 이영표가 지난해와 같은 신뢰를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적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두고 일어난 일이라 구단으로서는 대책을 마련할 겨를도 없어 모든 불똥이 이영표에게로 튈 수도 있다.
AS로마에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로마는 이영표의 영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수비수 레안드로 쿠프레를 프랑스 AS 모나코로 임대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로마 구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영표가 종교라는 석연찮은 이유 때문에 이탈리아행을 거부했다'며 논란을 부추기고 했다.
결국 AS 로마행 무산은 이영표 개인에게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향후 유럽 진출을 노리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유럽 3대 빅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의 경우 지난 2002년 안정환의 페루자 복귀 문제로 분쟁이 있었던 데다 이번 일까지 터졌다.
득은 없고 실이 많은 이영표의 'U턴'은 태극전사들의 유럽 도전에 결코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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