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종교·가족 영향 없었다”

입력 2006.08.31 (18:56)

수정 2006.08.3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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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위한 결정..구체적 이유 밝힐 순 없다"

"축구만을 생각했다면 당연히 AS로마에 갔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내 삶과 미래를 생각했을 때 영국에 남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결정에 후회는 없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AS 로마로의 이적을 거부해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이영표(29.토튼햄)가 31일 오후 2기 베어벡호 소집에 응하기 위해 귀국했다. 이영표는 이적 결렬 소식이 국내 팬들을 이렇게까지 놀라게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다음은 이영표와 일문일답.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가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사실인가.
▲종교적인 문제는 절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 알겠지만 AS 로마는 세계 최고의 팀 가운데 하나다. 모든 축구 선수들이 원하는 팀이다. 축구 선수라면 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개인적인 문제였다. 축구만을 생각해야 된다면 이 순간에도 로마에 가는 게 맞다고 본다. 그동안 네덜란드로 갈 때, 영국으로 옮길 때 많은 생각을 해왔다. 눈앞에 놓인 상황만 보는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깊게 생각한다. AS 로마를 포기한다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왜 영국에 남는 게 좋다고 생각했나.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없나.
▲평생 축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그 다음 삶이 있다.
--자녀 교육 문제 등을 감안했나. 가족의 만류가 있었다는 말도 나오는데.
▲교육 문제는 아니다. 가족이란 구성원 중 누군가가 원하는 것을 찾을 때 지원해주는 존재다. 가족의 만류는 없었다. 주변에서 말린 것도 아니다.
--협상 과정에서 대우 문제 등 조건이 맞지 않았던 건 아닌가.
▲협상 전개 과정에서 상황이 바뀐 것은 전혀 없었다. 로마는 매력적인 팀이었고 마음 속에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협상에 응했다. 하지만 계약은 늘 마음이 바뀌는 걸 전제하고 있다. 팬들은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겠지만 선수가 사인을 할 때까지는 계약이 이뤄진 게 아니다. 내가 입장을 번복했다는 건 잘못된 표현이다. 협상의 일부였을 뿐이다.
--이탈리아로 가는 게 부담스럽진 않았나.
▲그런 건 전혀 없었다.
--토튼햄에 남게 됐는데 팀내 입지가 어려워지는 건 아닌가.
▲토튼햄의 마틴 욜 감독은 남기로 했다는 내 결정에 대해 잘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시 한번 질문하지만 종교적 이유가 아니라면 다른 구체적인 이유를 말할 수 없나.
▲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다. 그런 것까지 공개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판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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