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붙어보자’ 수원, 챔프전 진출

입력 2006.11.13 (15:23)


성남의 챔피언 결정전 상대는 수원으로 결정되었다. 수원은 11월 12일 오후 2시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플레이오프 포항과의 경기에서 후반 9분에 터진 백지훈의 천금과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의 승리를 거두었다.

데이터의 상극. 승부는 오리무중

수원과 포항. 단 한 경기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팀이 결정되는 플레이오프인 만큼 두 팀의 승리 의지는 대단했다. 또한 서로의 승리를 자신했다. 그리고 데이터도 상극을 이루며 승부는 오리무중 속으로 빠졌다.

홈 팀 수원은 홈경기에서 패배를 몰랐다. 수원은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7월 15일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 9경기에서 6승 3무를 거두며,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카드 섹션을 벌이며 열띤 응원을 펼친 3만 7천여 명의 수원 팬은 수원 선수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 주었다.

한편 포항은 수원에게 매우 강했다. 올 시즌 펼쳐진 수원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3승을 기록했고, 5골을 성공시키는 동안 단 1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6개월 만에 돌아온 ‘라이온 킹’ 이동국이 지난 5일 후기리그 최종전 울산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골 감각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스타팅 라인업

수원과 포항의 대결에서 승부처가 되는 요소는 미드필더 싸움이었다. 김남일, 송종국, 이관우, 백지훈 등 국가대표급 중앙 미드필더 진영을 자랑하는 수원과 상대로 미드필더 진영에서 세밀한 패스 게임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포항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력한 중앙 장악력을 갖춘 수원 미드필더를 상대로 포항 파리아스 감독이 어떤 전술로 상대할 것인가? 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포항 파리아스 감독이 해결책으로 들고 나온 카드는 포백과 미드필더진 강화였다. 기존의 쓰리백에서 벗어나 김성근. 황재원, 조성환, 이창원의 포백 카드를 들고 나왔고, 이창원은 공격 시 미드필더 진영으로 올라와, 오범석, 황지수, 김기동, 박원재와 함께 중원을 강화했다. 또한 투톱으로 고기구와 짝을 이룬 황진성이 미드필더 진영으로 자주 내려오며, 최대 6명의 선수가 미드필더 진영에 포진되며, 수원의 정상급 미드필더들과 맞상대했다. 수문장에는 정성룡이 선발 출장했다.

한편 수원은 지난 FA컵 4강 고양 전에서 부상당한 김남일의 결장했고, 전술적인 이유로 올리베라가 엔트리에서 빠진 것을 제외하고 베스트에 가까운 전력으로 경기에 임했다. 박호진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곽희주, 이정수, 마토, 조원희가 포백 라인을 형성했다. 미드필더 진영에는 이현진, 송종국, 백지훈, 김대의가 포진되었고, 공격 2선에 이관우가 위치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에는 서동현이 선발 출장했다.

미드필더 싸움이 치열했던 전반전

전반 초반부터 치열하게 펼쳐진 두 팀의 미드필더 싸움은 경기의 백미였다. 비록 서로의 골문을 위협하는 슈팅은 많지는 않았지만, 미드필더 진영에서 팽팽하게 펼쳐진 대혈투는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쪽은 포항이었다. 포항은 전반 20분 이후 박원재와 황진성이 정확한 패스로 수원의 왼쪽 측면을 공략했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오범석도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도왔다.

하지만 수원의 수비도 만만치 않았다. 수원은 조원희와 곽희주가 활발한 오버래핑보다는 수비에 치중했고, 송종국, 백지훈등의 강한 압박을 펼치며 포항 선수들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43분 포항은 수원의 강력한 수비망을 뚫고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김기동의 크로스를 받은 황진성이 문전 앞에 서 있던 오범석에게 헤딩으로 정확하게 연결했고, 볼을 잡은 오범석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문 위로 뜨면서 선취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백지훈의 선취골로 승기를 잡은 수원

후반전 시작과 함께 변화를 가지고 온 쪽은 수원이었다. 포항의 패스 게임에 주도권을 내주며 어렵게 전반전을 마쳤던 수원은 이현진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김진우를 투입하며 중원의 힘을 키웠고,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인 백지훈을 전진 배치하며, 중원에서 많은 공간을 창출했다.

미드필더를 강화한 수원 차범근 감독의 용병술이 효과를 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반 9분 백지훈이 포항 수비수 한명을 제친 뒤 때린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정성룡 골키퍼 손을 스치며 골대를 맞고 들어갔다.

2라운드를 맞은 양 팀 감독의 두뇌 싸움

선취골을 허용한 포항은 이동국을 투입하며 공격의 힘을 불어 넣었다. 이동국은 후반 17분 포스트 플레이로 김기동의 중거리 슈팅을 도왔지만, 박호진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 앞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후에도 포항은 따바레즈를 투입하며 공격의 힘을 불어 넣었다.

한편 수원은 포항의 공세에 제공권이 좋은 이싸빅을 투입하며 수비 안정에 힘을 쏟았다. 그리고 강한 압박은 포항의 수비진의 실수를 유발했고, 빠른 역습은 포항의 골문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후반 27분 포항 황재원이 헤딩 실수로 뒤로 흘린 볼을 가로챈 이관우가 단독 돌파 후, 문전 앞에서 때린 슈팅은 포항 조성환의 태클에 막히면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1분, 1분이 아쉬운 포항은 후반 29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고기구 대신 프론티니를 투입하며, 동점골의 의지를 표현했다. 하지만 수원의 두터운 수비망을 뚫기에는 마무리가 부족했고, 후반 40분 오범석의 스루패스를 받은 따바레즈가 이동국을 향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지만, 이동국에 발에 닿지 못하면서, 동점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결국 수원은 안정된 수비로 포항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1대0의 승리를 거두었다.

포항은 비록 패배를 기록하며 올 시즌을 마감했지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한해였다. 특히 젊은 선수의 발굴과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펼치는 공격 축구는 많은 축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경기를 마친 후 수원 차범근 감독은 “포항에는 무명이지만, 참 좋은 선수가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 팀과 다르게 포항은 기술 축구를 하고, 미드필더가 조직적으로 많이 움직이는 공격적인 팀입니다.” 라며 포항의 올 시즌 보여준 공격 축구에 찬사를 보냈다.

결승전에 안착한 수원은 성남과 2차례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있다. 1차전은 19일 탄천 종합 운동장에서, 2차전은 25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친다.

●수원 차범근 감독 인터뷰

- 오늘 어려운 승리였는데 소감 한 마디 부탁합니다.
어려웠습니다. 하나님께서 큰 선물을 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일단 원했던 플레이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김남일 선수가 부상으로 못 나오면서 팀이 흔들렸고, 어제 송종국 선수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서 걱정을 했는데 잘해줬다고 생각합니다.

- 전술이 다양했는데요.
오늘 4-4-2로 하면서 측면에 김대의와 이현진 선수를 통해서 빠른 공격을 원했지만 포항의 압박이 강해서 우리가 후반에 김진우 선수를 투입하면서 안정을 찾아야 된다고 판단했고 백지훈 선수를 앞으로 전진 배치를 했는데 이것이 잘 맞았다고 봅니다.

- 올리베라 선수가 나오지 않았는데.
가장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결정력도 있고 제공권도 좋은 선수인데 계속 경기를 뛰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서동현 선수를 비롯해서 공격진이 잘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수원 백지훈 선수 인터뷰

- 축하합니다. 승리에 대한 소감은?
저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목표가 강했고 오늘만 승리하면 성남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했습니다.

- 수원 이적 후 계속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데요.
감독님과 선수들이 잘 도와주기 때문인 것 같고, 저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오늘 골이라는 것을 직감했는가.
슈팅을 때렸을 때 느낌이 좋았고 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세레모니도 자연스럽게 너무 좋아서 나온 것입니다.

- 대표팀과 프로 경기와 겹쳐서 상당히 바쁜데.
올림픽도 중요하고 프로 경기도 중요합니다. 모든 시합을 뛸 때마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여기까지 온 만큼 꼭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해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 명예기자 김정현, 윤진식(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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