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7번째-수원 4번째, ‘챔프 별’ 새긴다

입력 2006.11.16 (10:37)

수정 2006.11.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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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 베어벡 축구대표팀 감독이 K-리그 팬들의 따가운 눈총을 외면하며 이란 원정길에 선수 차출을 강행한 파문 끝에 이번 주말 올 시즌 프로축구 '왕중왕'을 가리는 챔피언 결정전이 펼쳐져 쌀쌀한 그라운드에 열기를 불어넣는다.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전기리그 우승팀 성남 일화와 후기리그 우승팀 수원 삼성은 19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챔피언 결정 1차전을 벌인다.
성남 김학범, 수원 차범근 감독의 말대로 한 해 농사를 마무리짓는 중대 일전이다. 더 이상 뒷걸음칠 공간도, 물러설 자리도 없다.
1993-1995년, 2001-2003년 두 차례에 걸쳐 리그를 3연패한 성남은 가슴에 7번째 별을 달겠다며 벼르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달 31일 별세한 고(故) 차경복 감독의 유지를 이어받아 선수단이 똘똘 뭉쳐있다며 3년 만의 정상 복귀를 확신했다.
수원은 1998, 1999년, 2004년에 이어 네 번째 우승을 노린다. 수원은 1996년 챔피언전에서 울산에 진 이후로는 단기전 승부에서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성남도 일화 시절인 1995년 챔피언전에서 포항을 꺾은 경험이 있다. 그외 5차례 우승은 정규리그 성적으로만 결정됐다.
성남은 지난 해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신 적이 있지만 역시 늦가을 잔치에 강한 전통을 자랑한다.

◇ ‘테헤란 차출 파문’ 득실은

베어벡 감독은 15일 테헤란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축구 예선 이란과 원정 경기에 성남의 미드필더 김두현, 골키퍼 김용대와 수원의 오른쪽 풀백 조원희를 데려갔다.
세 명 가운데 조원희만 선발로 나와 후반 41분 조성환(포항)과 교체될 때까지 86분을 뛰게 했다. 김두현과 김용대는 벤치에 앉아 대기했지만 단 1분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수원이 손해를 봤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김두현이 성남의 핵심 전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학범 감독이 느끼는 허탈감이 더 클 수도 있다.
성남 코칭스태프는 '뛰게 하지도 않을 선수를 그렇게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데려갔느냐'며 격앙된 분위기다.
김두현은 이란전에 나오지 않았지만 편도만 10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행으로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이란과 5시간30분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신체 사이클에도 이상이 올 수 있다. 게다가 원정 멤버로 나섰다가 벤치만 덥히다 왔다면 심리적으로도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다.
수원도 나름대로 팀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펼쳐야 할 조원희가 거의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해 체력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분위기 싸움 수원 우위..전력 완성도는 성남 강세

현재 두 팀의 분위기 싸움에서는 후기리그 중반까지 1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벌이며 일찌감치 후반기 우승을 차지한 수원이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수원은 특히 지난 달 14일 '미리보는 챔피언전'으로 열린 성남과 맞대결에서 김대의, 마토, 실바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둬 자신감에 차 있다. 지난 주말 포항 스틸러스와 단판 플레이오프에서도 난관이 예상됐지만 백지훈의 결승골로 깔끔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반면 성남은 후반기에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전력 완성도 면에서는 수원보다 약간 우위에 있지 않느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성남은 부상으로 올 한 시즌을 거의 쉬다시피한 2004년 득점왕 모따가 지난 11일 FC서울과 플레이오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킬러감각을 회복한 데 기대를 걸고 있다.
피로가 누적된 플레이메이커 김두현의 컨디션이 관건이지만 공격라인에서 득점 1위 우성용을 조커로 투입할 만큼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수원은 국내 최강의 허리 진용을 구축하고 있지만 1선 공격진의 화력에서는 성남에 떨어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전반적으로 1차전 판도는 성남의 전방 화력과 수원의 허리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챔피언 결정 1차전 안내(19일)
성남-수원(14시.탄천종합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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