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화력 vs 수원 허리 ‘예측 불허’

입력 2006.11.17 (11:04)

수정 2006.11.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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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허’

19일 오후 2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지는 프로축구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챔피언 결정 1차전 성남 일화-수원 삼성전 얘기다.
일반적인 전망으로는 성남의 무차별 화력과 수원이 자랑하는 막강 허리의 대결으로 압축해보곤 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늦가을 잔치'에 접어들면서 주축 선수의 부상, 대표팀 차출 문제에다 두 팀의 분위기 싸움, 서포터스의 장외 전쟁까지 '복합 변수'가 끼어들어 챔프전 양상을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개속 승부'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남일-김두현의 '컨디션 시계는'

수원 허리의 핵 김남일은 지난 8일 FA컵축구 준결승 고양 국민은행전에서 왼쪽 골반 근육을 다쳤다. 12일 포항 스틸러스와 플레이오프에 결장했다. 그 때도 무리해서라도 나가겠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차범근 수원 감독은 챔피언 결정전을 염두에 두고 그를 벤치에만 앉혀뒀다.
김남일은 러닝을 다시 시작했다. 아직 볼은 만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엔트리에 포함될 전망이다. 관건은 어느 정도 컨디션을 되찾느냐에 달려있다.
좀 과장해서 '성남 전력의 50%'라는 말까지 듣는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은 편도만 10시간이 넘는 장기 비행을 하면서 이란 테헤란을 다녀왔다.
게다가 15일 이란전 직전에 발가락을 다쳐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김두현은 16일 인천공항에 돌아와서는 "몸 상태는 괜찮다. 챔피언전을 기대해보라"고 했다. 그래도 중대 일전 사흘 전의 장시간 원정이 부담이 되지 않을 순 없다.
올 시즌 대표팀, 소속팀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전 경기를 소화하다시피 한 김두현은 이미 피로가 누적돼 있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11일 FC 서울과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에도 "사실 두현이는 정상적으로 뛸 수 있는 몸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김남일, 김두현의 컨디션 시계에 두 팀의 운명이 달려있다.

◇막강 스리톱과 허리 '허점은 있다'

성남은 모따, 이따마르, 네아가의 용병 스리톱(3-top)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2004년 K-리그 득점왕 모따가 킬러 감각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게 김학범 감독의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이따마르, 네아가도 최소한 제 몫은 해주고 있어 성남의 공격진은 올리베라, 실바가 버틴 수원보다 한 수 위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성남 스리톱에도 약점은 있다. 바로 흥분을 잘 하는 스타일의 선수들이라는 점.
모따와 이따마르는 플레이 스타일이 다소 과격한 편인데다 큰 경기에서 지나친 신경전을 벌이다보면 '작은 일' 때문에 낭패를 볼 수도 있는 노릇이다. 포르투갈 리그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뛰다 돌아온 모따는 "K-리그에 복귀하고 나니까 플레이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더라. 나름대로 잘 참으면서 뛰고 있다"고 알듯 말듯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
수원은 상대적으로 무딘 창끝이 고민.
하지만 두 용병과 달리 자유롭게 문전을 휘젓는 스타일의 김대의가 '성남 킬러'라는 점은 강한 고리다. 2001-2003년 K-리그를 3연패한 성남의 우승 청부사 역할을 한 김대의는 수원으로 이적한 이후 성남전에서 무려 7골을 몰아넣고 있다. 올 시즌에도 지난 4월 첫 대결 결승골에다 지난 달 14일 3-0 대승 당시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이적생 듀오' 백지훈-이관우가 출격하는 수원의 미드필더진은 김남일의 출전 여부를 떠나 국내 최강이다.
수원은 중원의 '옵션'이 여러가지다. 김남일이 빠지면 김진우가 들어오거나 송종국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와 박스 형태의 허리진용을 구축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원의 허리는 전방 투톱이 느리기 때문에 스피드를 동반하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다. 이관우가 쇄도형으로 자주 침투하지만 자칫하면 성남 수비진에 공격 루트를 읽힐 수도 있다.

◇세트플레이 수원 우위..역습은 성남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수원은 세트플레이로 6골을 뽑았다. 성남은 2골.
수원은 세트피스를 소화해낼 요원이 다양하다. 장거리 찬스라면 팀내에서 가장 강력한 킥을 자랑하는 크로아티아 용병 마토가 나서고 중거리에서는 각도에 따라 오른발 이관우, 왼발 백지훈의 킥이 가능하다. 반면 성남은 김두현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역습은 성남이 강해 보인다. 스리톱의 좌.우 측면 모따, 네아가의 스피드가 뛰어나고 교체 멤버로 남기일 등을 투입할 경우에도 순간적인 역공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원은 데니스를 조커로 쓸 수 있지만 그다지 효과를 많이 보진 못했다. 서동현, 이현진 등 젊은 피의 활약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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