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형칠 가족 오열 “이렇게 떠나다니…”

입력 2006.12.14 (11:13)

수정 2006.12.14 (11:14)

"승마 국가대표 선수이자 교육자였던 형님은 어머니의 아들, 두 자녀의 아버지,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사셨습니다"
故 김형칠 선수의 동생 김재칠(45)씨는 14일 서울 송파구 풍납2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유족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던 중 끝내 흐르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준비한 인사말을 차분하게 낭독하던 김씨는 "불의의 사고로 떠나신 형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무너지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울먹이면서 "남은 가족들은 더욱 열심히 살아가고 아버지를 잃은 어린 조카들을 잘 보살펴 고인 못지 않게 훌륭하게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7일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종합마술 크로스컨트리에 출전했다가 장애물에 넘어진 자신의 말에 깔려 숨진 김형칠 선수를 하늘로 떠나 보내는 영결식장은 비통함으로 가득했다.
김형칠 선수의 어머니 마정례(73)씨 등 유족은 물론 대한체육회의 많은 이들이 참석해 한 평생을 승마 발전에 헌신한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마정례씨는 갑작스럽게 아들을 잃은 슬픔에 영결식 내내 두 손을 꽉 쥐고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면서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김형칠 선수의 부인 소원미(42)씨도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 김민섭(10)군의 손을 잡고 헌화를 하던 중 눈물을 쏟아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안덕기 승마협회장은 고인의 약력을 소개하면서 "고인은 국가대표로 20여차례나 국제대회에 출전한 화려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승마 선수로서 마지막까지 목표를 달성하려 했던 높은 정신이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아시안게임 경기를 마치고 전날 오후 빈소를 찾은 승마 국가대표 선수단은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고 김형칠 선수가 가르쳤던 후배 및 제자들도 영구(靈柩)를 들어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안타깝게 세상을 뜬 김형칠 선수가 30년 넘게 순수한 열정으로 승마에 쏟은 숭고한 정신은 남은 사람들의 마음에서 다시 살아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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