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해 한국 스포츠계를 떠들썩하게 한 우리은행 농구단, 박명수 전 감독의 선수 성추행 파문, 기억하실 겁니다.
KBS 취재결과 추가 피해자가 있었지만 구단이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재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미국 전지훈련 도중 한 선수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들여 성폭행하려 했던 박명수 감독.
법정에서 집행유예, WKBL에서는 영구 제명을 당했고 그렇게 박감독 사건은 마무리됐습니다.
그러나 사건 발생 1년 여만에 박감독 사건의 추가 피해자가 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XX이가 울면서 중국 전지훈련가서 울면서 얘기한 거지 그러니까 침대에서 팔짱끼고 옆에 누워 보라고 그러대래요, 방으로 불러서 그런거죠 너 왜 이렇게 떠냐 내가 너한테 뭐 하냐 그런말 자체가 이상한 거잖아."
더욱 놀라운 것은 피해자가 하나 둘이 아니라는 동료선수들의 증언입니다
<인터뷰> "진짜 너한테도 그랬어 하니까 나한테도 그럴라고 그랬어 그랬어요. 감독이 그렇게 시킨대요. 호텔 방으로 불러서 바로 벗으라고 선수 전화에 박명수 감독 번호로 문자 찍혔는데 오늘 밤에 와라 너의 벗은 몸을 보고 싶다."
한 선수는 감독의 요구를 견디다 못 해 운동을 그만두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은행 구단은 취재팀의 사실확인 요구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녹취> (박명수 감독 당시 추가 피해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내용을 아십니까?) "...."
구단은 선수 인권 보호대신 모기업 이미지를 위해 사건 은폐를 선택했습니다 .
<인터뷰> "절대 얘기하지 말고 뭐 하여튼 그런 얘기 입밖으로 나가는 일 있으면 가차없이 잘라 버리겠다. 그런 식으로 말하죠," (협박이네요) "네 협박이에요."
우리은행 사태는 지난 달 시사기획 쌈에서 충격적인 성폭력 실태를 보도한 이후에도 여전히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스포츠계의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최근 대한체육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전면적인 성폭력 실태 조사를 위한 협약서까지 체결했지만 실질적인 선수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정착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KBS 뉴스 정재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