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전진 기지, 한국으로 한국으로!

입력 2008.04.27 (15:13)

수정 2008.04.30 (12:47)

한국이 2008 베이징올림픽 메달 사냥의 전초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개최 도시인 베이징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기후도 비슷한데다 인프라가 잘 갖춰져 해외 선수단의 전지훈련지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이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까지 전훈 유치에 발벗고 나서면서 한국을 찾는 해외 선수단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해외 선수단의 방한은 대회 개막이 가까워지면서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가자 한국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지난 달까지 총 44개국 109개 팀, 2천863명의 전지훈련단을 유치했다.
이미 지난해만 대표팀과 일반 중.고교 및 실업.프로팀 등을 모두 합해 8개 지자체에 12개 종목, 22개국 44개 팀, 931명의 해외 선수단이 한국을 다녀갔다.
이중 태권도, 양궁, 수영, 사격, 육상 등 16개국 21개 팀 316명의 대표 선수단이 인천, 충북, 경남, 강원, 제주 등 5개 지자체에서 땀을 쏟았다.
올해는 이미 훈련을 마친 선수단까지 포함해 총 18개 종목에서 22개 국가의 66개 팀, 1천612명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대표팀은 15개 종목, 18개 국가 43개 팀, 654명이다.
과테말라는 태권도 대표팀이 지난 달 16일부터 2주 간 부산 동아대 체육관 등지에서 전지훈련을 했고 오는 7월에는 수영과 육상, 유도, 레슬링, 역도 등 11개 종목의 국가대표팀이 부산에 전훈 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그리스, 네덜란드, 오만 태권도팀과 칠레 배구팀 등은 6월부터 속속 전북을 찾아 우석대와 전주대, 전주실내체육관 등에서 훈련하기로 했다.
제주에는 수영과 철인3종 선수들이 몰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만 일본(수영), 우크라이나(육상), 미국, 영국, 스위스(이상 철인3종) 등 6개국 4개 종목의 대표팀 선수 131명이 훈련하고 돌아갔다.
올해는 독일, 뉴질랜드, 일본, 스위스, 영국 등의 철인3종 선수단과 일본, 독일의 수영 선수단 등 총 8개국 3개 종목, 390명이 추가로 전지훈련을 위해 제주도를 찾게 된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올 여름 네덜란드 대표팀의 '미니 선수촌'이 될 전망이다.
조정, 카누, 남녀 사이클, 펜싱, 태권도, 양궁, 철인3종, 산악자전거, 배드민턴 등 9개 종목의 네덜란드 국가대표 선수단 80여 명이 7월부터 전지훈련을 하기로 예약했다.
현재 5개 지자체가 14개 종목, 6개국 24개 팀, 213명의 전지훈련을 더 유치하기 위해 협의 중이어서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찾는 선수단 해외 선수단 규모는 갈수록 늘 전망이다.
◇왜 한국인가?
일단 한국은 베이징과 기후 여건이 비슷하고 시차도 1시간 밖에 나지 않아 현지 적응을 겸한 마무리 담금질 장소로 제격이다. 대기 오염 등 중국 내 열악한 환경도 무관하지 않다.
태권도, 양궁 등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한 종목 외에도 육상이나 철인3종, 사이클 등 실외경기 종목에 해외 선수단이 몰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대부분 올림픽 개막에 맞춰 한국에서 최종훈련을 하다 바로 베이징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항공편도 많아 접근성이 좋다는 것도 해외 선수단의 '한국행 러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게다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구축한 인프라도 해외 선수단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전훈단 유치를 위한 각계의 노력도 한 몫 하고 있다.
우선 한국관광공사는 한국에 대한 소개와 각 지자체의 훈련 및 숙박 시설 등의 정보를 담은 영문 홍보 책자를 제작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대한체육회장의 서신을 곁들여 올 1월 204개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보냈다.
춘천시는 이후 각국 NOC에 '강릉을 전지훈련장으로 활용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문을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5개국어로 작성해 또 발송했다.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대전시의 경우 해외 선수단에 공공체육시설 사용료를 전액 면제해 주고, 관광호텔급 이상의 숙박비도 정상 가격의 50%까지 할인해 주기로 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체육시설이 아직 100%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수익을 내겠다기보다는 지자체의 이미지 제고와 한국의 문화 및 관광상품 등을 알리기 위해 전훈단 유치에 대한 관심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2 한.일 월드컵 때 일본의 지자체들은 좋은 조건을 내걸며 참가국의 캠프 유치 경쟁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덜한 것 같다. 아직 정확한 집계는 안 됐지만 물가 등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일본보다는 한국을 찾는 해외 선수단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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