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동점골’ 김근환, 베이징행 예약

입력 2008.07.16 (22:01)

수정 2008.07.1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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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대학생 올림픽 축구대표 명맥 내가 잇는다'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김근환(22.경희대)이 무난한 수비력에 득점포까지 뿜어내며 베이징행 가능성을 밝혔다.
김근환은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과테말라 성인대표팀과 평가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11분 시원스런 동점포를 쏘아 올렸다.
지독한 골 가뭄에 시달리던 박성화호에 청량음료처럼 갈증을 풀어주는 득점포였다.
후반 들어 만회골을 넣으려 한국이 공세를 이어가던 가운데 후반 11분 김근환은 오른쪽 코너킥 찬스에서 공격에 가담했다.
김승용의 코너킥이 올라오자 과테말라 수비수들이 한국 공격수를 막기 위해 모두 골문 앞으로 전진하던 사이 볼은 날카롭게 휘어지며 페널티킥 지점에 뚝 떨어졌고 그곳에 김근환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슴으로 침착하게 볼을 몸 앞에 떨어뜨린 김근환은 그대로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고, 발등에 제대로 얹힌 볼은 과테말라 골문 왼쪽 구석으로 파고들었다.
경기 내내 과테말라 골문을 두드리던 박성화호 공격수들이 결정력 부족으로 골문을 열지 못하자 수비수 김근환이 '골 넣는 수비수', 즉 해결사로 나선 것이다.
김근환이 당황하지 않고 어느 공격수보다 깔끔하게 골을 뿜어낼 수 있었던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키 192㎝의 꺽다리임에도 100m를 11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까지 갖춘 그는 고교 시절까지 중앙 공격수로 뛰었고 대학에 와서도 수비수와 공격수로 수비수로 뛰어 온 멀티플레이어다.
지난해 말 최종예선 마지막 2경기를 치르는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김근환은 후반 교체요원으로만 활약했지만 올 초 스페인 동계 전지훈련과 최근 소집 훈련을 거치며 기량이 급성장했다는 평가다.
중앙 수비수이지만 공중볼 경합능력이 뛰어나 고공전이 필요할 때 공격수로 써볼 생각으로 김근환을 발탁한 박성화 감독은 베이징 최종엔트리를 고르기 전 마지막 시험대인 이날 평가전에서 김근환을 중앙 수비수로 전격 기용했다.
김근환은 김진규(서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전반에는 선제골을 내주는 상황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후반 들어 강민수(전북)와 수비벽을 쌓으며 안정적으로 최후방을 지켜냈고, 한국의 2-1 역전승에 디딤돌을 놓는 동점골을 뽑아내며 박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특히 김근환은 이날 활약으로 올림픽에 갈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김근환이 베이징에 간다면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명맥이 끊긴 대학생 대표가 나오게 된다.
김근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잘 하려는 것보다는 열심히 하려고만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이 개인 플레이보다는 조직적인 플레이를 주문하셨다. 드리블보다는 쉽게 쉽게 패스 연결을 하라고 하셨다"면서 "골을 넣은 것까지는 만족한다. 하지만 내 장점인 공중볼 장악 등은 부족했다. 실점 상황에서는 골키퍼와 사인이 맞지 않았다"고 아쉬움도 전했다.
하지만 김근환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부름만 기다리고 있다. 욕심은 베이징까지 가고 싶다"며 올림픽 출전에 대한 꿈도 드러냈다.
지난해 대표팀에 올 때만 해도 '참고사항' '예비카드' 실험용' 선수였던 김근환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올림픽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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