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KBS 이사회가 사장 해임 제청안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수백명의 사복 경찰을 회사 안으로 진입시켰습니다.
유례없는 공권력 남용에 KBS 노사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폭력으로 짓밟는 상황이라며 언론자유 수호차원에서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오수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사회가 열린 오늘 오전, KBS 본관 회의실 주변에 3백명이 넘는 사복 경찰이 배치됐습니다.
이사회를 앞두고 KBS 유재천 이사장이 경찰에 전화를 걸어 회의를 방해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이사회 소집에 반대하던 노조원 등 백여명은 경찰의 과잉 대응에 거세게 항의하며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양 측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면서 노조원들이 잇따라 부상을 입었고 노조원을 제지하던 KBS 청원경찰이 실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또 이사회가 열리기 전부터 일일이 출입자 신분을 확인하는가 하면 모두 2천5백명의 경찰 병력을 KBS에 배치했습니다.
KBS 노사는 경찰의 이 같은 경찰력 투입이 공권력의 유례없는 폭거라며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노조는 경찰력이 투입된 건 1990년 방송 민주화 투쟁 이후 18년 만의 일이라며 이는 방송의 독립을 짓밟는 만행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측도 경찰력 투입은 비상사태를 제외하고는 경영진이 직접 요청할 때만 가능하다며 관련 책임자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어젯밤 KBS앞에서 '공영방송 사수' 촛불시위를 벌이던 최상재 전국언론노조위원장 등 24명을 기습적으로 연행해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