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부인 “남편 눈매 무서운 줄 몰랐어요”

입력 2008.08.12 (18:16)

50m 권총에서 한국 사격이 16년을 갈구했던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진종오(29.KT)의 통쾌한 승리 뒤에는 친구같은 아내 권미리(26)씨가 있었다.
2006년 12월 진종오와 결혼한 권씨는 12일 남편을 응원하러 친척 언니.동생과 함께 베이징에 온지 닷새가 지나도록 경기장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한국 방송을 틀어주는 한 식당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연합뉴스와 가진 통화에서 긴 말 대신 "너무 좋았죠 뭐"라면서 "그러나 울지는 않았다"고 간단히 답했다.
늘 합숙훈련을 하는 남편을 둔 탓에 결혼후에도 같이 있는 날 만큼이나 떨어져 있은 날이 많았다. 그는 "결혼하고 같이 산 날이 많지 않아서 늘 보고 싶은 사람"이라고 애틋한 감정을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내조를 하느냐'는 물음에 권씨는 남편을 항상 마음 편하게 해 준 것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심적인 부분이 신경쓰여서 국내 대회 등에서 잘해도 잘했다고 하지 않고, 못해도 왜 못했느냐고 묻지 않았다"며 "오늘도 경기 전에 전화로 `잘 놀다와'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는 곳 마다 `이번엔 금메달 따야지' 소리에 숨이 턱턱 막혔던 진종오에게는 그 이상 내조가 없었다. 보통은 큰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가족의 원정응원을 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진종오는 오히려 권씨더러 와서 응원해달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권씨는 오늘 진종오에게서 평소 못보던 모습을 봤다고 했다.
그는 "처음 만날 때 운동선수 같지 않고 너무 편하고 순진해 보여서 좋았고, 살면서도 늘 웃고 장난기도 많은 남편이었는데 오늘 TV로 경기하는 걸 보니 완전 딴 사람 같았다"며 "특히 눈매가 그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며 웃었다.
권씨는 남편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줄 것이냐는 물음에 "그동안 주위의 기대가 크고 그 때문에 부담도 컸기에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들었을 텐데 너무 수고 많았다고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종오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금메달 따면 더 바빠진다는데 걱정"이라며 "남편이 낚시를 좋아하니까 바다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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