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예선 탈락, 시간 부족 아쉽다”

입력 2008.08.15 (21:15)

수정 2008.08.1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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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만 일찍 돌아왔더라면 좋았을텐데..."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을 전담 지도하는 노민상 수영대표팀 감독은 제자가 15일 저녁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1,500m 예선 통과에 실패하자 아쉬움 속에 이 말을 계속 되뇌었다.
도하아시안게임 직후인 지난해 초 태릉선수촌을 나가 개인훈련을 선택한 박태환이 대표팀 합류를 결정하면서 노민상 감독에게 돌아온 것은 지난 2월 말.
몸 상태가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박태환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기초 지구력부터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노 감독은 24주 훈련 프로그램을 짠 뒤 장거리 선수에게 필수인 지구력 담금질에 총력을 기울였고 박태환이 지난 10일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5개월의 훈련 기간은 자유형 400m를 뛰는 데는 통했지만 1,500m까지 적용되지는 않았다.
절대적인 훈련 시간의 한계에 부딪치고 만 것이다.
수영 지도자들은 보통 1,500m를 뛰기 위한 지구력 훈련 기간을 6개월로 잡고 있다. 지구력만 이 정도로 잡고 이후 스피드 훈련까지 한 달 가량 해야 정상적으로 실전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박태환은 딱 2개월이 모자랐다. 노민상 감독의 아쉬움은 여기에 있다.
가장 메달 가능성이 높은 400m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했기 때문에 1,500m 레이스를 펼치면서 끝까지 지구력을 잃지 않기 위한 지구력 훈련은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대회 중간에 단거리 종목인 자유형 200m를 하면서 리듬이 깨졌다는 것도 실패의 원인이었다.
또 한가지 있다. 바로 경험 부족이다. 박태환이 롱코스(50m) 수영장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1,500m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여섯번째다.
2005년 마카오 동아시아게임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범태평양수영대회와 도하아시안게임,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일본국제수영대회까지 다섯 차례가 전부였다.
게다가 작년 8월 일본국제수영대회 이후 1년 동안 1,500m를 뛰어본 적이 없다. 작년 11월 경영월드컵 시리즈에서 3차례 뛰었지만 모두 쇼트코스(25m) 대회였다. 실전 감각이 그만큼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조 편성도 불운했다. 박태환이 전체 5개 조 가운데 3조에서 뛴 뒤 4조와 5조의 선수 16명은 자신이 결승에 올라갈 수 있을 기록을 이미 파악한 뒤 레이스를 폈다.
마치 작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때와 비슷했다. 당시 박태환은 7개 조 가운데 5조를 배정받아 물살을 갈랐지만 6조와 7조 선수들이 이미 앞 조의 기록을 파악한 뒤 레이스를 펼치는 바람에 박태환은 아쉽게 9위로 밀려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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