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1500m 꾸준한 훈련만이 살길

입력 2008.08.16 (00:06)

수정 2008.08.16 (06:55)

벌써 3번째다.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또 자유형 1,500m에서 결승 진출은 고사하고 자기 기록을 줄이지도 못하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14분55초03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이후 자유형 1,500m는 3번째 도전이다.
첫번째는 작년 3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였다. 2개월 간의 짧은 '벼락치기' 훈련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1,500m에서는 15분03초62에 그치며 예선 탈락했다.
이어 8월 일본 지바에서 '프레올림픽' 성격으로 열린 일본국제수영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세계대회 이후 박태환은 발바닥 티눈 치료를 위해 한 주 정도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퇴원하고 나서도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느라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다.
결국 박태환은 세계선수권대회보다는 나아졌지만 14분58초43로 자기 기록을 줄이지 못했다.
이유는 절대적인 훈련량 부족이다. 박태환 본인은 이날 기록 실패 이후 "훈련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문제"라고 했지만 노민상 감독은 "어차피 기대를 하지 않았다. 1,500m까지 바라보기에는 너무 짧았다"고 분석했다.
5개월의 집중 훈련이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데는 충분할 수 있지만 1,500m까지 소화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자유형 1,500m는 육상에서 마라톤과 같은 종목. 잠시라도 훈련을 쉬면 지구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날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결승에 안착한 그랜트 해켓(호주)은 작년 3월 세계대회 이후 절치부심하며 훈련에만 매진해왔다.
8월 일본국제수영대회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에게 또 진 뒤 해켓은 "나는 나아지고 있지만 상대는 기록이 오히려 나빠졌다"고 했다.
이번 대회를 마친 박태환은 굵직한 대회로는 내년 7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가장 먼저 앞두고 있고, 2011년 중국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치르면 2012년에는 런던올림픽에 출전한다.
물론 19살 대학교 1학년인 박태환은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고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만큼 즐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실패 뒤 '아쉽다'는 얘기를 수차례 반복한 박태환이 성공의 기쁨을 누리려면 꾸준한 훈련만이 유일한 열쇠라는 점을 다시 한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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