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페이스 잃어 경기 꼬였다”

입력 2008.08.15 (22:19)

수정 2008.08.1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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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은 15일 저녁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500m 예선을 마치고 멋쩍은 웃음만 흘렸다.
3조에서 뛰었기 때문에 4, 5조 경기가 아직 남았지만 자신의 최고기록 14분55초03보다 10초 이상 뒤지는 15분05초55로 골인하며 결승 진출 실패를 예감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박태환은 16위에 그쳐 예선 탈락했다.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낸 박태환은 "초반에 옆 레인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갔어야 했는데 많이 떨어졌고 후반에도 많이 처졌다"며 "내 기록을 당긴다는 목표로 최선을 다했는데 (선두권과) 차이가 계속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페이스를 잃어 경기가 꼬인 것 같다. 지구력을 유지하기 위해 훈련도 많이 했지만 내 기록이 안 나왔다"며 "1년 만에 1,500m를 뛰어서 감각이 떨어진 것도 있고 페이스를 잃고 나니 후련하게 경기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답답했던 것도 패인"이라고 덧붙였다.
또 "많이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기대에 어긋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훈련을 더 잘해서 다음 경기에서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했다.
그는 레이스에서 조금 변한 게 있었다. 평소 경기를 뛰기 전 음악을 듣기 위해 항상 착용하는 헤드폰이 없었다. 박태환은 "숙소에서 깜박 잊고 안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박태환은 이날 경기에서 발견한 단점을 묻자 "턴도 그렇고 페이스 조절 능력도 올림픽에 나오는 다른 선수들과 경쟁할 만큼 실력이 안된다"고 했으며 400m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400m에 자신감을 가진 것은 맞는데 200m뿐 만 아니라 1,500m까지 최선을 다해서 했다"고 답했다.
또 "변명일 수도 있는데 감기기운이 조금 있었고 2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 조금 심해졌다. 국민 여러분게 웃음을 선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경기를 끝으로 베이징올림픽을 마무리한 박태환은 마지막으로 "저를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 그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나왔다. 1,500m는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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