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전 전승 금 명장, 두산 9연패 한숨

입력 2008.08.26 (22:11)

수정 2008.08.2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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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에서 야구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국민 감독' 반열에 오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경문 감독이 귀국하자마자 최악의 날을 맞았다.
김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3-4로 무릎을 꿇었다.
베이징올림픽 직전까지 8연패를 당한 터라 이날 패배를 더해 9연패.

2004년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이 9연패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엔 8연패가 최다였다. 김 감독이 이끈 두산은 2005년 6월28일 잠실 롯데전부터 7월8일 잠실 삼성전까지 8번을 잇따라 진 적이 있을 뿐이었다.
9연패의 고통은 올림픽 금메달로도 보상하기 힘들만큼 크고 깊었다.
경기 전 8연패 입장이던 김 감독은 "두산이 8연패를 당하니까 하늘이 너무 찌그러트렸다고 생각했는지 (베이징에서는) 나를 도와준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하늘은 다시 심통을 부리기 시작한 걸까.
경기 내용은 더욱 쓰라렸다.
김 감독이 이끈 야구대표팀은 베이징에서 미국, 중국, 캐나다전에 이어 쿠바와 결승전에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13일 미국전과 16일 일본전 등에선 역전승 감격도 누렸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1회 초 홍성흔의 3점 홈런으로 3-0으로 앞서다 2회 말 1점, 7회 말 3점을 내준 끝에 3-4, 1점차 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7회 말 SK 김재현이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는 장면은 이승엽이 22일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역전 투런포를 치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1회와 3회 두산 선발 랜들에게 번번이 삼진을 당한 김재현은 6회 2루타를 치며 타격감을 찾더니 2-3으로 끌려가던 7회 2사 2, 3루에서 두산 두 번째 투수 임태훈의 공을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에 맞는 2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었다.
이승엽은 22일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2, 4, 6회 삼진 2번과 병살타 1번을 쳤지만 2-4로 끌려가던 8회 말 1사 1루에서 극적인 투런포로 4-4 동점을 만들며 6-2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의 말도 22일 일본전 승리 후 김경문 감독이 했던 말과 비슷했다.
김성근 감독은 "김재현이 앞선 타석에서 두 번 삼진을 당했지만 하나 해주리라고 믿었는데 결정적인 걸 쳐줬다"고 전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던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졌지만 잘싸웠다"고 쓰라린 마음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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