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대포’ 이승엽(32.요미우리)의 방망이가 결정적인 순간 또 폭발했다.
이승엽은 24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제2스테이지(6전4선승제) 3차전에서 2-3으로 뒤진 6회말 2사 2,3루에서 주니치 선발 가와카미 겐신으로부터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3점홈런을 터뜨려 5-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그럼에도 요미우리는 도요타-크룬-야마구치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무너지며 5-5 동점을 허용해 연장 12회에 접전 끝에 다잡은 승리를 놓치고 비기고 말았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3점홈런을 살리지 못하고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덕에 제2스테이지에서 1승 프리미움을 안고 시작해 2승1패1무를 기록,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일본시리즈에 진출해 대망의 우승컵을 바라보게 됐다.
반면 주니치는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해야만 일본시리즈에 오르게 된다.
양팀이 3승1무3패로 동률일 경우 정규리그 1위팀인 요미우리가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큰 경기, 결정적인 순간일수록 '한 방'이 빛나는 이승엽이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경기였다.
이승엽은 주니치 에이스 가와카미를 상대로 2회 첫 타석에서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5회 두번째 타석에서도 느린 커브에 헛방망이를 돌리고 말았다.
유난히 컨디션이 좋아 보였던 가와카미는 3회말 쓰루오카 가즈나리에게 중월 1점홈런을 맞았지만 5회까지 삼진 6개를 뽑는 등 2안타 1실점으로 빼어난 피칭을 보였다.
주니치는 마운드의 우세속에 4회초 와다 가즈히로의 2점홈런으로 역전시킨 뒤 이바타 히로카즈와 다니시게 모토노부의 연속 2루타가 이어져 3-1로 앞섰다.
끌려가던 요미우리는 6회말 대타로 나선 선두타자 기무라 다쿠야의 내야안타와 가메이 요시유키의 2루타로 무사 2,3루의 찬스를 잡았다.
이어 와키야 료타의 유격수 내야안타로 1점을 만회한 요미우리는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과감한 더블스틸을 성공시켜 무사 2,3루의 역전 찬스를 이어갔다.
하지만 믿었던 3번 오가사와라 미치히로가 1루 땅볼, 4번 알렉스 라미레스는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 모처럼 잡은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졸지에 2아웃 2,3루로 돌변한 상황에서 타석에 나선 이승엽은 초구 볼을 거른 뒤 2구째 바깥쪽 낮은 포크볼을 걷어올려 좌중간 스탠드 중단에 꽂히는 120m짜리 3점포를 쏘아 올려 단숨에 5-3으로 역전시키며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그러나 주니치는 8회초 용병 4번타자 타이론 우즈가 솔로홈런을 날려 4-5로 따라붙은 뒤 9회초 다니시게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이승엽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으로 돌아섰고 5-5로 맞선 11회말에는 주니치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의 고의성 짙은 볼넷으로 걸어나가 4타수 1안타,1볼넷을 기록했지만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포스트시즌에서 파괴력 높은 장타력을 과시했다.
시리즈 성적은 13타수 3안타로 타율 0.231이지만 홈런 두 방으로 4타점을 기록했다.
반면 주니치의 1번 타자 겸 우익수로 나선 이병규는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1회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아웃된 뒤 3회 삼진을 당한 이병규는 5회 2루 땅볼, 7회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5-5로 맞선 9회 2사 2루에서는 2루 땅볼, 연장 11회초 2사 1,3루에서는 2루 땅볼에 그쳤다.
요미우리와 주니치는 25일 오후 6시 도쿄돔에서 4차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