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투수 케니 레이번(34)과 두산 베어스의 왼손 강속구 투수 이혜천(29)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로 나선다.
한국프로야구 첫해인 지난해 17승8패와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하며 SK의 에이스 구실을 했던 레이번은 올해 부진과 불운으로 기대에 못미쳤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에이스 본색'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올해 평균자책점 3.30과 5승(3패)을 거두는 데 그친 레이번은 던질 때마다 타선이 터져주지 않는 등 불운도 따랐지만 레이번 자신도 압도적인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올해 SK가 돌려보낸 외국인 투수 3명보다는 나았지만 올해 26차례 선발 등판 가운데 7이닝 이상을 던진 게 3차례에 불과한 데서 보이듯 한 경기를 확실히 책임지는 '외국인 에이스'는 아니었다.
1차전 선발 투수의 영광을 안았던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달리 올해는 김광현과 채병용의 뒤를 잇는 3선발에 만족해야 할 처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호투하고도 승리와 인연을 쌓지 못했다. 1차전과 5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2경기에서 12이닝을 던져 2실점(평균자책점 1.50)으로 막았지만 1패만을 떠안았다.
올해 두산을 상대로는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3경기에 나서 승리 없이 1패만을 안았지만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고 피안타율은 0.261을 기록했다. 두산 타선에서는 레이번과 7차례 만나 5차례 안타를 쳐낸 '타격 3관왕' 김현수가 천적이다.
두산 선발 이혜천은 시속 150km에 가까운 강속구에도 초반 난조를 보이면 그대로 무너지곤 하는 기복이 항상 문제였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비교적 안정감 있는 투구로 착실히 제 몫을 하고 있다.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 2차례 선발 등판해 각각 5이닝 2실점과 4⅔이닝 2실점으로 막았고 중간계투로도 2차례 나와 2⅓이닝 무실점으로 던졌다. 23일 선발 등판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해 체력적인 부담도 없다.
다만 항상 문제가 되던 제구력 불안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12이닝 동안 볼넷 7개와 몸에 맞는 공 2개로 주자를 내보냈을 정도로 여전해 SK의 정교한 타선을 상대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올해 SK를 상대로는 5경기에 나와(3경기 선발) 1승1패와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고 피안타율은 0.218로 묶었다. 홈런 1개를 포함해 6타수4안타를 빼앗아낸 SK의 '소년장사' 최정이 경계 대상이다.
양팀이 1승1패를 이룬 상황에서 한국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3차전은 레이번과 이혜천의 역할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