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제조기의 부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타격 3관왕' 김현수(20)가 한국시리즈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현수는 26일부터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에서 9차례 타석에 들어서 1안타에 그치면서 체면을 구겼다.
신고선수 출신인 김현수는 프로 3년차를 맞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타율(0.357)과 최다안타(168개), 출루율(0.454) 등 3개 부문에서 전체 1위에 올랐다.
복잡한 생각 없이 코스와 구질을 가리지 않고 공을 맞히는 능력이 워낙 뛰어난데다 126경기에서 사사구 85개를 얻어 팀 동료 고영민(88개)에 이어 8개 구단 타자 가운데 전체 2위를 차지했을 만큼 선구안이 좋다.
삼진도 쉽게 당하지 않아 558타석에서 40삼진에 그쳤고 슬럼프도 없어 126경기 가운데 2경기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적이 단 3차례에 불과했을 정도로 약점을 찾기 어려운 타자였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초반 부진 끝에 0.333의 타율로 시리즈를 마친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9타수 가운데 삼진을 당한 것만 6차례다. 평소에는 좀처럼 방망이가 나가지 않던 유인구에 대한 헛스윙이 잦아졌고 적극적인 타격도 줄어들어 스트라이크를 지나쳐 보내는 비율도 높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상대 전력을 꼼꼼히 살피는 데 능한 SK 전력분석팀은 김현수가 약한 코스를 찾았다며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반면 김경문 감독이 설명하는 김현수의 타격 부진 원인은 주위의 지나친 기대에 따른 의욕 과잉이다.
김 감독은 "김현수에게는 관심이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다"며 "주위의 기대가 높아지니 치려고 덤벼들게 되고 선구안이 좋은 선수지만 삼진이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승엽과 이대호, 김동주 등 정상급 타자들과 함께 나선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무심하게 타석에 들어서 많은 안타를 쳐냈던 김현수는 팀의 중심 타자로 나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유독 긴장감과 부담감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김현수는 그대로 놔두는 방법밖에 없다"며 남은 시리즈에서도 김현수를 그대로 중심 타선에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현수 스스로 힘으로 슬럼프를 딛고 일어서리라는 기대를 밝힌 셈. 1승1패로 샅바 싸움을 끝낸 두 팀이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하는 가운데 김현수가 부담을 극복하고 특유의 '무심 타법'을 되찾야만 두산 타선의 파괴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