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개국 프로야구 챔프전 아시아시리즈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타이완 퉁이 라이온스에 발목이 잡혀 우승 도전이 아쉽게 좌절된 SK 와이번스 선수단이 현재 공황 상태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고위 관계자는 16일 "감독, 선수, 구단 관계자 할 것 없이 현재 '멍'한 상태다. 대부분 허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주니치에 5-6으로 아쉽게 패해 정상정복 문턱에서 패퇴했던 SK는 올해 아시아 최강팀을 목표로 1년 이상 맹훈련을 거듭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물론 아시아시리즈 우승이 최종 목표라고 일찍부터 공언했고 한국시리즈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고서도 하루 8시간씩 구슬땀을 흘리며 이 대회를 준비했었다.
13일 일본 챔프 세이부 라이온스를 4-3으로 격파하고 중국 톈진 라이온스를 15-0으로 대파하는 등 순항했으나 퉁이에 4-10이라는 예상밖 대패를 당해 결승행이 좌절되자 1년간 참아왔던 SK 선수단의 긴장이 한꺼번에 풀렸다.
민경삼 SK 운영본부장은 "김성근 감독님의 말마따나 '이게 바로 야구'지만 모두가 안타까워한다. 구단 관계자 몇몇은 15일 패배 후 쓴 술로 아쉬운 속내를 달랬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세이부-퉁이의 결승전이 열리는 16일 모처럼 꿀맛 같은 자유시간을 즐겼다.
SK는 세 번째 도전인 내년에는 기필코 아시아의 최강이 되겠다는 각오로 아쉬움을 털어내고 내년 준비에 나섰다.
김성근 감독은 16일 오후 귀국편에 에이스 김광현 등 주축 선수들을 모두 들여 보내기로 했다. 대신 신인급과 1.5군-2군 선수들을 상대로 시코쿠섬 고지현에서 강도 높은 마무리 캠프를 열 예정이다.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발판이 마무리 훈련이었던 만큼 조직력을 키우고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고자 다시 고지현을 찾겠다는 생각이다.
한편 SK는 귀국하는 대로 우승 보너스 문제를 그룹과 재논의하기로 했다.
SK는 아시아시리즈 우승상금 5천만엔(7억2천여만원)과 한국야구위원회(KBO) 포스트시즌 배당금 등을 합쳐 보너스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상금 1천만엔(1억4천400만원)을 받는데 그쳤고 이마저도 경비로 제하면 남는 게 없어 보너스 규모를 새로 설정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