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1,200m 고지도 문제 없어!

입력 2009.02.10 (09:38)

수정 2009.02.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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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이란과 1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조 편성 때부터 조 1,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했던 팀 간 첫 대결이라 앞으로 최종예선 판도를 가늠할 중요한 한판 승부다.
한국-이란전 관전포인트를 살펴본다.

◇ 박지성 vs 바게리 '최고 캡틴은 누구'

허정무호의 주장은 한국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인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캡틴' 박지성은 세대교체로 한층 젊어진 한국 축구의 구심점이다.
A매치 74경기를 뛰면서 9골을 넣은 박지성은 현 허정무호 멤버 24명 중 유일하게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골을 넣은 선수다.
박지성은 올림픽대표가 주축이 돼 참가했던 2000년 6월 열린 LG컵 4개국 친선대회 마케도니아와 첫 경기(2-1 승)에서 결승골을 뽑았다. 박지성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이란 대표팀의 주장은 노장 카림 바게리(35.페르세폴리스)다.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과 함께 중원을 책임지는 이란 대표팀의 핵심 선수다.
대표팀 한 관계자는 "기량은 빼어나지만, 팀을 위해 헌신하는 플레이는 부족해 계륵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A매치 85경기에서 50골을 넣을 만큼 결정력도 갖춘 바게리에 대해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

◇한국 '이번에는' vs 이란 '이번에도'

이란 미드필더 자바드 네쿠남(오사수나)은 최근 "경험이 많은 박지성조차도 아자디에서는 아주 다른 분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그들은 열성적인 10만 관중의 압박 속에서 경기한 적이 없다. 그들에게 지옥이 될 것"이라며 태극전사들을 자극했다.
네쿠남의 말대로 '이란축구의 성지'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이다.
한국 축구와도 악연이 깊다. 한국 A대표팀에 한 번도 승리를 허락하지 않은 곳이다.
1977년 열린 아르헨티나 월드컵 예선(2-2 무승부)에서 이영무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의 두 골로 2-2로 비겼을 뿐 나머지 두 차례 격돌은 모두 0-2 패배로 끝났다.
각급 대표팀을 통틀어 한국이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을 꺾은 것은 이천수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긴 2004년 3월17일 아테네올림픽 최종예선 뿐이다.
허정무 감독은 이란 원정을 준비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고 누누히 필승 의지를 드러내 왔다. 징크스가 이어질지, 새 역사가 쓰일 지는 11일 밤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1월30일 칠레와 평가전에서 0-1로 진 이후 17경기에서 8승9무를 기록한 허정무호의 무패행진이 계속될지도 관심이다.

◇해발 1천200m대 고지 극복할까

선수들이 한 목소리로 최악이라 말할 정도로 중동 원정은 특히 힘들다. 기후나 음식 등 신경써야 할 것이 많다. 이번 원정에서 태극전사들은 고려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아자디 스타디움이 해발 1천273m의 고지대라는 점이다. 대표팀을 이끌고 지난 6일 오전 테헤란에 도착한 허 감독은 "사흘 정도면 적응할 수 있고, 경기일까지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첫 훈련에서 선수들의 심박 수 변화를 점검하고 나서 "모두 양호하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대부분 "고지대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겠다. 다를 게 없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총력을 기울일 경기 당일 전.후반 90분을 모두 평소와 같이 뛸 수 있을 지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피로도가 극에 달할 후반전 상황은 승부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유럽파인 박주영(AS모나코)과 박지성이 각각 9일 오전과 오후, 이영표(도르트문트)는 10일 오전 테헤란에 도착했다.
경기 직전 대표팀에 합류하는 일이 점점 늘고 있긴 해도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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