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한 ‘고인의 삶’

입력 2009.02.16 (21:57)

<앵커 멘트>

故 김수한 추기경은 평생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한 종교인으로 국민 가슴속에 남아있습니다.

우리 사회 큰 어른이었던 고인의 삶을 조성훈 기자가 되돌아 봤습니다.

<리포트>

가난한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장삿꾼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20대 청년은

이 땅의 더 많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삶을 한 평생 실천해나가고자 1951년 사제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녹취> 故 김수환 추기경 : "하느님이 부르신 하느님이 나를 이 길로 불으셨다면 이 것이 내 길이 아닌가, 그런 생각에서 결국 신부가 된거죠."

순박하고 가난한 주민들이 성당을 찾으면 남몰래 돈을 주면서 세상에 알리지 않기를 바랐고, 장애인과 노숙인 등 약자들 곁에는 늘 고인이 함께 했습니다.

교회가 모든 것을 바쳐서 사회에 봉사하는 '세상속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평생의 신념때문입니다.

지난 1969년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 자리에 올랐지만, 고인의 삶은 더욱 낮은 곳으로 향했습니다.

물질적으론 풍요해졌지만 골은 더 깊어진 빈부 격차의 시대, 사회적 나눔을 실천하고 또 역설했습니다.

<녹취> 故 김수환 추기경 : "인간이 지금보다 풍요해진 전날보다 과연 행보하냐. 정말 우리가 물질적인 풍요로움에 반비례해서 정신적으로 빈곤해지 않아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고인은 회고록에서 항상 가난한 사람들 속에 들어가 살고 싶은 열망이었지만 그러지 못해 답답했다고 고백했습니다.

특히 추기경이라는 직책 때문이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며 자신을 늘 낮췄습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가난한 이들의 빛 같은 존재였으면서도 오히려 늘 그들과 삶을 나누지 못했다고 아쉬워한 이 시대 진정한 어른이었습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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