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신인왕’ 노리는 이색 도전자들

입력 2009.03.03 (15:26)

수정 2009.03.03 (16:25)

KBS 뉴스 이미지
'새내기 대학생에 신용대출 영업사원, 공무원 준비생, 전직 격투기 선수..'
4일부터 이틀 동안 중구 장충동체육관에서 열릴 제35회 전국 신인왕전 결승에 이색 도전자들이 출전해 눈길을 끈다.
이번 신인왕전에는 모두 10개 체급에서 103명이 참가해 예선과 준결승을 거쳐 체급별로 2명씩 모두 20명의 결승전 진출자가 가려졌다.
이들은 경기 열리기 하루 전인 3일 중구청 7층 대강당에 모여 계체량을 갖고 한결같이 "어렵게 결승에 오른 만큼 꼭 챔피언에 오르겠다"고 승리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최연소 출전자이자 새내기 대학생인 이종길(19.구리체육관).
올해 한성대 멀티미디어학과에 입학한 이종길은 4일 슈퍼라이트급(63.5kg 이하) 결승전에서 박찬희(20.프라임복싱클럽)와 정상을 놓고 다툰다.
이종길은 이번 신인왕전을 통해 프로 데뷔전을 치르는 신예지만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힌다.
8강전에서 5전 전승의 기록을 보유한 또 다른 MVP 후보 원우민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고 나서 기세를 몰아 결승 무대까지 올랐다.
이종길은 "개인적인 목표는 신인왕전 MVP다. 하지만 져도 '쉽게 졌다' '못했다'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고령인 조남덕(29.경인체육관)도 슈퍼플라이급(52.2kg 이하) 결승에 나와 시선을 끈다.
경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조남덕은 26살 때부터 복싱을 시작한 늦깎이 복서다. 20대 중반 때는 방황도 했고 피자 배달은 물론 물류 창고와 공장에서 잔업을 하는 등 다양한 경력도 경험했다.
체력 단련 차원에서 글러브를 낀 조남덕은 복싱의 매력에 흠뻑 빠져 지난해 4월 프로테스트에 합격하고 나서 신인왕전에 출전, 결승까지 진출했다.
161cm로 비교적 작은 키지만 조남덕은 "안이한 일상을 보내다가 복싱을 하면서 확실한 목표를 잡게 됐다. 링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활동했던 선수들도 복싱으로 전향해 신인왕전 챔피언에 도전한다.
라이트급(61.2kg이하)결승에 나서는 정병호(28.울산국희체육관)는 무에타이 한국챔피언출신으로 태권도 실력도 빼어나다.
금융회사에서 신용대출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병호는 "일단은 한국 챔피언에 오른 뒤 세계 챔피언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또 슈퍼미들급(76.2kg 이하)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은창(27.신도체육관)은 입식타격 격투기 선수로 활동하다 복싱으로 전향,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2007년 이후 2년 만에 재개된 신인왕전에서 한국 프로복싱의 부활을 주도할 이색적인 챔피언이 배출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