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지철윤 “하늘의 아버지께 영광을”

입력 2009.03.05 (16:28)

수정 2009.03.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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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에 돌아가신 아버지께 이 영광을 바치고 싶습니다."
아마추어 복서 출신 지철윤(27.청주파워체육관)은 5일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35회 프로복싱 신인왕전 슈퍼웰터급(69.85kg 이하) 결승에서 양정훈(24.울산정인체육관)을 심판 전원 일치(3-0) 판정승으로 꺾고 정상에 오른 뒤 잠시 눈물을 글썽였다.
지철윤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위해 멋진 경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이렇게 챔피언에 올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복싱 충북 대표 출신인 지철윤은 4년 전 복싱을 그만뒀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활동한 당시 8전 7승1패의 전적을 거둘 정도로 재능을 보였지만 맞는 것이 싫었고 복싱의 열기도 식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작년 3월부터 아버지 때문에 다시 글러브를 꼈다. 폐암에 걸려 누워만 계셨던 아버지 지창호(59)씨를 위해서였다.
지철윤은 텔레비전 중계가 되는 프로복싱 신인왕전에 출전해 아버지 쾌유를 꼭 빌고 싶었다. 그러나 지씨는 작년 11월20일 투병 끝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지철윤은 "아버지는 정말 남자답고 운동도 잘하셨다. 위트도 넘치시는 최고의 아버지였다"면서 "올해 아버지 기일 때까지 열심히 준비해 한국 챔피언 벨트를 아버지께 바치겠다"고 말했다.
충북 서원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지철윤은 이어 "어머니도 우울증으로 힘들어하시는 데 제가 아버지 몫까지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신동일(27.팀제이티복싱짐)이 슈퍼페더급(58.97kg 이하) 결승에서 오택곤(21.대한체육관)을 판정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또 '미남 복서' 김보용(20.인천대풍체육관)은 슈퍼플라이급(52.16kg 이하)에서 최고령 출전자 조남덕(29.경인체육관)을 6라운드 KO로 물리쳤고 슈퍼미들급 결승에서는 엄영돈(23.인천대우체육관)이 종합격투기 출신 이은창(27.신도체육관)을 5라운드 TKO로 제압했다.
한편 이 대회 최우수선수(MVP)상은 전날 라이트급에서 우승한 최종윤(26.삼성체육관)이 수상했고 우수상은 전 세계복싱협회(WBA) 챔피언 김태식이 배출한 이현우(18.김태식복싱짐)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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