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부상 여파’ 김인식호 뒤숭숭

입력 2009.03.04 (17:32)

수정 2009.03.0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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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국 대표팀은 유일한 메이저리거로 기대를 모았던 추신수(클리블랜드)의 부상 여파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발단은 2일 추신수가 세이부 라이온스와 평가전을 앞두고 실시한 타격연습 도중 지난해 수술했던 팔꿈치 뒷부위의 통증을 호소한 데서 비롯됐다.
WBC에서 한국팀에 파견한 트레이너는 김인식 감독에게 평가전 출장 자제를 요청했다. 이어 WBC 조직위원회 아시아예선전 담당 주치의가 다음날 도쿄돔을 방문해 부상 상태를 살펴봤지만 결정을 유보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추신수의 소속 구단인 클리블랜드의 마크 샤피로 단장이 4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추신수를 미국으로 보내달라. 팀 주치의가 보고 판단하겠다"라고 공식 요청하면서 사안이 더 복잡해졌다.
MLB사무국은 사무국 법률부문 수석부사장, 선수노조 수석운영위원 그리고 의사 등 3명으로 구성된 `WBC 인코퍼레이트(WBCI) 부상검토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선수노조 관계자를 제외한 위원들의 의견을 듣지 못해 이날 밤이나 내일 오전 최종 결정이 날 전망이다.
추신수 본인도 수비는 무리가 있지만 타격은 문제없다는 입장이어서 `타격에 한해 출장'으로 결론날 것으로 코치진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인해 팀 분위기가 이완된 느낌이 있는 만큼 어떤 결론이라도 빨리 내려져야 한다는 게 대표팀의 생각이다.
코치진이 상대를 분석하고 필승 전략을 짜는데 정신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매달리고 있어 벌써 전력차질 우려도 나온다.
김인식 감독도 "국가대표이긴 하지만 클리블랜드 소속 선수이기 때문에 구단 뜻을 따르는게 맞는 것 같다"라면서도 "우리가 결정하고 그런 상황이 아니어서 신경질이 난다. 이 문제가 끝까지 속을 썩인다"라며 답답함을 감추지 않는다.
당사자인 추신수도 언론 인터뷰를 피하면서 주위에는 "답답하다"며 하소연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나 클리블랜드 구단에 대한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구단 소속이긴 하지만 최소한 대회 기간에는 선수들의 자율권을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강한 정신력'만을 내세우며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는 한국적 사고방식을 각 구단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메이저리그에 강요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추신수 사태'가 어느 시점에 어떻게 해결되느냐가 세계 4강 신화 재현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한국대표팀이 넘어야 할 첫 관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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