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김별명’ 아닌 ‘김해결사’ 변신

입력 2009.03.10 (14:38)

수정 2009.03.1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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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주포 김태균(27)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확실히 떴다.
김동주(33.두산), 이승엽(33.요미우리)의 뒤를 이어 이번 대표팀에서 4번 계보를 이은 김태균은 예선전 4경기에서 팀 내 최고인 타율 0.417을 때리고 장타율 0.750을 올리며 6타점을 거뒀다.
특히 7일 하라 다쓰노리 일본 감독이 '세계의 에이스'라고 칭송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로부터 도쿄돔 좌측 펜스 상단 광고판을 때리는 140m짜리 투런포를 때린 데 이어 9일에는 이와쿠마 히사시로부터 좌선상을 타고 흐르는 천금 같은 결승타를 터뜨리는 등 최대 라이벌 일본과 경기에서 폭발했다.
홈런은 1개뿐이나 해결 능력이 뛰어나 3년 전 초대 대회에서 홈런 5개, 10타점을 올리고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던 이승엽과도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김태균은 장타자이면서도 은근히 웃음을 주는 캐릭터로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애칭이 '김별명'이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성 뒤에 무엇이든 붙이면 다 된다고 해 김태균의 별명의 김별명이 됐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여주는 행동과 재치있는 한 마디에 야구팬들은 자지러졌다.
앞 타자가 타점 기회를 다 빼앗아가 '난 거지'라고 한 마디 했다가 '김거지'가 되고 동료와 염색하러 미장원에 갔다가 생각을 바꿔 머리털만 자르면 '김배신'이라는 애칭이 붙곤 했다.
하지만 이번 WBC에서는 특유의 묵묵한 성격을 살려 찬스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한 방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더군다나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에 거취에 대한 예상이 주변에서 벌써 터져 나오고 있다. WBC라는 대회가 야구 최강국 결정전이면서 프로리그가 활성화한 미국과 일본의 보이지 않는 스카우트 경연장이기 때문이다.
스카우트들의 구체적인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나 메이저리거에 버금갈 일본 투수들을 상대로 순도 높은 결정타를 뽑아낸 김태균을 그냥 흘려 보지는 않을 태세다.
교도통신은 9일 "정신력에서 이겼다. 이와쿠마가 몸쪽으로 던질 줄 알고 이에 대비해 적시타를 때렸다"는 김태균의 수훈 선수 소감을 비중 있게 전했다.
예선에서 우려를 말끔히 씻고 대표팀 중심 타자의 기개를 보여준 김태균이 8강 본선에서도 장쾌한 손맛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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