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멕시코 감독들의 ‘이상한 고집’

입력 2009.03.17 (16:54)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 중인 쿠바 감독은 이틀 연속 다음 경기 선발 투수를 밝히지 않았고 멕시코 감독은 연이틀 공식 기자회견에 나오지도 않았다.
둘 다 이상한 고집으로 대회 규정을 어겼지만 조직위원회로부터 특별한 제제는 받지 않았다.
이기니오 벨레스 쿠바 감독은 17일(한국시간) WBC 1조 2라운드 패자전에서 멕시코를 꺾고 패자부활전에 오른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발 투수를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요구에 "경기 1시간 전이면 충분하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날 밤 9시(현지시간) 다음 경기의 선발 투수를 발표하도록 했으나 벨레스 감독은 아마추어 대회 규정인 '1시간 전 발표'를 지켜가겠다고 말한 셈이다.
벨레스 감독이 선발 예고를 않은 이유도 해괴하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훈련하고 어떤 투수가 나올지 말을 안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 전날 상대 투수를 보고 우리 팀 라인업을 먼저 정한 뒤 다음날 갑자기 라인업을 바꾸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말이다. 국제대회에서 모든 팀은 정해진 시간, 공개된 장소에서 공식 훈련을 하게 돼 있고 라인업을 바꾸는 것은 승리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기에 이를 문제 삼을 팬은 없기 때문이다.
3년 전 초대 대회에서 선수로 뛰었고 이번에는 멕시코 지휘봉을 잡은 메이저리거 스타 플레이어 출신 비니 카스티야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을 아예 무시했다.
16일 한국에 패한 뒤에는 패전투수 올리버 페레스, 17일 쿠바에 진 뒤에는 홈런을 때린 크리스티안 프레시치만 대표로 내보냈다.
종목을 막론하고 대부분 국제 대회에서 승장과 패장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야 한다. 이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다.
카스티야 감독은 이를 알면서도 모른 척해 승부도 지고 매너도 졌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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