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부정 “태환인 슈퍼맨 아닌데…”

입력 2009.07.23 (20:15)

수정 2009.07.2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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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나이에 세계를 제패하고 그 자리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버지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박태환(단국대)의 아버지 박인호 씨의 이야기다.
박인호 씨는 2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경기에 출전하는 아들 박태환을 응원하기 위해 지난 19일 경영대표팀과 함께 로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3일 오후 로마 아니에느 스포츠클럽 수영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 때도 박인호 씨는 아내 유성미 씨와 나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
찜통더위 속에서도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훈련 내내 자리를 뜨지 않았다.
박 씨는 세계대회를 앞둔 박태환의 마음가짐을 묻자 "그동안은 앞만 보고 쫓아가면 됐지만 이제 도망가야 하지 않느냐"며 아들을 짓누르는 심적 부담을 대신 전했다.
박태환은 2007 멜버른 세계대회와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딴 세계 최강이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아나콘다가 나타난 꿈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 정신적 부담을 호소해왔다. 멜버른 세계대회와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함께 있었던 엄태현 치료사가 23일 오전 로마 땅을 밟은 것도 그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해서다.
박인호씨는 "태환이는 마음의 여유 속에서 100%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주위에서 느끼는 부담이 최고의 적이 됐다. 올림픽 챔피언이 세계대회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내서야 되겠느냐고들 한다. 하지만 태환이는 슈퍼맨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또 "태환이는 올림픽에서 이룰 수 있은 것은 다 이뤘다. 한국 수영의 여건에서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면서 "올림픽 이후 운동에만 올인하게 하지는 않겠다고 약속했다. 운동도 하면서 공부도 하자고 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이어 "태환이가 평상심을 찾아줬으면 좋겠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전처럼 편하게 여유를 갖고 즐기면서 헤엄쳤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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