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서 세계 육상제전 ‘15일 스타트’

입력 2009.08.11 (08:58)

KBS 뉴스 이미지
월드컵 축구대회, 하계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손꼽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1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24일까지 열흘간 열리는 이번 대회는 12회째를 맞아 202개국에서 남녀 2천101명의 건각이 출전,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2년마다 개최되는 대회 특성상 작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달라진 세계 육상의 판도와 현재 경향 등을 살펴볼 수 있어 의미가 각별하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단거리 최강 타이틀을 자메이카에 내준 미국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그 중심에 선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와 타이슨 게이(27.미국)의 라이벌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팬들의 시선은 이미 베를린을 향해 있다.
고 손기정 옹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장소로 유명한 올림피아슈타디온은 개장 73년 만에 큰 행사를 치른다.
7만4천228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독일프로축구 헤르타 BSC 베를린의 홈구장으로 잘 알려졌고 1974년과 2006년 월드컵 경기를 유치했다.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합쳐 3대 이벤트가 모두 열린 경기장이라는 흔치 않은 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 미국, 자존심 되찾을까

육상 강국 미국이 작년 올림픽에서 당한 '단거리' 수모를 씻어낼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미국은 베이징올림픽 육상에서 금메달 7개, 은 9개, 동 7개 등 총 23개의 메달을 따 전체 1위에 올랐지만 자메이카에 남녀 100m와 200m, 남자 400m 계주 등 아성으로 여겨온 단거리 5종목의 정상을 모두 빼앗기고 고개를 떨궜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볼트가 100m(9초69)와 200m(19초30), 400m 계주(37초10)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세우고 우승, 혜성같이 등장한 반면 2년 전 오사카 세계대회에서 똑같이 3관왕에 올랐던 게이가 100m에서는 예선에서 탈락하고 400m 계주에서는 바통을 놓치는 등 최악의 결과를 남겼던 탓이다.
올해 100m에서 시즌 최고인 9초77을 찍은 게이는 허벅지 근육통 수술마저 미루고 볼트와 일전을 준비 중이나 특별히 아픈 곳이 없고 100%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린 볼트가 순순히 정상을 내줄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2007 오사카 대회에서는 금메달 14개를 따내는 등 11회 대회까지 금메달 114개, 은 61, 동 59개 등 총 234개의 메달을 따 메달 레이스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렸다.
이번에도 상징성이 큰 단거리에서 명성을 되찾는다면 명실상부한 최강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케네니사 베켈레, 티루네시 디바바 등 남녀 5,000m와 10,000m 올림픽 챔피언을 거느린 에티오피아는 중장거리에서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이어갈 기세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지존 옐레나 이신바예바와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의 달인 타티아나 레베데바, 여자 20㎞ 경보의 올가 카니스키나를 앞세운 러시아도 주특기를 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차기 개최국 체면 살릴까

2년 후 대구에서 대회를 유치할 한국은 차기 개최국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이번 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대부분 메달 후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와 상위 입상과 거리가 먼 한국으로서는 큰 부담은 없지만 세계와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당면 목표를 이루려면 많은 선수가 결선에 올라야 한다.
한국 육상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낸 역대 최고 성적은 마라톤에서는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회에서 김재룡이 낸 4위였고, 트랙과 필드에선 높이뛰기 이진택이 6위에 오른 게 최고다.
2011년 드림팀을 출범하고 선수단의 해외 전지훈련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온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이번 대회 결과를 자세히 검토, 외국인 코치의 효율성과 선수의 기량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새 판을 짜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다.
남자 15명, 여자 5명 등 종목별 기준기록을 통과한 20명의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피아 슈타디온 곳곳을 누빈다.
그 중 2007 오사카 세계대회에서 8년 만에 결선에 진출한 세단뛰기의 김덕현(광주광역시청)을 필두로 남자 110m 허들의 이정준(안양시청), 남자 20㎞ 경보의 김현섭과 박칠성(이상 삼성전자), 남자 창던지기 박재명(태백시청), 여자 멀리뛰기 정순옥(안동시청) 등에게 희망을 건다.
번외 경기지만 2년 전 상위 세 선수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남자 마라톤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마라톤팀이 이번에도 성과를 내주기를 연맹은 기대한다.

◇대구조직위, 본격적인 홍보활동

대구조직위원회도 베를린 현지에 부스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홍보 활동을 시작한다.
조직위원회는 올림피아 슈타디온 광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대회 기간 내내 대구를 알리는 영상물을 방영하고 기념품인 부채 등을 배포할 예정이다. 또 부채 뒷면에 붓글씨를 쓰는 체험 행사도 기획했다.
21일에는 브란덴부르크 광장에서 대구&코리아데이를 열고 국악 및 난타 공연, 태권도 시범단의 퍼포먼스 등을 통해 세계인의 시선을 '확' 사로잡을 예정이다.
조직위원회는 폐막식이 열리는 24일 새벽 대회기를 인수하고 25일 귀국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