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병두, ‘기량발전상’ 0순위 후보

입력 2009.09.22 (22:28)

KBS 뉴스 이미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는 공식상에 '기량발전상'이 있다면 단연 전병두(25.SK)가 0순위 후보가 아닐까.
투수 전병두는 2009년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갈릴 것 같다.
2003년 두산에서 데뷔한 뒤 KIA(2005년)를 거쳐 지난해 SK에 새 둥지를 튼 전병두는 불과 1년 만에 이전 팀에서 찾지 못했던 자신에게 맞는 옷을 제대로 찾았다.
고효준, 이승호와 함께 SK 철벽 왼손 불펜의 끝자리를 차지한 전병두는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6-1로 앞선 7회초 1사 후 등판, 10타자를 맞아 삼진 2개를 솎아내고 안타 1개만 내주는 빼어난 투구로 승리를 지켰다.
이날까지 거둔 성적은 8승4패8세이브. 132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 시즌 후 규정이닝(133이닝)을 채우면 평균자책점 3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작년까지 6년간 통산 13승20패, 평균자책점 4.40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수치다.
팀 내 왼손 투수 중에서도 가장 구위가 좋아 마무리를 맡은 전병두는 이날 비교적 큰 점수차였지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타자를 가지고 놀듯 편안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정작 경기 후 "공은 별로 좋지 않았고 삼성 타자들이 너무 적극적으로 스윙한 덕분에 아웃카운트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지만 삼성 타자들이 제대로 손을 대지 못할 정도로 경기 운영능력이 좋았다.
왼손으로는 빠른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던져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태극마크를 달았던 전병두는 '국보급 투수' 선동열 삼성 감독으로부터 "너무 탐이 나는 투수"라는 극찬을 받았었다.
좋은 공을 지녔음에도 내성적인 성격 탓에 두산과 KIA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했던 전병두는 투수 지도 전문가인 김성근 감독을 만나 새롭게 투구에 눈을 떴고 투구폼을 바꾸면서 제구력을 발전시켰다.
전병두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와인드업을 하지 않고 셋포지션에서 던진다. 머리 위로 올려 공을 내리찍었던 동작에서 머리 뒤에서 곧바로 볼을 뿌리도록 백스윙을 줄였고 볼 높이가 몰라보게 낮아졌다.
여기에 날카로운 체인지업을 장착, 직구, 슬라이더 등 세 구종으로 한 타순은 가볍게 돌려세운다.
이날까지 삼진 134개를 잡아 1이닝당 탈삼진 비율이 1개를 넘는다.
알을 깨고 한 단계 성장한 전병두가 가을 잔치에서도 큰일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