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황두성 “유종의 미 거둬 기뻐”

입력 2009.09.22 (22:31)

KBS 뉴스 이미지
프로야구 히어로즈의 김시진 감독은 2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두고 "내년에는 야구 안 할 것이냐"며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쏟아냈다.
시즌이 종착역으로 치닫는 가운데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이 점차 사라지면서 선수들도 집중력을 잃고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자 분발을 촉구한 것이다.
김 감독은 특히 "투수코치 출신으로서 창피한 한 해"라며 "내년엔 투수진을 백지에서 새로 짤 것이다. 내년에도 그대로 선발진에 들어간다고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투수들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황두성(33) 역시 이러한 김 감독의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 마무리투수로 특명을 받았으나 예상밖의 난조를 보여 중간계투와 선발로 돌아섰다.
그나마도 자리를 잡지 못해 2군에 내려가는 수모를 겪었고, 8월 중순부터 선발 5연승을 거두며 재기하는 듯했지만 4강 진출의 기로였던 9월 2경기 연속으로 5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벤치의 기대를 저버렸다.
황두성 본인도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했는데, 지난주 팀이 6연패한 아픔이 시즌 후에도 한참 남을 것 같다. 특히 중요했던 지난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고참 투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날 황두성은 긴 무명시절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중도 탈락 등 수많은 아픔을 딛고 일어선 '오뚝이'답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호투를 펼쳤다.
6⅓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아내며 최근 6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리던 롯데 타선을 3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황두성이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자 동료들도 안타 10개로 5점을 올려 오랜만에 히어로즈다운 타격을 선보였다.
황두성은 "경기 전부터 컨디션이 좋아 잘 던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 선발 등판이 될 것 같은데 유종의 미를 거둬 기쁘다"면서 "팬들이나 선수나 다들 아쉽겠지만 끝까지 응원해달라"고 전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