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축구, 파란만장했던 ‘8강 진출기’

입력 2009.10.06 (07:22)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한 것은 1991년 포르투갈 대회 이후 18년 만에 이룬 쾌거다.
1985년 러시아 대회부터 3회 연속 지역 예선에서 떨어지며 깊은 침체에 빠졌던 한국 축구는 1991년 포르투갈에서 열린 8회 대회 때 남북한이 뭉쳐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적이 있다.
남북 선수 9명씩 동수로 단일팀을 이뤄 '코리아'라는 팀 이름을 갖고 포르투갈로 떠난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북한 조인철의 결승골로 아르헨티나라는 거함을 격침하며 8강 진출을 일궈냈다.
코리아는 남미의 또 다른 우승 후보 브라질과 8강전에서 1-5로 패해 아쉽게 4강 진출은 무산됐다.
젊은 태극전사들이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적은 한 차례 더 있었다.
바로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4회 대회다.
조별리그에서 스코틀랜드에 0-2로 패한 한국은 멕시코와 호주를 2-1로 연파하며 8강에 진출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우루과이와 8강에서도 연장 신연호의 골로 짜릿한 2-1 승리를 거뒀다.
한국 축구사에 한 획을 긋는 '4강 신화'를 일궈낸 순간으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나흘 뒤 한국은 브라질과 4강전에서 김종부의 선제골에도 이내 2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은 뒤 폴란드와 3.4위전에서도 1-2로 져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그러나 '멕시코 4강','포르투갈 8강'을 제외하고는 한국은 U-20 대회에서 이렇다 할 빛을 내지 못했다.
1977년 튀니지에서 열린 초대 대회를 앞두고 아시아지역 예선도 통과하지 못한 한국은 1979년 일본 대회와 1981년 호주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985년 러시아 대회와 1987년 칠레 대회, 1989년 사우디아라비아 대회까지 3회 연속 지역 예선에서 떨어지는 부진도 보였다.
1991년 포르투갈에서 8강 진출 소식을 전하며 잠시 기지개를 켜는 듯했지만 이어진 1993-2001년 5차례 대회에서는 다시 침체에 빠졌다. 지역 예선에서 주저앉거나 본선행에 성공했더라도 조별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던 것.
한국은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박성화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정조국, 최성국, 김동현 등을 내세워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숙적 일본과 16강전에서 최성국이 선제골을 넣고도 동점골에 연장 골든골까지 내줘 눈물을 떨어뜨렸다.
박주영 신드롬을 일으키며 출전한 2005년 네덜란드 대회에서도 스위스에 1-2로 패한 뒤 나이지리아를 극적으로 꺾었지만 세계 최강 브라질에 0-2로 발목을 잡혀 짐을 싸야했다.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2007년 캐나다 대회에서도 한국은 미국, 폴란드와는 각각 1-1로 비기고 브라질과는 접전 끝에 2-3으로 패해 2무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2005년부터 2회 연속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던 한국은 홍명보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나서 8년 만인 올해 이집트에서 마침내 8강 진출을 이끌었고 이제는 26년 만의 4강 영광에도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