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 2골 폭발 ‘작은 거인의 원맨쇼’

입력 2009.10.06 (07:34)

수정 2009.10.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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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 같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고 승리에 쐐기를 박는 헤딩골까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 축구대표팀에서 전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작은 거인' 김민우(19.연세대)가 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파라과이와 16강에서 원맨쇼를 펼치며 3-0 승리에 주역이 됐다.
김민우는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15분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뽑아낸 뒤 10분 뒤에는 그림 같은 헤딩골로 파라과이의 추격 의지를 꺾은 것.
지난달 30일 독일과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극적인 동점골로 값진 1-1 무승부를 이끌어냈던 김민우는 이날 두 골을 보태 모두 3골을 기록, 1983년 멕시코 청소년 대회 4강 신화 주역인 신연호 SBS 스포츠 해설위원과 단일 대회의 한국 선수 최다골 기록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민우는 홍명보 감독이 구사하는 전략의 중심이어서 `홍명보호의 황태자'로까지 불린다.
대표팀 선수 중 키가 가장 작은 172㎝인 김민우는 이번 대회 직전까지 왼쪽 풀백을 맡아왔으나 측면 미드필더는 물론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플레이어다.
지난달 27일 카메룬과 개막전 때는 장신의 아프리카 선수들을 막아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결장했던 김민우는 독일과 2차전에서 왼쪽 날개로 맹활약했고 미국과 3차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박희성(19.고려대)의 뒤를 받치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공간을 창출하며 3-0 대승에 디딤돌이 됐다.
키는 작지만 빠른 스피드와 감각적인 왼발 슈팅력을 가진 김민우의 활약은 8강 길목에서 만난 파라과이와 경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김민우는 1-0으로 앞선 후반 15분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공을 잡은 뒤 크로스를 하는 듯하다 그대로 강하게 찼다. 골키퍼는 순간 당황했고 펀칭을 했지만 공이 속도가 빨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민우의 빼어난 골 감각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기세가 오른 김민우는 이번에는 머리를 이용해 해결했다.
후반 25분 박희성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고 나서 크로스를 올려주자 왼쪽 골지역에 도사리다 껑충 점프하고 나서 공의 방향을 틀어 골망을 흔든 것. 대표팀 최단신 선수가 만들어낸 값진 쐐기골이었다.
앞서 김민우는 전반 10분 강한 슈팅을 날렸고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하자 김보경(20.홍익대)이 마무리하면서 선제골이 나와 사실상 세 골에 모두 관여한 셈이다.
홍명보 감독은 "민우는 키가 작지만 축구 지능이 굉장히 뛰어난 선수다. 전술의 모든 걸 이해하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우는 "전반에 찬스를 못 살려 후반 골이 나올 때 공을 잡자마자 찼는데 골이 됐다.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라면서 "부상으로 뛰지 못한 오재석 선수가 풀이 죽어 있는 것 같아 힘을 불어 넣어주는 의미로 골 세리머니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프리카의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중 한 팀과 8강을 하게 됐다. 카메룬과 조별리그 때 못했던 걸 대신 만회하겠다. 목표는 결승에 오르는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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