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퇴장 악재’ SK, 반전의 기회?

입력 2009.10.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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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67) 감독의 퇴장이 벼랑에 몰린 SK 와이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성근 SK 감독은 22일 KIA와 5차전에서 6회말 KIA 공격 때 2루를 파고들던 김상현의 수비 방해를 강하게 항의했고 선수를 벤치로 철수시켰다가 퇴장당했다. 역대 포스트시즌 퇴장 감독 1호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김 감독은 지난 16일 1차전부터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냈고 이날 쌓였던 분노를 폭발했다. 밤늦게 술 한잔으로 쓰린 속을 달랬고 다시 평상심을 되찾았다.
사령탑이 없는 초유의 상황에서 큰 경기를 치른 SK 선수들은 KIA 선발투수 아킬리노 로페즈의 역투에 막혀 무기력하게 0-3 완봉패했다.
팀의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SK 선수들은 특유의 끈끈함을 잃고 흔들렸다.
관건은 23일 6차전 이후 독을 품은 선수들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다.
정규 시즌에도 간판선수의 퇴장, 위협구를 둘러싼 집단 몸싸움, 심판의 오심 등 각종 악재가 터진다. 하물며 '가을 잔치'라는 포스트시즌에서 나온 감독의 퇴장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악재를 호재로 바꾸는 게 그 팀의 힘이다. 오랫동안 다져왔던 단결력과 응집력이 발휘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SK는 시즌 중 아킬레스건을 다친 주전포수 박경완, 왼쪽 손등을 얻어 맞은 에이스 김광현, 어깨가 아픈 왼손 투수 전병두 등 온갖 악재를 이겨내고 여기까지 올라온 저력의 팀이다.
SK 선수들은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7년부터 혹독한 지옥훈련을 거치며 동료애가 아닌 '전우애'로 똘똘 뭉쳤다고 입을 모은다. 신인, 베테랑은 물론 외국인 선수도 예외 없이 SK만의 특유의 전우애를 느끼고 있다.
김 감독의 퇴장은 조직력에서 다른 구단을 능가하는 SK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할 도화선이 될 공산이 크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것이라는 큰 그림을 그렸다.
1~2차전에서는 1승1패를 하고 3~4차전에서는 2승을 거둬 3승1패로 주도권을 잡은 뒤 KIA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4승3패로 우승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광주 방문경기에서 2연패 후 2연승, 잠실 중립경기에서 1패를 당해 2승3패로 전혀 다른 양상으로 게임이 흐르고 있다.
위기에서 예상하지 못한 악재를 만난 SK가 더욱 똘똘 뭉쳐 전세를 뒤집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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