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아들 같은 조범현 대견해”

입력 2009.10.23 (16:48)

수정 2009.10.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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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전화가 왔어. 마누라가 어제 괜찮으냐고 묻더니 '(조)범현이도 아들이니 미워하지 말라'고 해. 딸들도 다들 범현 오빠라고 부르거든..."
김성근 SK 감독은 23일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대뜸 아침에 집에서 온 전화 얘기부터 했다.
전날 KIA와 경기에서 선수단을 벤치로 불러들인 탓에 퇴장당했던 김 감독은 하루만에 모든 걸 털어낸 듯 편안하게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충암고 시절부터 33년간 인연을 맺어온 제자 조범현 KIA 감독 얘기였다.
어제를 떠올리며 "그렇게도 이기고 이렇게도 지는 게 야구 아니냐"며 너털웃음을 지은 김 감독은 조 감독 얘기가 나오자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작은 야구를 할 수 없던 KIA를 탈바꿈시켜 놓은 게 조 감독이다.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던 김 감독은 "승부를 떠나 수십번 조 감독과 통화를 하면서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SK 사령탑으로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렀던 2003년과 비교해 훨씬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평가한 김 감독은 "조 감독도 그렇고 제자인 김경문 두산 감독과도 내가 자주 설전을 벌이지만 그 와중에 야구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그런 점에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선수단을 모아놓고 "앞으로 '이틀간' 재미있게 야구를 즐겼으면 좋겠다. 서로 흥분될만한 장면은 피하고 깨끗하게 야구하자"고 독려하며 최종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가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5위로 추락할 뻔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주전이 없는 가운데서 정말 잘했다. 시즌 막판 19연승을 거뒀고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후 3연승, 한국시리즈에서도 2연패 후 2연승 해 균형을 맞추는 등 저력을 보여줬다"며 시즌을 정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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